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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보수 분석]베일 벗은 BC카드, 10년 전보다 성과평가 지표 다양화성별 연봉 차이는 여전, 성과급 전액 현금 지급…장기적 동기 부여가 과제

김보겸 기자공개 2024-09-25 12:57:16

[편집자주]

금융권은 일반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금융지주 직원은 평균 1억원을 웃도는 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직원도 그럴진대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떨까. 금융권 주요 회사 CEO들의 보수를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3일 07: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C카드는 오랜 기간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밑돌면서 공시 의무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몸집을 불리면서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임직원 보수체계가 공개됐다.

BC카드는 기본급뿐만 아니라 성과급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성과급을 나눠서 지급하는 이연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다. 당장 성과에 대한 보상은 빠르지만 장기적인 성과에 대한 동기부여는 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별 연봉 격차 뚜렷…성과 평가 지표는 다양화

BC카드 임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1300만원으로, 2022년(1억700만원) 대비 5.6% 올랐다. 보수총액은 983억원에서 103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임직원 수는 922명에서 908명으로 줄었다.



BC카드 자산이 5조원을 넘으면서 보수체계를 의무적으로 공시하게 됐다. BC카드 대표이사의 보수는 5억원 미만이라 공시 대상에서 빠졌다.

임원을 제외한 BC카드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1600만원이지만 성별에 따른 차이가 눈에 띈다. 남성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3200만원인 반면 여성 직원은 8600만원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이는 근속연수 차이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15.2년이지만 여성 직원은 7.4년이었다.

BC카드는 이 같은 성별 임금 차이가 업의 특성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신용카드의 프로세싱 매입 업무라는 본업이 IT 중심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IT 기술 인력을 주로 채용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남성 직원들이 오래 근무하며 높은 연봉을 받는 구조가 됐다는 설명이다. BC카드 측은 "본업 특성과 회사의 인력 구성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들어 자체카드 사업에 진출한 만큼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다. 마케팅 및 디자인 등 영역에서 여성 인력 채용이 늘면서다. 2020년 5300만원이던 성별 임금 격차는 2021년과 2022년 4700만원으로 줄었다. 여성 직원 수 역시 2020년 266명에서 지난해 307명으로 늘었다.

BC카드의 성과 평가 지표도 과거보다 다양해졌다. BC카드는 2014년만 해도 주로 수익성 지표를 주된 성과 지표로 삼았다. 수익성(영업수익, 영업이익, EBITDA)과 영업 실적(카드 이용 실적) 등이 사용됐다. 하지만 2023년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같은 재무지표뿐 아니라 카드 매입액, 자체카드 모집 수 등 전략지표, 금융사업과 데이터사업 같은 가치 확장 지표, 그리고 프로세스 개선 같은 구조적 혁신 지표를 통해 성과를 다각도로 평가하고 있다. 단순한 재무 성과에 국한되지 않고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혁신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성과 지표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 전액 현금 지급, 이연 기간은 짧아

BC카드는 성과급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비상장사인 만큼 주식으로 보상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성과급 중 60%는 바로 지급하고 나머지 40%는 즉시 지급한 다음 해부터 3년간 나눠서 지급한다. 고위 임원에 대한 성과급은 기준급의 최대 200%까지 성과에 따라 차등해 지급한다.

과거에 비해 성과급을 이연하는 비중을 높였다. 2014년에는 성과급에 대해 이연지급을 하지 않았다. 2015년 신설되는 보상위원회에서 이연 기간과 이연 지급액 비중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 있었지만 성과급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해 왔다.

다만 여전히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최소한도로 성과급을 이연하고 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따라 성과급의 40% 이상은 최소 3년 이상 이연지급해야 한다. BC카드뿐 아니라 국내 카드사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2021년 보수체계를 변경하면서 성과급의 40~60%를 현금으로 일시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카드도 성과보수의 40%만 3년간 이연해 지급하고 있다.

BC카드 등 금융지주 계열이 아닌 국내 카드사들은 성과급을 주로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해외 금융권은 조금 다르다. 미국은 임원 성과보수의 약 68%를 스톡옵션이나 양도제한부 주식 등으로 지급하는 등 장기 성과에 더 중점을 둔 보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과 호주 등 해외 주요국은 성과보수를 최대 7년까지 이연 지급한다. 장기성과에 따라 최대 7년까지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다.

이에 비해 BC카드는 상대적으로 짧은 이연 기간과 현금 중심의 보수 지급 방식을 택하고 있다. 장기적 성과에 대한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 임원 성과급을 장기적 관점에서 이연해 지급하고 기업 가치와 연계한 주식 보상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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