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07:4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와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재선임에 반영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이사회 평가 작업을 실시하던 중 평가 결과에 대한 외부 조언을 얻기 위해 자문을 구한 지배구조 전문가의 말이다. 그는 대기업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이 같은 평가의 중요성을 조언하고 있다고 한다.
평가 없이 이사회를 운영할 경우 형식적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고 구성원 특히 사외이사들은 고이기 쉽다. 책임이 없으니 전문성과 소신을 갖고 경영주체로 나서기가 어려워진다. 평가를 받고 그 결과를 반영함으로써 이사회 활동을 지속가능하게 할 필요가 있다.
국내 대기업들 역시 이사회와 사외이사 평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나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외부기관의 자문을 받아 평가체계를 만든 뒤 자체 평가를 실시, 그 결과를 사외이사들 재선임에 반영하고 있다. 평가 결과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SK의 경우 반대로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다만 결과를 재선임에 반영하지 않는다.
현재 사외이사 평가는 이사회 사무국에서 출석률 등을 따지는 정량적 평가와 이사들 간 상호 평가 등의 형태로 이뤄진다. 자체 평가는 대부분 상호 평가로 이뤄진 정성평가와 이사회 지원조직에서 행하는 정량평가로 진행된다.
핵심은 객관성과 공정성이다. 자체 평가는 결국 당사 내에서 진행되는 탓에 제대로 된 평가인지를 확인하기 어렵다. 이는 평가의 신뢰성 문제로 이어진다. 외부기관의 평가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 벽에 부딪힌다. 공신력을 가진 외부평가기관을 찾기 어렵고 회사 내부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기관을 통한 이사회 평가는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을 두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배구조, 특히 이사회 개선을 강조한다. 지배주주의 영향 하에 있는 이사회는 자본분배와 주요 의사결정에서 전체 주주가 아닌 특정주주의 권익을 우선한다는 뜻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사외이사가 바로 서야하고 이 근간에는 평가체계가 잡혀 있어야 한다.
THE CFO가 로펌, 투자기관, 지배구조연구소, 기업 전·현직 사외이사들을 만나며 오랜 준비 끝에 자체 평가 툴을 제작, 이사회 평가를 실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은 미약할 수도 있는 한 걸음이 훗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자본시장 발전에 조금이나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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