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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4]삼성·LG전자, AI와 가전의 연결 '다른 접근 방식'신규 제품 공개·보유 기기 라인업 차이…참석 경영진 간극

베를린(독일)=김경태 기자공개 2024-09-12 08:19:54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제가전박람회(IFA) 2024에서 예상대로 중국기업들의 기세와 기술적 약진이 돋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콘텐츠와 메시지 전달 측면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비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FA 2024에서 인공지능(AI) 가전을 연결하려는 공통점이 있었다. 큰 틀에서의 전략은 유사하지만 접근 방식과 행사 전시 등에는 차이가 존재했다.

◇삼성전자, '신규 디바이스'가 없다

삼성전자는 IFA 2024에서 업계 최대 규모로 전시장을 마련해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주제로 알맞게 꾸몄다. AI 가전의 연결, 보안, 에너지 효율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졌다.

IFA 2024에서 새로운 기능을 최초로 밝히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보이스(Voice) ID, 앰비언트 센싱(Ambient Sensing)이다. 삼성전자는 2개 기능을 2025년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이스(Voice) ID는 목소리로 개별 사용자를 인식해 사생활 침해 우려를 줄이면서도 개인 일정, 관심사, 건강 상태 등을 반영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기능이다. 앰비언트 센싱은 센서를 활용한 위치 기반 서비스다.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 있는 가전의 스크린을 활성화하거나, 로봇청소기의 경우 사용자가 있는 위치로 옮겨와서 음성 알람을 해주는 것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디바이스를 선보이지는 않았다. 이는 LG전자와의 결정적인 차이다. LG전자는 IFA 2024에서 AI홈 허브 '씽큐 온(ThinQ ON)'을 최초 공개했다. 씽큐 온은 가정에 있는 AI가전들의 두뇌 역할을 한다.

사용자가 씽큐 온과 음성으로 소통하면 생성형 AI가 대화의 맥락이나 주변 환경 등을 파악해 고객을 최적의 상태로 케어하도록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LG전자가 IFA 2024에서 새롭게 공개한 AI홈 허브 '씽큐 온'(출처: LG전자)

다만 LG전자가 선보인 씽큐 온은 삼성전자가 이미 선보인 디바이스와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2023년 1월 스마트싱스 스테이션(SmartThings Station)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스마트홈의 허브 역할을 위해 선보였다. 서로 다른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기기들도 네트워크가 가능하도록 연결한다.

AI홈 허브 전략이 다른 점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AI 스크린 시대'를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각 AI가전에 스크린이 탑재되고 허브 역할을 한다. 이 중에서도 TV가 상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신규 디바이스를 선보이지 않은 것은 IFA 전시 방향과 목적 등을 고려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장에서 거래선을 더 만나는 데 집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 핸드셋 부재의 아쉬움…TV보다 AI홈 집중

LG전자는 씽큐 온 뿐 아니라 다른 새로운 제품도 내놨다.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을 위한 '에어로 캣'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미국 IT 전문 매체 ‘테크리셔스(Techlicious)’ 에디터스 초이스(Editor’s Choice)로 선정했다.

에어로 캣은 공기청정기이면서 반려묘를 위한 기능도 들어갔다. 고양이가 앉는 자리를 히터로 따뜻하게 데워준다. 또 고양이가 올라갔을 때는 쉴 수 있도록 공기청정기 풍량을 줄이는 반려묘용 청정모드가 탑재됐다. 향후 고양이의 체중을 관리할 수 있도록 무게 모니터링 기능도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다른 결정적인 부분은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의 부재다. 삼성전자는 전시관 일부 장소에 갤럭시 제품을 전시했다. 또 갤럭시 디바이스의 존재는 AI 가전이 집안은 물론 집밖까지 연결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LG전자는 2021년 7월 휴대폰 사업을 완전히 종료했다. LG전자의 가전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다른 제조사에서 만든 제품을 활용해야 한다.

핸드셋의 부재는 씽큐 온이 음성 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것과도 연결된다. 타 기업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가정의 가전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했던 셈이다.

다만 현재 통신사 등에서도 나온 AI 스피커는 음성인식이 원활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향후 씽큐 온이 고도의 음성인식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퍼지면 흥행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LG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의 부재가 역으로 기회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의 다른 제조사들의 견제가 상대적으로 덜 할 수 있어 협력하는 데 장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TV사업을 담당하는 수장인 박형세 HE사업본부장 사장이 IFA 2024에 등장하지 않은 것도 삼성전자와 다른 점이다. 삼성전자에서는 박 사장의 맞수인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이 행사에 참여했다. 한 부회장이 진행한 기자간담회에 배석했다.

조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TV사업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향후 사업 모델 변화와 관련해 설명하면서 "꼭 강조하고 싶은 게 우리가 플랫폼 사업으로 간다고 할 때 TV를 많이 팔지 않고 플랫폼 사업으로 가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TV는 여전히 많이 팔아야 된다"라고 밝혔다.

박형세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 사장이 CES 2024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TV 제품을 면밀히 살피는 모습(현지시간 2024년 1월 9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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