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넛 road to IPO]기대 못미친 수요예측 성적표, 성장성 의구심수년째 정체된 AI 시장, 동종업계 경쟁사 포진
이종현 기자공개 2025-01-15 14:31:39
[편집자주]
'돈 버는 인공지능(AI)' 국내 AI 소프트웨어(SW) 업계에선 올해를 본격적인 수익 창출 원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숙원이었던 AI 기본법이 지난해 통과되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와이즈넛은 '돈 버는 AI SW' 기업으로 최근 코스닥 상장 출사표를 던졌다. 경쟁사가 산적한 상황이라 당장의 투심은 다소 위축된 모양새다. 더벨이 와이즈넛의 핵심기술 경쟁력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 소프트웨어 기업 와이즈넛은 최근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투자심리가 AI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시프트하는 움직임과 달리 국내 기관은 아직 크게 움직이지 않은 셈이다. 투심 확보는 미진했지만 경쟁사 대비 수익모델을 일찌감치 확보했다는 점에서 AI SW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와이즈넛은 검색 SW를 주력사업으로 시작해 2016년 '챗봇' 제품을 출시하면서 영향력을 키웠다. AI에 대한 기술 투자에 집중한 덕분에 이익실현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핵심 기술은 자연어처리(NLP)다.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자연어를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NLP 기술을 통해 검색과 챗봇을 구현할 수 있는 SW를 공급하고 있다. 포털을 비롯해 웹사이트, 데이터베이스(DB), 이메일 등에서 접하는 검색·챗봇 중 상당수는 와이즈넛의 SW를 통해 만들어졌다.
신규 먹거리로는 생성형 AI를 낙점했다. '질문과 답변'이라는 관점에서 검색, 챗봇, 생성형 AI는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대외적인 사업여건은 우호적인 편이다. 지난해 산업계의 숙원이었던 AI 기본법이 통과되면서 정부 지원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공 SW 수요예보 기준 올해 생성형 AI 사업 신규 발주 건수도 크게 늘면서 AI 기업들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 기관 투심을 환기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편이다. 와이즈넛은 최근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64.85대 1에 그쳤다. 공모가는 희망밴드(2만4000~2만6000원) 하단보다 낮은 1만7000원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2000억원을 넘기는 수준이다.
시장에선 향후 성장성을 두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익을 내긴 했지만 기존 실적 대비 상승 전망치가 너무 가파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와이즈넛은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미래 기대 순이익 135억원에 약 23~25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했다. 미래 순이익은 2024년 추정 순이익인 31억원의 4배를 넘는 수치였다.
이달 2024년 가결산 실적이 기존 추정치에 미달한다고 투자설명서를 정정하기도 했다. 매출액 375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기대했지만 가결산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액 349억원, 영업이익 16억원으로 각각 7%, 24.9% 줄었다.
주요 경쟁사인 솔트룩스, 코난테크놀로지가 기술특례 상장 당시 추정 손익에 기반해 밸류에이션을 했지만 두 기업 모두 추정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둔 점도 발목을 잡았다. AI 기업들이 제시하는 추정치와 실제 실적간 괴리가 반복되고 있다.
시장 개화 가능성은 높지만 국내에선 경쟁 기업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붐이 일면서 많은 SW 기업이 AI 사업에 뛰어든 탓이다. 업계에선 AI 사업이 한번 발주되면 약 20~30개 기업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 "이번 CES 2025에서 확인했듯이 AI는 아카데믹하게 논의되는 단계를 지나 현실을 바꾸고 있다. AI를 통해 산업, 서비스 경쟁력이 높아지는 중"이라며 "와이즈넛은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AI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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