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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펀은 지금]IPO 돌입까지 1년 남짓…‘2500억’ 몸값 플랜은④'매출극대화 vs 이익극대화' 선택의 기로, 최대주주 지분율은 해결과제

최윤신 기자공개 2024-09-13 07:57:35

[편집자주]

위펀은 2018년 말 시작한 ‘스낵24’ 서비스로 기업의 탕비실을 파고들며 일반에게도 잘 알려진 기업이다. ‘B2B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라는 전에 없던 길을 개척하며 창업 5년만에 연간 1000억 매출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위펀은 안주하지 않고 M&A를 통한 인오가닉 성장에 나서며 IPO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더벨이 위펀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준비하고 있는 청사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0일 09: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하나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임한 위펀은 이르면 2025년 하반기, 늦어도 2026년 상반기 중에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걸 목표로 잡았다. IPO를 위한 기업을 만드는 데 약 1년가량의 시간이 남은 셈이다.

그간의 가파른 몸값 성장세를 고려할 때 IPO에선 2000억~3000억원의 몸값을 목표로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흑자전환을 달성하고 지속적인 성장에 속도를 내는 위펀이 전략적으로 성장 극대화와 이익 극대화 중 사업 전략을 선택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RCPS 변수, 상장트랙 미정

위펀은 지난해 4월 1100억원의 포스트밸류에이션으로 대규모 시리즈C라운드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증명해냈다. 2023년에는 7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들어서도 더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위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7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어났다.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업이익을 지속 기록하며 공고한 흑자기조를 다졌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IPO 준비는 이제 시작이다. 위펀은 아직 어떤 트랙으로 상장에 나설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기술성평가를 통한 기술특례상장은 선택지가 되지 않는다. 매출액과 시장평가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성장성 기준 요건’이 현재 유력한 트랙이다.




위펀은 지난해 영업흑자를 기록했고 감사보고서 기준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지만 수익성과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일반트랙 요건을 충족하긴 아직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로 작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해 보고서를 작성할 경우 순이익을 장담할 수 없다. 스팩합병 역시 세전이익을 실현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지가 되진 못한다.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회계처리가 문제다. 위펀은 초기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RCPS를 발행했다. 현재 발행한 주식 총수의 3분의 2가량이 RCPS로 발행된 상태다.

K-GAAP에선 RCPS를 자본으로 보는 반면 K-IFRS에선 부채로 간주한다. 기업의 성장으로 RCPS의 가치가 오르게되면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반영하게 돼 당기순익에 악영향이 발생한다. 지난해 K-GAAP 기준으로 14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지만 K-IFRS를 적용하면 순손실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RCPS는 상장을 앞둔 시점에 보통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거래소의 심사를 원활히 넘기 위해선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속적인 성장과 이익 실현을 증명해 투자자들에게 기업가치에 대한 확신을 줘야 보통주 전환을 위한 원만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 위펀 관계자는 “스타트업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피어는 해외기업 유력, PER·PSR 고민

관건은 투자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몸값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론으로 투자자가 만족할 밸류에이션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게 핵심이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인정받는 비교대상 기업의 몸값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 4월 시리즈C 라운드에서 인정받은 포스트밸류가 1100억원임을 감안할 때 투자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IPO 시점에 적어도 2500억원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만들어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주 공모를 통해 희석되는 지분율과 공모 과정에서 적용하는 할인율을 감안한 수치다. 만약 IPO 이전에 더 높은 몸값으로 프리IPO 투자를 유치한다면 이 눈높이는 더 올라갈 수 있다.

B2B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위펀과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상장사를 찾기는 쉽지 않다. 결국 해외에서 피어그룹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상장기업으로 눈을 돌려보면 프랑스의 에덴레드(Edenred)와 소덱소(Sodexo) 등이 거론된다.

에덴레드는 직원과 고객대상 상품·서비스의 선불 바우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식사바우처와 아이돌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덱소는 푸드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리한다.




두 기업의 최근 실적과 주가를 기준으로 한 주가이익비율을(PER)은 에덴레드가 33배, 소덱소가 16배가량이다. 중위값을 기준으로 연간 약 1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다면 2500억원가량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출 성장성에 주목해 주가매출비율(PSR)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 할 가능성도 있다. 유사 사업모델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PSR은 0.51배(소덱소)~3.64배(에덴레드)다. 중위값을 기준으로 2배 가량의 PSR이 인정된다고 가정하면 1250억원가량의 연매출을 보여줘야 2500억원 가량의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위펀이 올해 상반기에만 732억원의 매출을 거뒀음을 고려할 때 PSR을 이용한 밸류에이션이 몸값을 달성하기엔 용이해 보인다. 다만 피어그룹간 PSR 멀티플 격차가 크기 때문에 시장을 설득시키기 위해선 보다 큰 매출 성장곡선을 그려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으로서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성장성을 강조하는 방향과 이익창출력을 극대화 하는 방향 중 선택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런 선택에 따라 상장 트랙이 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복수의결권 발행 요건은 충족

높지 않은 창업자의 지분율도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해 말 기준 김헌 대표의 지분율은 12.9%에 불과하다. 상장으로 추가적인 지분율 희석이 발생하면 최대주주로서의 지위가 안정적이지 않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 지분이 20% 미만일 경우 거래소 심사에서 변수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주요주주간 공동보유 약정이나 보호예수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헌 대표를 포함한 창립멤버와 주요 경영진의 지분을 합하면 30%가량이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도 최대주주 경영권을 안정화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복수의결권을 발행하기 위해선 창업주의 지분이 30% 이하이며 누적 100억원이상 투자유치를 받았고,가장 마지막 투자유치에서 50억원 이상을 투자받는 등 요건이 까다롭다. 마침 위펀은 현재 이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상태다.

위펀 관계자는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 등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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