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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쏟아지는' IPO 철회…연기가 최선일까밸류에이션 조정 필요 '한목소리'…2025년 연초 효과 '글쎄'

양정우 기자공개 2024-12-05 13:25:44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3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올해 바이오 최대어로 꼽히던 오름테라퓨틱도 상장을 철회했다. 하반기 흥행 실패로 공모를 철회한 여느 기업처럼 이 바이오사도 내년 IPO에 재도전하기로 했다.

물론 연말 공모 시장이 수급 측면에서 불리한 여건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급격히 악화된 투자심리는 상장 후 주가가 폭락한 IPO가 압도적으로 많아진 탓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학습 효과가 누적돼 왔기에 내년 연초에도 섣불리 시장의 온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

◇IPO 불발 기업, 줄줄이 재도전 예고…단지 상장 타이밍 탓?

최근 오름테라퓨틱은 다음 달로 예정됐던 코스닥시장 상장을 철회하고 내년에 IPO를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5∼29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오름테라퓨틱은 비상장사이지만 이미 기술수출 선급금(업프론트)만 1400억원을 수령한 유망 기업이다. 올해 바이오 IPO 가운데 단연 최대어로 예고됐다. 하지만 이런 기대주도 공모주 투자 시장의 침체를 비껴갈 수 없었다. 결국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씨케이솔루션, 동방메디컬, 미트박스글로벌 등으로 이어진 상장 철회 행렬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상장예비기업 중에서 대대적 기업가치 개선에 나서기보다 내년 IPO에 다시 도전할 업체가 적지 않다. 수요예측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으로 시장 여건과 수급의 악화를 꼽고 있는 것이다. 한 해를 통틀어 수급이 가장 우호적인 연초를 비롯해 투자가 활발한 상반기를 재도전의 시기로 삼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운용업계에서는 최근 이어진 IPO 불발이 타이밍이 아닌 밸류에이션 문제인 것으로 진단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초부터 지속된 초호황 시기엔 희망 공모가 밴드의 최상단을 훌쩍 넘는 할증 공모가가 주를 이루기도 했다. 이후 '공모 불패'의 인식이 굳어지면서 상장예비기업의 눈높이 자체가 크게 높아진 상태다. 일단 공모 자체는 소화됐기에 너도나도 몸값을 높이는 결정을 내린 셈이다.

한 운용사 대표는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이 이어졌던 시기엔 몸값이 비싸도 일단 최대치로 베팅해 수익을 남기는 전략이 주를 이뤘다"며 "하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에서는 싼값이 명확한 밸류에이션에도 선뜻 주문에 나서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 성사가 중요한 기업이라면 재도전시 상장 밸류를 낮출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PO 위기감 팽배, 연초에 사라질까…투자자 우호적 밸류에이션 '절실'

IPO 시장에 팽배한 위기감이 한번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과거 공모주 투자 시장의 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초호황 분위기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상당 기간 침체가 이어진다. 2019년이 대표적인 해였다. IPO가 크게 위축된 탓에 공모규모가 1900억원 대인 애경산업이 한 해를 통틀어 최대어로 마무리됐을 정도다.

무엇보다 학습 효과에 대한 우려감이 크다. 호황에 균열 신호가 나오기 시작한 뒤로 상장일 폭등 후 폭락으로 뒤바뀌는 시간이 계속 줄어들었다. 연말에 다가서니 상장 첫날 급락에 수요예측마저 흥행에 실패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엔 보수적 스탠스가 우위를 보이기 마련이지만 '개미의 무덤'으로 전락한 게 더 큰 원인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이 때문에 운용업계에서는 IPO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투자자 입장에서 우호적인 밸류에이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IPO 혹한기 속에서 유일하게 '따블(공모가 대비 2배)'을 거둔 위츠도 성공의 배경엔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공모가가 자리잡고 있다. 희망 밴드를 넘어선 구간에 주문이 몰렸으나 할증 가격이 아닌 밴드 최상단을 공모가로 확정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에서 연초 효과를 누린 건 딜이 몰리지 않은 시점이어서 수급 측면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내년 초엔 공모 철회 기업과 애당초 연초 상장을 노렸던 업체가 몰리면서 연초 효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눈높이를 낮춘 딜이 이어져 투자자의 수익으로 연결돼야 분위기 전환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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