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보드]메리츠화재, 계열사 거래에서 문제된 CEO 의결권지주·화재 겸직 CEO 의결권 행사 '이해상충' 우려, 작년부터 의결권 미행사
원충희 기자공개 2024-10-07 08:18:20
[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15:2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는 이사회에 올라온 계열사 간 거래 안건에 대해 최고경영자(CEO)가 의결권을 행사한 일로 금융감독원의 지적을 받았다. CEO가 사내이사이라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게 잘못이지는 않으나 당시 대표이사였던 김용범 부회장이 지주사 CEO도 겸직하고 있던 게 문제였다.메리츠화재의 주주사인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인 만큼 계열사 간 거래의 이해관계자에 해당하는 탓에 이해상충 발생 여부와 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 다만 지난해 11월 김 부회장이 메리츠화재 대표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이 문제가 정리됐다.
◇지주·자회사 겸직 CEO, 계열사 간 거래에 의결권 행사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는 2014년부터 지주사 CEO로 재직했으며 2015년에는 메리츠화재 대표를 겸직했다. 두 회사의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도 겸했다. 이에 따라 지주사와 메리츠화재 간의 거래안에도 의결권을 행사했다.
2022년도 이사회를 열고 의결한 '이사 등과 회사간의 거래 승인의 건'에서 김 부회장은 사내이사로서 찬성 의결을 했다. 이 안건은 상법 제398조에 따라 △주요주주 △주요주주의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주요주주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단독 또는 공동으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50% 이상을 가진 회사 및 그 자회사 △합산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50% 이상을 가진 회사 등과 거래할 경우 미리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사회의 승인도 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써 해야 하고 그 거래의 내용과 절차는 공정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여기서 주요주주는 발행주식총수의 10% 이상의 주식을 소유하거나 이사, 집행임원, 감사의 선임과 해임 등 상장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를 뜻한다. 메리츠화재 입장에선 대주주(당시 지분 60.89%)인 메리츠금융지주 등을 의미했다.
금감원은 이달 초 공개한 메리츠화재 검사결과에서 이 부분을 지적했다. 검사대상 기간(2019년 7월~ 2023년 11월) 중 이 같은 안건이 11건 있는데 여기에 대해 겸직 CEO가 의결권을 직접 행사한 사실이 있다는 점이다. 김 부회장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금융지주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만큼 이사회는 금융지주 및 계열사와의 거래에 있어 이해상충 발생 여부 및 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부터 의결권 미행사, 11월에는 겸직 해제
금감원은 이에 따라 금융지주나 계열사 간의 거래 등 대해 이사회가 의결할 경우 이해상충 및 의결권 제한 여부 등에 대한 점검 절차를 강화하고 안건에 대한 이사의 발언, 문제제기 등의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 및 근거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진에 대한 감독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이 우려한 것은 지주사와 자회사 CEO를 겸직하는 이의 이해상충 소지다. 지주사와 자회사 간 거래에서 겸직 CEO는 이해당사자가 되는 탓이다. 이를 해소할 실무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임원의 의결권 제한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작년 3월 이후 이사회에 올라오는 이사 등과 회사간의 거래 승인의 건에 대해서 김 부회장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상법 제368조 제3항에 의거, 겸직 대표이사의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의결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상장 폐지된 후 메리츠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김 부회장이 그 해 11월 메리츠화재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일단락됐다. 겸직이 해제됨에 따라 계열사 간 거래에서 의결권 제한 등의 걸림돌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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