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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 시큐아이, 빅3급 실적에도 '보안 거리 먼' 임원들 우려④삼성 비보안 출신 임원 과도, 정삼용 CEO도 'SI 전문가'

이상원 기자공개 2024-07-26 11:11:19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4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큐아이가 2021년부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단순 외형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함께 키워나가면서 국내 정보보안 '빅3' 자리를 공고히하고 있다. 올해 취임 3년 차를 맞은 정삼용 대표 하에서 이룬 쾌거다. 자신감이 붙은 정 대표는 올 초 시큐아이를 1등 보안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우수한 실적과는 달리 업계에서는 목표 달성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모기업 출신들이 임원직을 사실상 독식하는 과정에서 주요 임원들의 전문성이 보안과는 멀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CEO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대부분의 보안기업 CEO가 보안 전문가로 구성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보안 비전문가가 CEO를 맡고 있다.

◇신제품 출시로 사업 다각화, 매출 5000억 기업으로 성장 전략

시큐아이는 작년 매출액 1431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쉴더스, 안랩 등에 이어 정보보안 분야에서 3위에 해당한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IT 제품 사용이 증가하자 이듬해부터 실적 기록을 매년 갈아치우고 있다.

업황 개선 뿐만 아니라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시큐아이는 2019년 8년 만에 차세대 방화벽 신제품 '블루맥스 NGF'를 출시하며 재도약에 나섰다. 2021년 대규모 디도스 공격 대응 솔루션 '시큐아이 MFD 2.0'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블루맥스 ADS' 등을 시장에 내놓으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이를 주도하는 이는 정삼용 대표다. 2022년 3월 시큐아이로 부임해 올해로 3년 차를 맞았다. 1992년 삼성SDS에 입사한 그는 약 30년간 시스템통합(SI) 사업을 담당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베트남법인장을 역임한 후 IT혁신사업부 부품/제조사업팀장(상무)을 끝으로 시큐아이에 합류했다. 취임 후 글로벌 사업 확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배경이다.

2년간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정 대표는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강점을 보이는 방화벽 외에 침입방지시스템(IPS), 디도스 방어 등에서도 국내 1위를 달성하고 2030년까지 제품 매출로만 2000억원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다. 아시아·북미·유럽 등 세계 3대 권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매출 5000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오경수 초대 대표가 기반 마련, 갈수록 떨어지는 대표의 '전문성'

시큐아이는 삼성 계열사답게 대부분의 임원 자리는 삼성 출신들로 채워지고 있다. 현재 대표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임원 역시 모기업인 삼성SDS 출신들이 맡고 있다. 과거 에스원 자회사 시절에도 삼성SDS는 주요 주주였던 데다 삼성그룹 내 IT 관련 사업을 주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시큐아이의 경영을 주도했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보안전문가들이 부임하면서 회사의 기반을 닦아나갔다. 오경수 초대 대표는 삼성그룹 최고정보책임자(CIO) 출신으로 그룹의 핵심 정보전략 수립에 참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5년간 시큐아이를 이끌며 안정화 작업에 집중했다. 2005년 이 자리를 이어받은 김종선 대표 역시 삼성SDI CIO를 거친 보안 전문가다.

2008년 삼성그룹 IT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이듬해 안창수 제일기획 부사장을 새로운 대표로 맞이했다. 제일모직으로 입사해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경영지원팀장과 제일기획 경영지원실장 등의 커리어를 쌓은 그다. IT 기술뿐만 아니라 재무 관련 전문가로 알려진 만큼 합류 후 시큐아이의 재무건전성 개선에 집중했다.

3년 후에는 배호경 에스원 영업본부장이 새롭게 선임됐다. 삼성화재에서 기업과 해외영업을 거쳐 에스원에서 보안솔루션 사업 등을 주도했다. 하지만 2015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영업팀장 출신의 석경협 대표가 부임한 후 2017년에는 최환진 삼성SDS 경영혁신센터장이 새롭게 맡으며 전문성은 점차 배제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황기영 삼성SDS 통합보안센터장이 부임하면서 김종선 대표 이후 처음으로 보안 전문가가 부임했다. 마침 코로나 팬데믹 시절 IT 제품 사용 증가로 정보보안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에 솔루션 고도화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년 만에 대표가 교체되면서 지금의 정 대표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최근 긍정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보안업 특성상 경영인도 전문성을 보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 캡티브 물량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은 확보했다. 하지만 솔루션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보안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경영인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보보안 기업 경영인은 대부분 해당 분야에 전문성과 경험을 보유한 인물들로 많이 채워져 있다"며 "시큐아이는 삼성 계열사라는 점에서 모기업의 관리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보안 전문가들을 통해 회사의 기반을 다졌지만 갈수록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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