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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배터리 투자, LG화학 불안한 레버리지 지표 3분기 부채비율 4.5%p 상승, LG엔솔 누적 CAPEX '9.5조'

김위수 기자공개 2024-10-30 08:31:49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은 올해 내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한 분기도 빠지지 않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하락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영업이익은 48.8% 빠진 상태다.

부진한 실적이 누적되며 재무지표에도 악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특히 올 상반기까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돼 온 레버리지 지표가 3분기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100% 가까워지는 부채비율

28일 LG화학이 공개한 IR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회사의 연결 부채비율은 94.7%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인 지난 2분기 부채비율(90.2%) 대비 4.5%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대거 조달한 뒤 LG화학의 부채비율이 90% 중반대로 올라선 것은 이번 3분기가 처음이다.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IPO 이후 80% 안팎을 유지해오던 LG화학의 부채비율은 지난해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IPO 당시 조달한 현금이 고갈된 LG에너지솔루션의 차입금 규모가 확대세를 보이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같은날 공개된 LG에너지솔루션의 IR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총차입금은 직전 분기 13조원에서 올 3분기 16조8990억원으로 4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LG화학의 총차입금은 28조1000억원으로 지난 2분기(24조8000억원)에 비해 3조3000억원 많아졌다. 같은 기간 LG화학의 차입금의존도는 29.5%에서 31.6%로 2%p 올랐다.


문제는 앞으로 레버리지 지표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 지역에서만 총 8개의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버는 돈을 크게 상회하는 금액을 투자에 쓰고 있다. 올 1~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조988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같은 기간 누적 CAPEX는 9조4740억원으로 EBITDA의 세 배가 넘었다.

하지만 4분기 현금창출력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영업이익 규모가 올 3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LG화학 측은 이날 실시한 컨퍼런스콜을 통해 "4분기 경영 실적은 제품 스프레드 개선, 신설 공장 가동률 상승 등으로 전분기 대비 개선되겠지만, 획기적인 실적 개선은 어렵다"고 관측했다.

◇LG화학은 투자계획 조정

이에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몫을 제외한 자본적지출(CAPEX) 규모를 대폭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LG화학은 올해 CAPEX로 4조원(LG에너지솔루션 CAPEX 제외)을 예정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이후 LG화학은 CAPEX를 3조원대 초중반대로 축소하겠다고 밝혔고, 이어 올 3분기 실적발표 이후에는 2조원대 중반으로 하향조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지소재 부문에 대한 투자도 속도조절에 돌입한 상태다. 2026년까지 연산 28만톤(t)의 양극재 생산체계를 갖추겠다는 기존 계획을 수정, 목표치를 연산 20만톤으로 조정했다. 또 분리막 공장의 증설 계획은 아예 백지상태로 되돌렸다.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CAPEX 집행으로 레버리지 지표가 치솟는 상황이다. 이를 제외한 LG화학의 CAPEX를 축소해 재무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내년 역시 CAPEX 집행계획을 보수적으로 세우겠다는 것이 LG화학 측의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LG화학 측은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LG화학 측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경우나 여러 상황에 따라 활용 가능한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 구체적인 매각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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