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뉴베스트, 사모펀드 패시브 투자 새 지평 열겠다"에드워드 탈모어 대표 “배타적 시장서 접근성·수익성 높일것”
황원지 기자공개 2024-10-31 09:16:56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시장은 배타성이 강하다. 특정 소수의 출자금으로 운용되다보니 투자 기회도 제한적이다. 때문에 펀드를 고르거나, 여러 운용사의 펀드에 분산투자를 하는 등 공모펀드 시장에서 가능한 전략이 거의 통하지 않는다.‘사모시장에서도 공모시장처럼 패시브 투자를 할 수는 없을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운용사가 있다. 바로 미국의 뉴베스트(Newvest)다. 글로벌 상위 50개 사모펀드에 분산투자를 통해 사모펀드 시장에서 패시브 투자를 구현했다. 더벨은 에드워드 탈모어 게라 뉴베스트 대표(사진)를 여의도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뉴베스트는 2022년 설립된 사모펀드 운용사다. 2023년 출시한 ‘PE50’과 ‘PD50’이라는 대표 상품을 가지고 있다. PE50은 글로벌 상위 50개 사모펀드(PEF)에 분산투자하는 컨셉트의 재간접 펀드다. 먼저 매년 펀드 사이즈 기준 상위 50개 PEF를 선정한다. 그리고 이들 펀드가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만큼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를 매년 말 출시한다.
사모펀드 시장은 이름이 유명하다고 항상 뛰어난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다. 뉴베스트에 따르면 사모시장의 경우 직전에 모집한 펀드의 실적이 상위 25% 성과를 달성했더라도, 다음 모집 펀드의 성과가 상위 25%를 달성할 가능성은 4분의 1에 불과했다. 2023년에 설정된 펀드가 최고의 성과를 냈더라도 2024년에 설정한 펀드가 비슷한 수준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뜻이다.
뉴베스트는 포트폴리오 분산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성과가가 뛰어난 펀드 한 두 개를 체리피킹 하기보단 시장 전체에 패시브로 투자하는 전략이다. 규모로 상위 50개 PEF만 뽑아도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시장을 복사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용사 선택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에드워드 탈모어 게라 대표는 대학원 시절 연구에서 사모펀드 시장의 패시브 투자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 주제가 공모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전략 중에 사모시장에서 아직 시도되지 않은 게 무엇인가였다”며 “이 때 찾은 게 ETF와 같은 포트폴리오 기반 패시브 투자”라고 설명했다. 이 주제로 MBA를 졸업한 그는 이후 사모펀드를 가르치는 교수로 일하다 2021년 뉴베스트 팀을 꾸린다.
패시브 투자가 효과적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실현하는 건 또다른 문제다. 50개 PEF에 대한 접근이 모두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뉴베스트는 업계 경력이 수십년이 넘은 팀원들로만 구성돼 있어 첫 상품을 만들기가 수월했다. 탈모어 게라 대표는 “우리 팀은 사모펀드 시장에서 수십년간 일해온 인력들로 구성돼 있다”며 “상품을 처음 만들었을 때 KKR과 블랙스톤 등 수백 명의 GP들과 미팅을 가졌는데, 이들의 90% 이상은 우리 팀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GP들이 우리 펀드에 투자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사모펀드 운용사는 경쟁사의 펀드에 투자하고 싶더라도 실제로 집행하긴 어렵다. 내부적으로 승인받는 것부터 투자기회를 잡는 것까지 난관이 많아서다. 하지만 뉴베스트는 시장 전체에 구조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포트폴리오 분산이 가능하면서도 접근이 쉽다. 탈모어 게라 대표는 “현재 뉴베스트 펀드 LP 중 75~80%가 여기에 동의한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들”이라고 말했다.
접근성도 ETF처럼 기존보다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뉴베스트는 세계적인 사모펀드를 매년 모집된 금액에 비례해 자동으로 분산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때문에 자금 규모가 큰 기관투자자들만 접근할 수 있었던 시장에 개인 투자자들도 손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된다. 탈모어 게라 대표는 “전통적인 기관투자자 외에도 패밀리오피스와 같은 자금규모가 큰 개인 고객에게 원스톱으로 사모펀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기존 사모펀드에 비해 월등하다. 이전까지 기관투자자가 사모펀드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PE에 대한 심사 등 복잡한 행정 절차와 자금 송금 절차를 거쳐야 했다. 뉴베스트는 수많은 LP들을 위해 이를 대신 수행해 50개 펀드에 분산투자하면서도 행정절차를 간편하게 만들었다. 캐피탈콜도 분기마다 한번씩 모아서 처리하고, 자금세탁방지 관련 서류 접수도 한번에 완료할 수 있다.
탈모어 게라 대표는 "특히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점은 운용보수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뉴베스트는 운용보수가 없이 성과보수만 받는다. ETF처럼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면서 동시에 수수료율을 크게 낮췄다. 수수료 방식은 LP에게 유리한 유러피안 워터폴 방식으로 LP들이 투자한 모든 자산을 회수한 이후부터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게 구조를 짰다. 수수료를 두 번 받는 기존의 재간접 펀드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이다.
신생사인 만큼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먼저 팀원들이 직접 자기자본을 투자해 운용보수를 받지 않는 초기 몇 년간의 비용을 대며 책임투자 구조를 갖췄다. 또한 매년 그 해 펀드가 출시된 이후엔 운용에 큰 노동력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도 구조의 안정성을 강화한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투자 이후 매니저의 운용 능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뉴베스트는 패시브 투자인 만큼 매니저의 역할이 영향이 크지 않아 10년 만기까지 운용이 수월하다.
뉴베스트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를 만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회사를 세운 미국에서 처음 시작해 초반에는 멕시코, 칠레 등 중남미의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상품을 소개했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나 이스라엘 등 중동에 위치한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이들이 관심이 많은 기후변화와 관련한 상품(GET28)도 내놓았다.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권으로도 접촉을 늘려갈 계획이다.
에드워드 탈모어 게라 뉴베스트 대표는 "첫 번째 상품을 출시했을 때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었다"며 "공모 시장에서 패시브 상품이 파괴적 혁신을 만들었던 것처럼, 사모 시장에서도 패시브 투자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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