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캡티브 의존도 낮춘 시큐아이, '질적 성장' 이뤘다②한때 70% 육박, 최근 30%대 유지하며 최대실적 이어가…재무건전성도 '탄탄'

이상원 기자공개 2024-07-22 11:06:5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8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캡티브는 그룹내 계열사와 발생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그룹 내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고객 확보에 유리하고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캡티브에 과도한 의존도를 보이는 곳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이 경우 계열사 실적에 따라 수익성 변동폭이 크다는 점에서 캡티브는 '양날의 검'으로 불린다.

시큐아이 역시 설립 초반 캡티브를 통해 빠른 성장을 거듭해 왔다. 대부분의 보안 기업들이 일정한 외형을 갖추는데 10년 이상 걸리는 데 반해 창립 2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가뿐히 넘겼다. 그럼에도 시큐아이는 외부 고객을 늘리며 캡티브 비중을 줄여갔다. 절반 아래로 감소했지만 최대 실적을 경신해 나가면서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창립 13년 만에 매출 1000억 돌파, 삼성SDS '모기업이자 최대 고객'

시큐아이는 회사 설립 이듬해인 2001년 에스원을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해 나갔다. 그해 매출 100억원 돌파와 함께 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후 한동안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2004년에는 매출 400억원을 넘어섰다. 빠른 외형 성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갔다.

대기업 집단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시스템 통합(SI) 또는 보안 기업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룹의 시스템과 서버를 다룬다는 점에서 기밀 유출 등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이로써 남들은 10년이 넘어 겨우 이룩한 성과들을 시큐아이는 단숨에 갖춰나갔다. 캡티브 중에서도 삼성SDS의 역할이 가장 컸다.

삼성SDS는 지금까지도 모기업이자 최대 고객사로 남아있다. 한 때는 시큐아이의 전체 매출에서 삼성SDS 혼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기도 했다. 이는 삼성이 2015년 시큐아이를 에스원에서 삼성SDS 자회사로 편입시킨 결정적인 이유다. 거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삼성SDS 외에도 에스원, 삼성전자, 삼성생명보험, 삼성물산, 삼성카드 등 주요 계열사들과도 활발한 거래를 이어왔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IT와 금융 계열사들은 시큐아이를 꾸준히 찾았다. 창업 초반에는 캡티브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많을 때는 70%에 육박할 정도였다.

2000년대 사업 안정화를 거친 시큐아이는 2010년대 중반까지 빠르게 외형을 키워나갔다. 2013년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영업이익도 100억원대를 훌쩍 넘겼다. 이와 함께 캡티브 비중도 50% 아래 줄여나갔다. 이시기 외부 고객을 늘려갔다는 의미다. 삼성SDS 자회사로 편입 후 다시 소폭 늘었지만 30%대 초반을 유지했다.

2018년 삼성SDS가 클라우드 등 디지털전환 사업을 본격화하자 시큐아이의 캡티브 비중도 40%대를 회복했다. 그해 삼성SDS가 IT 업계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영향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보안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수혜를 입었다. 이후 시큐아이는 캡티브 비중을 30%대로 유지하면서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시큐아이의 캡티브 매출도 증가해 왔다. 삼성SDS가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자 시큐아이가 관련 보안 방화벽을 선보이고 다른 계열사에도 보안 솔루션 공급을 늘리는 방식"이라며 "과거 보안 업계 불황을 삼성을 통해 극복했다면 이제는 이를 넘어서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두둑해진 곳간, 장기화된 차입구조 '눈길'

시큐아이가 연신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리자 재무건전성도 개선되고 있다. 당장 현금 창출력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EBITDA는 22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S 자회사로 편입될 당시 100억원 남짓한 수준이었지만 그동안 2배 이상 늘었다. 현금성 자산은 1058억원으로 회사 설립 후 작년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그동안 성장을 이어오며 시큐아이는 무차입 경영을 이어올 수 있었지만 2019년 처음으로 깨졌다. 보수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지만 당시 차세대 방화벽 '블루맥스'를 선보이며 자금을 조달했다. 8년 만의 신제품 출시로 의미가 남달랐다. 여기에 기존의 네트워크 보안과 함께 클라우드 등으로도 사업을 확장하며 차입을 늘려나갔다.

작년 말 기준 총차입금은 127억원이다. 단기차입금 없이 유동성장기부채와 장기차입금으로만 이뤄져 있다. 각각 16억원, 111억원이다. 만기구조의 장기화는 안정적인 차입구조를 의미한다. 이외에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을 통한 조달은 아직 전무하다. 차입을 최소화하며 시큐아이가 작년에 지불한 금융비용은 5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27.7%를 나타냈다. 2021년 30%를 넘겼지만 안정권 기준인 200%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6.5%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