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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K-금융 빌드업]글로벌 보험사 고객 삼아 성장하는 '재보험 집중'전략⑤한국계 3사 모두 재보험업 진출…중개 수요 겨냥한 '재보험 브로커' 진출도

싱가포르=강용규 기자공개 2024-08-12 08:57:30

[편집자주]

싱가포르는 작은 국토의 한계로 인해 제조업 육성이 쉽지 않지만 천혜의 입지 조건 덕분에 일찍부터 무역업이 발달했다. 이러한 '창구'의 역할을 금융으로 넓혀 이제 아시아 최고의 금융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세계 유수의 금융사들이 이곳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헤드쿼터로 삼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의 진출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싱가포르 금융의 특성과 현황, 그리고 이곳에 자리한 국내 금융사들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8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싱가포르에는 코리안리재보험과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한국계 보험사 3곳이 진출해 있다. 특이한 것은 전업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뿐만 아니라 종합손보사 2곳도 싱가포르에서는 재보험 사업만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가 많지 않은 도시국가의 특성상 싱가포르에서의 보험업은 은행업과 마찬가지로 역내보다 역외가 더욱 중요하다. 재보험 집중 전략을 통해 일찌감치 이 지역에 진출한 글로벌 선진 보험사들을 고객으로 삼고 동남아 보험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손보 중심의 보험시장, 높은 중개업 위상

싱가포르 통화청(MAS)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운영 중인 보험 사업체는 총 387개다. 이 중 88곳은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보험 자회사(캡티브보험사)이며 나머지 299곳 중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75곳만이 원수보험사다.

원수보험사 중에서도 생명보험사가 16곳, 손해보험사가 50곳, 두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복합보험사가 9곳으로 손해보험의 비중이 확연히 높다. 재보험사(생명 3곳, 손해 38곳, 복합 12곳)와 캡티브보험사(생명 1곳, 손해 82곳, 복합 5곳)에서도 동일한 경향을 보인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로 인구가 많지 않은 만큼 생명보험사가 많을 이유가 없다. 반면 인근 국가들이 하나같이 개발수요가 많은 개발도상국이며 싱가포르 자체로도 아시아권 중개무역의 중심지인 만큼 해상보험 등 특종보험의 수요는 많다. 싱가포르에서 손해보험업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보험 생태계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보험 중개업(Insurance Brokerage)이다. 정식 인허가를 받은 사업체만 105곳이 존재하며 인허가 절차를 면제받은 보험 중개회사도 44곳이나 된다. 캡티브보험사를 제외하면 싱가포르 보험사업체의 절반은 보험 중개회사라는 말이다.

현지 보험사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개인보험보다 기업보험의 수요가 많고 원수보험업 못지 않게 재보험업이 발달해 있다"며 "B2B(기업 대 기업) 보험은 수요자와 공급자의 매칭이 쉽지 않은 만큼 특성상 보험 중개업이 발달하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자료=MAS)

◇삼성·현대도 재보험 진출, 경쟁완화·네트워크 구축

싱가포르에 가장 먼저 진출한 한국계 보험사는 전업 재보험사 코리안리재보험으로 1975년 사무소를 설립했다. 1978년에는 사무소를 지점으로 확장해 지금까지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뒤이어 진출한 보험사는 2011년 1월 합작법인으로 진출한 현대해상과 같은 해 12월 단독법인으로 진출한 삼성화재다. 이들은 국내에서는 원수보험업이 주력이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재보험업을 영위한다.

두 원수사가 싱가포르에서는 재보험에만 집중하는 것은 경쟁의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재보험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찌감치 현지에 진출해 역내·외 네트워크를 다진 글로벌 선진 원수사들과 직접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고객으로 삼을 수 있다.

재보험업이라고 해서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경쟁의 강도가 다르다. 싱가포르의 원수사는 75곳인 반면 재보험사는 53곳으로 수가 적다. 게다가 재보험업의 경우 88곳의 캡티브보험사 역시 고객이 된다는 점도 유리한 점이다.

현대해상의 경우에는 단순한 재보험업이 아니라 '재보험 중개업(Reinsurance Brokerage)'으로 싱가포르에 진출해 있다. 싱가포르 MAS는 리테일(소매)과 재보험으로 보험 중개회사의 인허가를 구분해 부여한다.

현대해상 싱가포르법인의 주재원은 "싱가포르에는 글로벌 재보험사들의 헤드쿼터가 많으며 재보험의 수요는 대부분 역외에서 온다"며 "이곳에서의 재보험 중개업은 글로벌 보험의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동시에 현지 네트워크 구축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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