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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리 인하 여파]보험사, 자본·수익성 관리 어려워진다⑥지급여력비율 하방 압력…보험손익·장기 투자손익 악화 예상

이재용 기자공개 2024-10-23 12:57:47

[편집자주]

한국은행이 지난했던 통화 긴축기의 종료를 알렸다.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코로나19 이후 찾아온 고금리 시대도 서서히 막을 내리게 됐다. 속도는 느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인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전망이다. 금리 인하기 초입에 들어서며 금융권에도 업황의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감지된다. 은행, 보험, 여전 등 금융업권 곳곳에 나타날 금리 인하의 여파를 조망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09:2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권은 금리에 많은 영향을 받는 금융권 중에서도 특히 민감한 업종이다. 정책금리 피벗을 전망해 자본확충과 채권 교체매매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해 왔으므로 단기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책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등으로 보험사에 부정적인 경영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는 건 우려 요소다.

특히 금리 하락은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의 하방 요인이다.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는 신 지급여력 제도 킥스 하에서는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부채 할인율이 하락해 킥스비율이 감소한다. 보험부채 할인율이 낮아지면 부채로 평가되는 금액이 커져 보험사의 자산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수익성 면에서도 금리 하락은 큰 변동요인이 된다. 운용자산 내 채권 비중이 큰 보험사의 특성상 금리가 낮아지면 단기적으로 평가손익은 늘지만 신규 투자수익률은 하락해 중장기적으론 투자 손익이 감소한다. 또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규모가 줄어 장기적으로 보험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 자본 감소 요인…시작된 킥스비율 하락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사 경과조치 후 킥스비율은 217.3%로 전 분기 대비 6.3%포인트 하락했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사가 216.6%로 1분기 대비 10.3%포인트 악화됐고 손보사는 223.9%로 0.8%포인트 떨어졌다.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한 시장금리 하락과 함께 금융당국의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에 따라 보험부채 산정 할인율이 낮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보험연구원은 금리 100bp 하락 시 생보는 25%포인트, 손보는 30%포인트가량의 킥스비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부채 할인율이 떨어지면 보험부채 평가액이 커진다. 자본에서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 하위항목인 보험계약자산 순금융손익이 감소하면서 자본이 줄어든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기본자본에 즉시 반영돼 킥스비율을 구성하는 분자 항목 가용자본의 변동 요인이 된다.


실제 올해 상반기 경과조치 후 보험사의 가용자본은 260조4000억원으로 올해 1분기 대비 1조8000억원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이 4조5000억원 상승했지만 보험부채가 증가하면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11조9000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가용자본은 지급여력금액을 의미한다.

향후에도 할인율 현실화 방안에 따른 유동성프리미엄 인하와 최장관찰만기 확대 등의 제도강화가 예정돼 있어 보험사들은 킥스비율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보험사의 킥스비율 하락폭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변동과 보험부채는 비선형적인 관계가 있어 금리 상승보다 금리 하락 시 부채변동이 더 크게 발생한다"며 "듀레이션매칭만으로는 금리위험을 감소시킬 수 없고 만기별 현금흐름매칭 등 좀 더 정교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보험수익성 저하 요인…단기 투자손익 증가 전망도

금리 인하는 수익성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우선 본업인 보험수익성 면에서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금리하락으로 신계약 CSM 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장기적으로 보험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보험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일반적으로 보험계약은 현금 유입기간 대비 현금 유출기간이 길어 금리가 하락할 경우 보험계약 최초 인식 시점의 CSM 규모가 감소하게 된다. IFRS17 전환 이후 보험손익 내 CSM 상각액의 중요도가 높아진 가운데 신계약 CSM 규모 감소는 장기 관점에서 보험수익성의 저하 요인이다.

투자손익 면에서는 장단기 전망이 엇갈린다. 운용자산 내 채권의 비중이 높은 보험사의 특성상 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의 방향성은 국채 금리와 유사하게 움직인다. 통상 금리가 추가로 낮아질 경우 신규 투자의 투자수익률이 하락해 장기적으로 투자 손익이 줄어든다.

단기적으로는 금리하락으로 인한 신규 투자수익률의 하락이 운용자산이익률에 반영되는 영향보다 금융자산평가 및 처분이익 증가로 인한 운용자산이익률 상승의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금리하락 시 FVPL금융자산 평가이익 증가로 투자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의 변동성은 국채금리 대비 낮게 나타난다. 이는 저금리 시기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보험사의 금융자산 매각이 증가했고 투자자산 다각화로 투자수익 내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대비 낮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금융자산매각이익은 2020년까지 약 4조4000억원까지 증가했으며 투자수익 내 이자수익 비중은 2013년 70.2%에서 2023년 40%로 하락했다. IFRS17과 함께 IFRS9을 적용하면서 금융자산 내 FVPL금융자산 비중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금리 하락 시 평가이익 증가로 투자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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