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2024 이사회 평가]셀트리온, 두터운 사외이사 라인업 대비 '투명성' 미흡[정보접근성]⑥사추위 추천 경로 등 미공개, 이사회 과반만으론 알 수 없는 독립성

최은수 기자공개 2024-10-15 08:20:3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16: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은 총 12명의 이사진 가운데 8명을 사외이사로 세우며 이사회 선진화를 위한 큰 전제 하나를 충족했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외이사들의 선임 과정이나 추천 경로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아직은 이사회 선진화보다 오너의 의사결정에 무게감을 두는 셀트리온의 특성은 정보공개 수준이나 접근성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물론 작년 숨가쁘게 통합법인을 꾸린 점, 바이오업의 특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셀트리온이 과반 사외이사를 이뤘다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기 위한 대장정에 제대로 돌입했다고 보기엔 어렵다.

◇유독 아쉬웠던 사추위 후보 추천·선임 경로 미공개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셀트리온의 정보접근성 항목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셀트리온은 정보접근성 관련 6개 항목 총 30점 만점에서 23점을 획득했다. THE CFO의 이사회 평가툴에 따라 정보접근성 문항은 총 7개이지만 셀트리온은 이사회에 회부된 안건을 두고 반대 의사를 밝힌 이사회 멤버가 없었기 때문에 해당 항목을 제외한 결과다.

이를 평점 5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3.8점이다. 셀트리온의 평가 총점은 255점 만점에 157점이었다. 정보접근성 항목에서 획득한 평점은 구성(3.9점), 참여도(3.9점) 다음으로 높았다. 통상 셀트리온과 비슷한 시가총액을 형성한 대기업 상장사들 또한 3점 중반 대를 초과하는 점수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평이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셀트리온이 정보접근성 항목에서 '평범한' 점수를 받게 된 배경은 사외이사의 후보 추천 경로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는가? 항목과 앞서 반대의견이 없어 평점을 제외한 △이사회 의안 반대 사유를 투명하게 공개하는가?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 평점은 4점을 웃돈다.

셀트리온이 무려 8명의 사외이사를 이사진에 배치했지만 사추위의 활동이나 후보 추천·선임 경로를 공개하지 않았다.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의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선임된 각 이사가 오너 또는 경영진

물론 다수의 사외이사가 이사진에 배치하고 그들의 권한을 제고하는 것이 거버넌스 선진화를 가늠하는 중요한 단초다. 그럼에도 앞서 절차의 미비를 고려하면 셀트리온은 거버넌스 선진화를 위해 아직은 발을 절반 정도만 걸쳐놓았다는 의미다.

◇갈 길 멀지만 변화 행보 시작, 2024년 사추위 활동 재개

비록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추위와 관련한 정보공개 수준은 불비했지만 셀트리온은 그밖의 정보 공개와 관련해선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힘썼다.세부적으로 이사회 활동이나 각 이사회 멤버의 정보, 각종 공시 정보를 최대한 충실하게 공개한 게 일례다.

이는 셀트리온이 바이오 기업 '톱픽'이자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척과 관련해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과 관련이 있다. 업계는 물론 주주들도 셀트리온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두는만큼 대부분의 정보는 접근성을 높이고 공개수준도 상당하다.

과거 관계사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회계부정 의혹이 제기됐을 때 이를 소명해냈던 경험 등도 전반적인 정보공개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더불어 셀트리온은 2024년부턴 다시금 사추위 활동을 재개했다. 앞서 정보 불투명성과 관련한 지적을 개선하기 위한 첫 번째 변화가 시작됐단 뜻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거버넌스 선진화를 위한 정보공개 수준은 단순히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으로 충족할 수 없다. 금융권의 경우 사외이사 후보를 최초로 추천한 제안자나 기관명을 공개하는 등 추천 주체까지 밝히며 선임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정보공개 수준을 제고하는 데 힘쓴다.

이밖에 셀트리온이 정보공개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곳은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한 문항(5점 만점 3점)이었다. 셀트리온은 꾸준히 배당과 자기주식을 매각해 소각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중장기 정책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주환원정책을 잘 시행하는 것과 별개로 관련 정책을 궁금해 하는 주주들을 향한 세심함은 떨어진단 뜻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