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인사코드]한화생명, 그룹 '믿을맨'의 장기 집권…오너 승계는?보험사 인수 전후 핵심 역할 맡으며 CEO 선임, 부회장 승진도…김동원 사장 등판 시점 '촉각'
김영은 기자공개 2024-09-13 13:07:31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주요 금융사 인사의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07:4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은 한화그룹 내 금융 부문의 사실상 지주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때 직접 경영에 뛰어들었을 정도로 그룹 내 중요도와 입지가 높다. 이후에는 김 회장의 신임도가 높은 그룹 핵심 인사들이 CEO에 올라 장기 집권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경영 수업을 10년째 받고 있는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승계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사장은 삼형제 중 금융 계열을 승계받을 전망으로 현재 담당하는 글로벌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맏형인 김동관 부회장처럼 사내이사에 이어 대표이사로 오를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승연 회장 공들인 금융업…CEO엔 제조·금융 두루 거친 핵심 인사 선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금융업을 그룹의 성장을 책임질 핵심 사업이라 여겼다.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한 뒤 김 회장이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 직을 마다하고 무보수로 2년간 CEO로 직접 경영을 도맡을 정도로 금융사의 성장에 공을 들였다. 김 회장은 보험 전문가였던 동방생명(현 삼성생명) 출신 신은철 당시 사장과 공동대표를 맡았다.
김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후에도 그와 손발을 맞췄던 신 전 대표가 단독으로 CEO에 올랐다. 그는 이후 부회장까지 승진하며 10년간 장기 집권했다. 부실 금융사였던 대한생명을 그룹 내 캐시카우로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후에는 김 회장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그룹 핵심 인사들이 대표이사 자리를 꿰찼다. 차남규 전 부회장과 여승주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제조업 계열사 출신이다. 차 전 부회장은 1979년 한화기계로 입사했고 여 부회장은 1985년 경인에너지로 입사했다.
차 전 부회장은 한화기계에서 20여년 근무한 뒤 FAG한화베어링, 한화정보통신, 여천NCC 등 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제조업 경력이 대부분이지만 그는 생보사 인수 직후 지원총괄 전무로 선임돼 조직 운영 등 통합 작업에 힘썼다. 이후 한화생명 중국 진출시 주재원, 보험영업총괄을 맡는 등 한화생명의 성장에 기여하며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반면 여 부회장은 금융 전문가이자 그룹 내 자타공인 재무통이다. 그룹 내 구조조정본부에서 일하며 대한생명 인수와 삼성그룹의 방산·화학사 빅딜(Big Deal)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06년부터는 대한생명 재정팀장으로 임명돼 인수 후 합병(PMI) 과정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이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선임돼 실력을 입증,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융팀장을 거친 뒤 한화생명 대표이사에 올랐다.
장기 근속 또한 두드러진 공통점 중 하나다. 실적에 크게 좌지우지하지 않고 적임자가 있으면 믿고 오랫동안 맡기는 인사 기조가 자리잡혀있다. 차 전 부회장은 2011년 대표이사 사장에서 시작해 2017년 부회장 승진, 2019년까지 대표이사 직을 유지했다. 여 부회장은 2019년 대표이사에 오른 후 2연임에 성공,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6년째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성과 보여준 김동원 사장…CEO 오를까
한화생명에 몸담고 있는 오너 3세 김동원 사장의 승계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사장은 2013년 한화그룹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한 후 2015년부터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 및 글로벌 신사업 등의 업무를 총괄해왔다. 지난해부터 최고글로벌책임자(CGO)를 맡으며 사장 승진했다.
김 사장이 경영 수업을 받은 지 10년이 넘어가고 있어 승계 시점 또한 머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CGO로서 인도네시아의 현지 손보사 및 은행을 인수하는 등 두드러진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사내이사로 이사회 멤버로 오른 후 대표이사로 선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의 경우 2011년 12월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해 9년만인 2020년 3월 한화솔루션 사내이사에 올랐다. 이후 같은 해 10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현재는 한화그룹 대표이사로 그룹 내 제조업 부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김영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험사 오너 경영 점검]신중하 교보생명 상무, 지분 없이 임원 먼저 단 까닭
- [보험사 오너 경영 점검]오너 경영 과도기…승계 기로 선 3세들
- [농협금융 인사 풍향계]차기 회장 인선 '감감 무소식'...고심 깊어지는 임추위
- [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NH농협금융]서국동 농협손보 대표, 상호금융 역량 발휘…역대급 순익
- [2024 이사회 평가]STX, 소규모 이사회 한계…재무 개선도 과제
- [2024 이사회 평가]사조산업, 자발적 소위원회 설치…경영성과는 '미흡'
- 메리츠화재, CEO·CFO 나란히 승진…지주 신뢰 '든든'
- [카카오뱅크 글로벌 도전기]태국 가상은행 나홀로 도전, 현지서 IT 혁신 선보인다
- 교보생명 장남 신중하, 임원 등판…본격 승계 시험대
- 제4인뱅 인가 설명회 개최…컨소시엄별 질의 살펴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