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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아이에스티이 상장 철회에도…KB증권 IPO 1위 '성큼'최악 여건서 MNC솔루션 청약 완판…한국증권, 파인메딕스 딜 최종 변수

양정우 기자공개 2024-12-12 13:24:14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방산' 유망주인 MNC솔루션이 비상계엄령 후폭풍에도 기업공개(IPO) 일반 청약에서 완판을 거뒀다. 대표 주관을 맡아 1500억원 대 공모를 성사시킨 KB증권은 이로써 IPO 주관순위 선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는 유독 IPO 주관 1위를 놓고 대형 증권사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IPO 파트마다 최종 순위에 주목해 온 이유다. 하우스별로 반영 비중과 공식엔 차이가 있지만 주관 실적은 한 해 성과를 드러내는 대표적 평가 지표로 꼽힌다.

◇MNC솔루션, 공모 1560억 마무리…KB증권 주관 1위 탈환 '발판'

IB업계에 따르면 MNC솔루션은 지난 5~6일 이틀 동안 일반 청약을 받은 결과 통합 청약 경쟁률이 2.4대 1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KB증권 2.3대 1, 삼성증권 4.6대 1, 키움증권 2.4대 1이다. KB증권이 대표주관사이고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인수사다.

이로써 KB증권은 미매각 부담을 피하면서도 1560억원의 IPO 주관 실적을 확보했다. 지난 6일 기준 IPO 주관순위는 3위(5209억원)였으나 이번 실적까지 반영되면 1위인 한국투자증권(6646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역전 이후 실적 격차는 10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본래 KB증권은 연말 아이에스티이(희망 밴드 하단 기준 공모규모 155억원)의 IPO까지 소화해 1위 자리를 완전히 굳힐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난 9일 이 기업은 공모주 시장 한파에 비상계엄령 이벤트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한국증권을 확실하게 따돌릴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진 셈이다.

다만 앞으로 한국증권이 남겨놓은 파인메딕스 IPO는 워낙 작은 볼륨으로 공모에 도전한다. 희망 밴드인 9000원~1만원의 하단 기준으로 81억원에 불과하다. 만일 파인메딕스가 IPO 시장에 겹겹이 쌓인 악재를 뚫고 상장을 완수해도 밴드 내에서 공모가를 확정한다면 KB증권이 올 한 해를 선두로 마무리하는 셈이다.

그러나 파인메딕스가 수개월째 이어진 시장 분위기와 상반된 깜짝 흥행에 성공한다면 한국증권이 막판 순위를 뒤바꿀 수도 있다. 연초 초호황 시기에 밴드 상단을 훌쩍 넘어서는 할증 공모가로 일반 청약에 나설 경우 역전에 성공할 수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의료용 기기 제조업체인 파인메딕스가 수요예측에서 이례적 잭팟을 터뜨리지 않으면 KB증권의 IPO 1위 탈환이 유력하다"며 "파인메딕스의 흥행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공모주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돼 상장 철회가 이어지고 있는 여건"이라고 말했다.


◇MNC솔루션 낮은 공모가, 종합운용사 러브콜…수요예측 저조에도 강행 '성공'

IB업계 일각에서는 당초 MNC솔루션도 상장 완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나왔다. 국내 방산 섹터에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데다 실적 성장세가 폭발적이지만 IPO 시장 침체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공모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수요예측은 저조한 성적으로 일단락됐다. 최종 경쟁률은 배정 물량 하단인 55% 기준 8.19대 1에 불과했다. 하지만 상장주관사와 MNC솔루션은 과감한 밸류 조정에 나서는 강수를 뒀다. 당초 제시한 공모가 밴드는 주당 8만~9만3300원이었으나 최종 공모가를 주당 6만5000원으로 대폭 내리기로 했다.

주관사 입장에서 공모가를 확정해 일반 청약에 나서는 건 미매각 리스크까지 감안한 결정이다. 하지만 MNC솔루션에 투자 수요가 견고할 것이라는 확신 아래 밸류를 낮춰 IPO에 도전하기로 했고 청약 물량을 모두 판매하는 결과를 얻었다. 상장예비기업과 재무적투자자 입장에서도 자금수지 스케줄이 꼬이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IB업계 관계자는 "MNC솔루션의 공모주는 주로 대형 종합운용사에서 실수요를 위한 대량 주문에 나섰던 것으로 안다"며 "일반 사모펀드 운용사 가운데 아예 주문을 넣지 않은 하우스가 적지 않지만 중장기적 주가 흐름 측면에서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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