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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Match up/영풍 vs 고려아연]'선 배당액 확정' 숙제 풀기, 양사 모두 '아직'[주주환원]③영풍 "장기투자자 비율 높아 미개선"…고려아연 "정관 변경 검토 중"

박동우 기자공개 2024-10-10 08:17:33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08: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이사회는 의사결정에 국한하지 않고 주주이익 증진에도 힘써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영풍과 고려아연 이사회 역시 그동안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표를 실현하는데 전념해 왔다. 최근 5년간 영풍은 800억원 넘는 재원을 투입하며 해마다 배당을 지급했고 고려아연은 2조원 이상을 들여 중간배당과 자사주 소각까지 병행해 왔다.

하지만 먼저 배당액을 확정하고 나중에 배당 받을 주주를 확정하는 방향의 배당절차 개선 정책에 부응하는 과제는 양사 모두 풀어야 할 '숙제'다. 영풍은 장기투자자 비율이 높다고 판단돼 배당기준일을 개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고 고려아연은 배당기준일 전에 배당결정이 가능하도록 정관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명시했다.

◇영풍 '별도 FCF 90% 이내 현금배당' 기조

영풍은 주주환원 핵심수단으로 배당을 눈여겨봤다. 올해 반기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등을 통해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약 90% 이내인 주당 1만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있으며 중간배당은 실시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현재 수준인 FCF의 최대 90% 이내로 배당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기술했다.


최근 5년간 영풍은 해마다 172억원을 투입해 결산배당을 실시해 왔다. 2021년 당시 FCF가 1378억원 순유출을 시현했지만 2022년 3월 영풍 이사회는 기존대로 주당 1만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안건을 결의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지배구조보고서에서 "전기요금 인상,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 하락에 따른 영업손실이 발생해 배당 지급이 쉽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전년과 동일한 주당 1만원을 지급했다"고 강조한 부분과 맞닿아 있다.

다만 금융당국에서 추진하는 배당절차 개선안에 부응하는 노력이 미흡했다.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배당을 받을 주주를 설정하는 방식이 정부 정책의 골자다. 하지만 영풍은 결산배당을 지급하면서 기준일을 지난해 12월 말로 설정했고 올 3월 정기주주총회 개최일이 돼서야 배당지급액을 확정했다. 자연스레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에서 현금 배당을 둘러싼 예측가능성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기재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영풍은 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단기매매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성향보다 장기적인 주식 보유를 추구하는 투자자 비율이 높다고 판단돼 배당기준일을 개선하지 않았다"며 "향후 투자 성향이 변경되면 배당기준일을 이사회 결정으로 하는 정관변경을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영풍은 배당 외에 자기주식 매입이나 소각을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자사주 취득·처분 등의 다른 주주환원책을 실시하더라도 주가 관리의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앞으로 재무상태와 투자여건 등을 고려해 다른 주주환원 정책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고려아연, 중간배당 이어 자사주 소각까지 '확대'

고려아연은 영풍과 달리 기업설명회(IR)와 공정공시 등을 통해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공표했다. 2023년 2월에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배당정책'에 따르면 2025년까지 3년 동안 별도실적 기준으로 배당성향을 30% 이상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매년 한 차례 중간배당을 추진하겠다는 원칙도 덧붙였다.


지난해 12월에는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에 걸쳐 4조원을 투입해 배당과 자사주 취득·소각을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 행사에서 공개했다. 2020년 이래 올해까지 5년에 걸쳐 고려아연이 배당한 내역을 살피면 누적 1조7714억원이 집행됐다. 특히 약속대로 2023년에 중간배당을 처음으로 실시한 점이 돋보인다. 당시 주당 1만원을 책정해 1986억원을 투입했고 올해 8월에도 동일한 금액으로 2055억원을 집행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둘러싼 의사결정도 잇달아 내렸다. 지난해 11월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의 건'을 가결하고 올 5월에는 △자기주식 신규 취득 △자기주식 소각 집행을 위한 세부사항 승인 의안을 표결해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올 5월 1000억원어치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한편 1500억원 규모 자사주도 새로 매입했다. 여세를 몰아 8월에는 4000억원을 들여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영풍과 마찬가지로 배당절차 개선을 촉구하는 정부 방침에는 아직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해 지급한 결산배당과 중간배당, 올해 실시한 결산배당 모두 배당 받을 주주들을 확정하는 기준일 이후에 구체적인 금액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현재 배당 기준일 이전에 배당 결정이 가능하도록 정관변경을 검토 중"이라며 "주주들에게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을 제공키 위해 빠른 시일 안에 결정해 시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올 5월 공시한 지배구조보고서에 서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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