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상장 후 첫 CPS 발행한 오픈엣지, 지배력 안전판 마련콜옵션 20% 확보, 투자자 보통주 전환해도 '이성현 대표 지분 17.5% 유지'
김혜란 기자공개 2024-08-01 08:49:11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1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이하 오픈엣지)가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해 재무적 투자자(FI)를 주주로 맞았다. 이번 유상증자 딜에선 추후 FI가 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더라도 오픈엣지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거의 변함이 없도록 콜옵션 조건을 설계한 점이 눈에 띈다. 대규모 투자재원을 확보하면서도 대주주 지분 희석 리스크는 방어할 수 있게 됐다.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지난 30일 벤처캐피털(VC) 스톤브릿지벤처스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부터 약 600억원의 조달을 마쳤다고 밝혔다. 오픈엣지가 발행하는 CPS 294만9705주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전환가액은 2만341원으로, 기업가치가 약 4500억원으로 책정됐다.
오픈엣지의 최대주주는 지분 17.47%를 보유한 이성현 오픈엣지 대표이사다. 황인조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이우연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포함하면 25.41%까지 올라간다. 5% 이상 지분을 가진 다른 주주는 없다. 이번에 2022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FI가 5% 이상 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FI가 확보한 지분은 13.50%다.
전환우선주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다. 오픈엣지는 투자자들이 가진 우선주에 의결권을 줬다. 최초 전환가액의 70% 이상 내에서 리픽싱(전환가격 조정)이 가능하다는 조항도 계약에 담았다. 콜옵션 조항도 있는데 눈에 띄는 점은 투자자가 보유한 신주 중 20%를 오픈엣지나 오픈엣지가 지정하는 제3자가 되사올 수 있도록 한 조건이다. 이 조항이 대주주의 지배력 안전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대표가 보유한 주식수는 378만6314주다. 이번에 발행된 신주 물량 294만9706주의 20%는 약 60만주에 해당된다. 만약 이 대표가 콜옵션을 행사해 60만주를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총 438만주로 주식수가 늘어나게 된다. FI가 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더라도 이 대표가 콜옵션을 행사해 기존 지분 17.5%를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오픈엣지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 중 450억원을 연구·개발(R&D) 인력 영입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약 150억원은 인수합병(M&A)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다만 오픈엣지 측은 "M&A 대상은 물색 중"이라며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오픈엣지 설립 초기 투자에 나섰다가 기업공개(IPO) 당시 전부 엑시트(투자금 회수) 했던 이력이 있다. 이번에 기업가치가 크게 뛰었는데도 다시 투자하며 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픈엣지 측은 "기존 신경망처리장치(NPU) IP 라인업의 거대언어모델(LLM)과 소형언어모델(SLM) 대응, 고성능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또 상업화된 싱글다이(Single-die)용 메모리 서브시스템 설루션을 멀티다이(Multi-die)와 멀티칩(Multi-chip)용 IP 설루션으로 확장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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