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 리딩 로이어]"그랜드센트럴 사업 종주 기여, 전문성 확보 계기"이승현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전기룡 기자공개 2024-09-30 07:58:26
[편집자주]
부실채권(NPL) 시장의 양적 성장이 가시화 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정상화 작업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성 평가 결과를 토대로 빠르게 정리하라는 압박도 시작됐다. 덩달아 주요 은행권의 NPL 채권 매각 횟수도 늘고 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 NPL 시장의 활성화가 예상되는 지금 주요 로펌의 전문 변호사들을 만나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지평은 부실채권(NPL)과 관련된 자문을 장기간 수행한 이력이 있다. 지평이 서울 사무소로 사용하고 있는 '서울역 그랜드센트럴'도 한때 브릿지론에서 본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전환되지 못해 연체되고 있던 사업장이다. 현재는 지평과의 협업 끝에 프로젝트금융투자(PFV)로의 재구조화를 거쳐 성공적으로 준공됐다.이승현 변호사(연수원 30기·사진)는 서울역 그랜드센트럴의 정상화 과정에서 법률 자문을 제공한 인물이다. 오랜 기간 NPL에 대한 법률 자문을 제공한 덕에 모든 업무 단계를 체험하는 게 가능했다. 지금까지도 지평 내 PF 정상화센터에서 센터장을 맡아 NPL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NPL 시장 재편, 부동산 PF 대출채권 중심
이 변호사가 지평에 합류한 시기는 2005년이다. 초창기에는 부동산개발금융과 관련된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 시중은행 위주로 NPL에 대한 자문 수요가 일정 부분 존재했으나 대부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고정이하자산을 정리하는 선에 그쳤다.
그랬던 NPL 거래가 본격화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하반기부터다. 순항 중이던 부동산개발사업 위주로 부실화가 본격화됐다. 시장에 풀린 NPL 품목도 연체된 신용카드채권 위주에서 부동산 PF 대출채권 중심으로 바뀌었다. 정형화됐던 업무에 전문성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이 변호사는 "부동산개발사업에서 부실화가 시작되자 시중은행들 위주로 개선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며 "기업개선부 형태로 워크아웃과 회생, PF 재구조화 등을 전담할 조직을 꾸린 게 대표적인 행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개발금융 관련 자문을 주로 수행해왔던 만큼 업무의 범위도 자연스럽게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서울 그랜드센트럴이 대표적인 자문 사례로 통한다. 기존 시행사가 서울특별시 중구 남대문로5가 253 일원에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던 중 본PF 전환에 실패해 장기간 표류했던 곳이다. 이후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잔금 납부기간을 훌쩍 넘긴 PF 대출채권을 매입하면서 변곡점에 접어들었다.
이 변호사는 모든 정상화 과정에 함께 했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이었던 만큼 토지 지분을 정리하는 작업은 물론 명도 변경, 인허가 승인 과정을 직접 살폈다. 차주 구성을 파인트리자산운용과 기존 시행사가 함께 출자한 피티에스지피에프브이(PFV)로 재구조화하는 작업에도 조언자로서 일조했다.
그는 "파인트리자산운용이 경기 회복과 맞물려 수익성이 담보될 것이란 판단 하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건"이라며 "오랜 기간 사업을 이끌어온 기존 시행사가 PFV로 참여한 덕에 원활한 종주가 가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입지를 기반으로 한 수익성 평가가 적중했던 사례"라고 부연했다.
◇PF 정상화센터장 역임, 자문 역량 고도화 매진
서울 그랜드센트럴은 이 변호사의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NPL 매입부터 모든 정상화 과정에 참여한 덕에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이 변호사는 풍부한 실무 경험을 토대로 갑작스러운 분쟁 상황에서도 법리적인 설득이 가능한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이 변호사가 지평에서 중책을 맡게 된 배경이다. 지평은 2008년 출범한 PF 정상화센터를 2년 전 확대·개편했을 당시 이 변호사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고 그를 센터장으로 선임했다. 이외에 금융자문그룹장인 강율리 변호사(연수원 27기)와 구동균 변호사(35기), 박상배 변호사(36기), 장소라 변호사(변시 4회)도 조직 내에서 NPL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기존 운영해오던 PF 정상화센터를 레고랜드 사태 이후 확대·개편했다"며 "자산·채권의 거래뿐만 아니라 금융소송, 건설·부동산 역량을 한데 결집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선언했을 당시 PF 정상화센터가 일부 사업장의 정상화 과정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손실이 예정된 사업장에서 최종적으로 누가 부담을 짊어질지를 놓고 자문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단순했던 신용보강 구조가 책임준공확약 미이행시 채무인수, 신탁사의 채무인수 등으로 다양해진 여파다. 호황기에는 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장치였으나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분쟁 소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법률적인 실사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NPL 시장이 활성화됐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EOD가 발생한 사업장의 법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법률 리스크가 NPL의 매각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이다 보니 오랜 기간 누적된 역량을 갈고 닦는 모습이다.
이 변호사는 "NPL 매각이 본격화될 시 법률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한 후 해결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실사 작업이 요구될 것"이라며 "서울 그랜드센트럴을 통해 쌓은 역량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업종별로 배드뱅크를 설립해 NPL을 매입하는 정상화 방법까지도 염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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