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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동진쎄미켐, 삼성전자 등에 업은 성장 '양날의 검'②2007년부터 외형 증대, 한일분쟁 '기폭제'…최대 거래처 의존도 심화

김경태 기자공개 2024-08-20 08:22:41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밸류체인 속에서 최종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보다 때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곳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각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거나 나름의 강점을 기반으로 선전하는 소부장업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창업스토리와 사업 현황, 실적과 재무, 지배구조와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진쎄미켐은 한때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꾸준한 성장을 이룬 탄탄한 기업이다. 2019년 발생한 일본의 수출 규제를 딛고 실적을 한 단계 점프 업 하게 됐다.

2021년에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2022년에는 매출이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업황 부진과 고객사의 감산 여파 등으로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서는 업황 회복에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동진쎄미켐이 폭발적 성장을 이루는데 1등 공신은 단연 삼성전자다. 한일 무역분쟁 이전부터 최대 거래처였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의존도가 심화됐다. 다만 삼성전자 '일변도'는 우려를 산다. 동진쎄미켐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지만 리스크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한일 무역분쟁 이후 역대 최대 실적 경신, 올해 반전 이뤄

동진쎄미켐은 2차 오일쇼크가 있던 1979년 거래처의 부도로 위기에 몰렸고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매출과 이익이 부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포토레지스트(PR, 감광액)에서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선전했다. 재계뿐 아니라 정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한일 무역분쟁이었지만 이전에도 이미 매해 견조한 실적을 올렸던 탄탄한 중견기업이다.

동진쎄미켐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연결기준 매출은 2219억원으로 전년(2271억원) 대비 2.3% 감소했다. 하지만 이후 2022년까지 매해 매출 증대를 이룰 정도로 꾸준한 성장을 이뤘다.

특히 일본이 2019년 수출 규제에 나선 뒤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21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연결 매출 1조원 고지를 밟았다. 이듬해 매출은 1조4572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전자가 일본 업체들에 의존하던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를 국산화해 공급한 효과가 더해졌다.

다만 지난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작년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고 주요 거래처에서 감산에 나선 탓이다. 동진쎄미켐도 타격이 불가피했다. 지난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 역성장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수익성도 마찬가지다. 작년 연결 영업이익은 1762억원, 당기순이익은 1235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8.6%, 20.9% 감소했다.

하지만 업황이 회복되면서 올 들어 다시 반전을 이뤘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68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70억원, 당기순이익은 797억원으로 각각 0.25%, 19.09% 늘었다.


◇갈수록 높아지는 '삼성전자 의존도', 이익과 리스크 '양면성'

안정적 매출의 근간은 삼성전자다. 한일 무역분쟁 이전에도 동진쎄미켐의 최대 거래처였다. 일본의 수출 규제는 삼성전자의 공급망에서 동진쎄미켐의 입지를 비약적으로 넓히는 계기가 됐고 양사 간 거래액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동진쎄미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일 무역분쟁이 발생한 2018년 삼성전자를 통해 거둔 매출은 1643억원이다. 수출 규제가 본격화된 2019년에는 1815억원, 2020년에는 3837억원으로 증가했다. 불과 2년 만에 거래액이 2배로 늘었다.

그 후로도 동진쎄미켐은 삼성전자를 통해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며 확고한 신뢰를 확인했따. 동진쎄미켐의 삼성전자향 매출은 2021년 4000억원, 2022년 5000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 의존도도 높아졌다. 2018년에는 19.86%였지만 이듬해 20%를 상회했다. 2020년에는 40.91%까지 올라갔다. 그 후 2년간 30%대를 나타내다가 작년에는 40.59%로 다시 높아졌다.

올 들어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했다. 올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통한 매출은 1423억원이다. 올 1분기 매출에서 42.72%의 비중을 차지해 다른 거래처를 압도했다.

하지만 이는 동진쎄미켐에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거래액에 따라 매출이 출렁이게 된다. 실제 작년 역성장할 때 삼성전자향 매출 감소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와의 관계에 이상징후가 발생하는 경우 단번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확고한 파트너 지위를 유지하는 게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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