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31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짧지 않은 우리 함께했던 시간들이 자꾸 내 마음을 가둬두네"유명 밴드 '잔나비'의 대표곡의 제목이다. 떠난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사와 제목에 녹아있다.
이 노래가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 임직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하다. 우아한형제들의 중심을 지키고 있던 베테랑들이 이달에만 두 명이나 나갔기 때문이다.
신호탄을 쏜 인물은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전 대표다. 지난 2일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 이전까지 사내 일정들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던 터라 임직원 사이에서 충격이 더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빈 자리는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DH)'에서 글로벌 경영 전략을 맡고 있는 벨기에 국적의 피터얀 반데피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임시로 채우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1월 이 전 대표에게 자리를 넘겨준 이후 우아한형제들의 사내이사직을 지키고 있었다. 경영 일선에서 한 걸음 물러난 김 창업자였지만 이사회 멤버로서 우아한형제들 직원들의 목소리를 내줬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 우아한형제들에 남은 이사회 멤버는 반데피트 임시 대표를 비롯해 △안드레아스 크라우제 기타비상무이사 △크리스티안 요하네스워커 기타비상무이사뿐이다. 사내이사는 반데피트 임시 대표밖에 없다. 크라우제 이사는 DH 고문을 맡고 있다. 요하네스워커 이사는 DH의 COO 부서 내 아시아 시장 담당 시니어 디렉터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베테랑의 이탈로 쿠팡과의 경쟁 과열, DH와 우아한형제들 경영진 사이의 갈등설 등으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는 더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은 내부 분위기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끼친다. 산전수전을 바탕으로 작게는 프로젝트, 크게는 경영 전반의 방향을 설정한다. 젊은 사원들에게는 자신의 노하우를 전해주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셈이다. 축구, 야구 구단이 리빌딩을 통해 대부분의 선수들을 신예로 교체하더라도 일부 베테랑은 남겨두는 이유다.
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의 흥망을 좌우할 수 있는 길목에 접어들었다. 쿠팡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비롯해 소상공인과의 공존도 고려해야 한다.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두 베테랑은 떠났지만 다행히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비범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우아한형제들의 가치를 간직하고 있는 베테랑들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남은 중진들이 자리를 지키고 실력을 보여줄 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최현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우아한형제들, 상생안 곧 시행·오프라인 신사업 '속도'
- 이노와이어리스 스몰셀 자회사 큐셀네트웍스 '자본잠식'
- [다우기술은 지금]김윤덕 체제 9년, 클라우드에서 멈춰버린 신사업
- [다우기술은 지금]사라진 해외 진출 본능, 초라한 성적표에 발목
- 카카오의 '조명가게'
- 우아한형제들, 김범석 대표 신규 선임
- 티몬에 놀란 NHN페이코, 결제전문가 정승규 대표 선임
- 와이어블, 신규 매출 확장 디딤돌 '유·무선 라우터'
- [다우기술은 지금]모기업·자회사 뒤집기, IT보다 금융 중심 그룹사로
- [다우기술은 지금] IT로 내디딘 첫 발, 금융으로 발걸음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