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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Match up/현대자동차 vs 토요타자동차]전문성 강화와 효율성 추구의 간극①총수 주도 이사회 리더십 '공통점', 규모에서 정반대 행보

이돈섭 기자공개 2024-08-21 08:13:12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07: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와 토요타자동차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들이다. 9일 종가 기준 현대차 시총은 약 51조원으로 코스피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토요타는 한화로 358조원 수준(약 39조엔)일 기록, 일본 시총 1위에 올라있다. 두 기업의 이사회는 그룹 총수가 주도하면서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선 같지만 현대차는 규모가 커지는 반면 일본은 축소되고 있는 게 차이로 꼽힌다.

◇그룹 총수가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 진두지휘

양사 이사회의 대표적인 공통점으로는 그룹 총수가 이사회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경우 2020년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그룹 창업주(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토요타의 경우 창업주의 증손자 토요타아키오 회장이 14년 간 유지해온 사장직을 지난해 내려놓으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이사회 의장으로 현안을 챙기고 있다.

정 회장과 토요타 회장은 각각의 기업에서 손꼽히는 개인 주주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에서 현대차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지배력을 행사함과 동시에 지분 2.67%(지난 3월 말 현재)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정몽구 명예회장(5.44%)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토요타 회장 역시 순환출자를 통한 지배력을 갖춘 채 개인주주 중 가장 많은 0.15% 지분을 직접 들고 있다.

강력한 리더십을 둘러싸고 잡음들이 일기도 했다. 2022년 3월 현대차 정기주총 당시 정 회장이 현대자동차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는 과정에서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은 그가 그룹 내 다수 계열사 사내이사로 일하고 있어 이해상충이 일어날 가능성을 거론하며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고 지난 6월 토요타 회장 역시 사내이사 재선임 과정에서 산하 계열사 경영에 대한 책임이 도마 위에 올랐다.

상당수 해외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지배구조 정점에 오너일가 구성원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와 토요타의 그룹 총수들이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 자체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다만 서로 다른 법 체계와 기업문화 등이 상이한 탓에 이사회 구성 면면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전문성 강화로 규모 확대, 토요타는 효율성 방점 축소

가장 먼저 보이는 차 이점은 이사회 규모다. 현대차 이사회의 경우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현대차는 현재 5명의 사내이사와 7명의 사외이사 등 총 12명으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수를 11명에서 13명으로 확대하는 안건이 통과됐고 이에 따라 이사를 추가 기용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존 등기이사가 퇴임 절차를 밞으면서 지금의 이사회 규모가 만들어졌다.

국내법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 구성원 절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하고 전체 사외이사 수는 3명 이상이어야 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이사회를 확대개편 하기 전 주로 10명 안팎의 이사들로 이사회를 꾸려 현행법이 요구하는 최소요건을 충족해 왔다. 현대차는 지난해 이사회 확대 배경 중 하나로 사업 환경 변화를 감안,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을 강화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차의 사세가 나날이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사회 규모도 커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전문가들도 이사회 규모는 기업 규모와 영업 환경 등을 고려해 정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반면 토요타의 경우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규모를 꾸준히 줄이고 있다. 2010년을 기점으로 이사회 멤버 수를 27명에서 11명으로 축소한 데 이어 지난해 10명으로 재조정했다.

일본 회사법은 주식회사 이사회 구성원 수가 최소 3명 이상일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도쿄거래소의 지배구조 코드는 프라임 상장기업에 이사회 구성원의 3분의 1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도쿄 증시는 프라임과 스탠다드, 그로스 등 3개 시장으로 구성돼 있다. 주로 글로벌 기업이 상장해 있는 프라임 시장에는 토요타도 포함돼 있다. 일본 내 가장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셈이다.

토요타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6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토요타 회장을 비롯해 사내 각 분야 C-레벨 사장급 필수 임원들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점을 감안, 사외이사 역시 최소한의 숫자로 기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요타는 2021년 상장사 사외이사 기용이 의무화되기 이전인 2013년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치로 3명의 사외이사를 선제적으로 선임했었다.

당시 토요타는 경영판단에 필요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제네럴모터스 부사장급 임원을 기용하기도 했다. 현재 사외이사는 외국인과 여성을 포함해 경영과 금융,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 제조와 판매 등 분야에 치중한 사내이사 면면을 보충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금융과 세무, 법학 전문가와 교수 등을 사외이사로 영입, 이 가운데 외국인과 여성도 포함해 다양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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