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콘코리아 2024 리뷰]동진쎄미켐, 삼성 파운드리 'EUV PR' 공급 추진메모리용 납품 지속, 일본 경쟁사와 격차 줄이기 관건
김도현 기자공개 2024-02-07 08:04:42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09: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진쎄미켐이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PR) 영토 확장에 나선다.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진입을 노린다. 이를 실현하면 진정한 의미의 국산화가 이뤄지게 된다.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세미콘코리아 2024'에서 만난 동진쎄미켐 관계자는 "고객과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용 EUV PR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연내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차세대 제품도 준비 중이다. EUV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뉴메리컬어퍼처(NA) PR과 하이브리드 본딩용 화학기계연마(CMP) 슬러리 등이 대상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고객과의 협업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노광 핵심 소재 '국산화' 착착, 일본 회사도 인정
감광제로도 불리는 PR은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노광 단계에서 쓰인다. 웨이퍼에 PR을 도포하고 포토마스크에 그려진 선대로 빛을 쬐면 패터닝이 구현된다. 노광 기술은 △불화크립톤(KrF·248nm) △불화아르곤(ArF·193nm) △극자외선(EUV·13.5nm) 등으로 나뉜다. 각각 전용 PR이 필요하다.
PR 자체가 생산하기 힘든 소재이나 이중에서도 EUV PR은 극한의 난도를 자랑한다. EUV가 모든 물질에 흡수되는 까다로운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EUV PR 시장은 소재 노하우가 풍부한 일본 JSR, 도쿄오카공업(TOK), 스미토모화학, 신에츠화학 등이 주도해왔다. 지난 2019년 일본 수출규제 당시 3대 품목으로 꼽힌 배경이다.
국내에서는 대기업 계열사부터 중견·중소기업까지 EUV PR 개발에 도전장을 냈다. 가장 빨랐던 건 동진쎄미켐이다. EUV 장비를 독점 중인 네덜란드 ASML 출신 인재를 영입하고 삼성전자 등 고객과 밀접한 협업을 이어간 결과다.
동진쎄미켐은 지난 2022년 삼성전자 D램 생산라인에 첫 EUV PR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EUV PR은 다시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제품으로 구분되는데 각각 2022년, 2023년 공급 개시했다. 포지티브는 미세회로 패턴 생성, 네거티브는 식각 저항 등에 특화돼 있다.
통상 첨단 반도체가 환경에 민감한 만큼 제조사들은 필수 소재, 설비 등을 잘 교체하지 않는다. 다시 최적화하고 안정적인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유지하기 힘든 영향이다. 국산화가 중요한 이슈더라도 전제 조건은 '품질'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동진쎄미켐의 EUV PR을 채택했다는 건 어느 정도 기술력이 올라왔다는 방증이다.
세미콘코리아 2024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눈 일본 반도체 회사 관계자는 "한국 소재사들의 기술 수준이 많이 향상됐다. EUV PR을 내재화했다는 건 의미 있는 성과"라면서도 "아직 일본이 우세한 건 사실이다. 격차가 더 이상 좁혀지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동진쎄미켐은 삼성전자에 이이 SK하이닉스에도 EUV PR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나 양사 전체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진쎄미켐은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같은 맥락에서 메모리에 한정된 공급처를 파운드리로로 넓히는 것이 목표다. 파운드리의 경우 메모리 대비 더 정밀한 공정이 요구된다. 파운드리 진출은 향후 동진쎄미켐의 해외 시장 공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이NA·HBM 시대 대비…삼성·SK 계열사도 속도
동진쎄미켐은 2나노미터(nm) 반도체에서 활용될 하이NA PR 개발도 착수했다. 하이NA는 기존 EUV 대비 렌즈 및 반사경 크기를 확대해 해상력을 높인 차세대 노광 기술이다. 해상력은 렌즈나 감광제가 얼마나 섬세한지 나타내는 수치다.
하이NA는 이제 설비가 막 나오는 단계로 제조사들도 상용화 준비에 한창이다. 동진쎄미켐은 후발주자를 넘어 선도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하이NA PR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이NA 장비가 대량 생산되기 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HBM용 및 하이브리드 본딩용 CMP 슬러리도 선보였다. HBM은 여러 D램을 쌓아 만든 고부가 메모리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연결고리 소재인 솔더블 또는 범프 없이 칩과 웨이퍼 배선을 직접 붙이는 패키징 방식이다.
각각 부착 과정에서 구리가 쓰이는데 구리 주입 이후 이를 평탄화하는 재료는 CMP 슬러리다. 동진쎄미켐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반도체 업다운 사이클을 대비하겠다는 심산이다.
한편 삼성SDI와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도 EUV PR 내재화에 박차를 가한 상태다. 삼성SDI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례적으로 상반기 내 양산 돌입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의 경우 기대보다는 늦어지고 있으나 관련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라는 계열사이자 고객을 둔 만큼 추후 사업 성과를 내는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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