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밸류업 점검]'격변' 반도체 소재, 기업가치 반영 본격화하나②앱솔릭스·ISC 중심 사업재편, 유리기판 공장 가동·밸류업 계획 '관건'
김위수 기자공개 2024-12-18 07:55:23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SKC가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 밸류업의 핵심이 된 반도체 소재 사업은 다른 사업 부문과 마찬가지로 큰 변화를 겪었다. SKC에서 진행하던 반도체 소재 유관 사업을 2021년 반도체 소재 자회사 SK엔펄스(옛 SKC솔믹스)로 모았다.같은 해 SKC의 또 다른 자회사 SK텔레시스 역시 통신장비 사업 매각을 통해 반도체 소재 사업부만 남겼다. SK엔펄스는 2023년 SK텔레시스를 흡수합병했다.
반도체 소재 사업 중에서도 SKC의 사업 비전과 맞지 않는 사업은 과감하게 잘라냈다. SK엔펄스 매출의 70%를 차지했던 파인 세라믹스 사업을 비롯한 웨트케미칼, 세정 사업을 지난해부터 올초에 걸쳐 매각했다. 동시에 2021년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유리기판 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약 3300억원을 들여 앱솔릭스를 설립했다. 또 지난해 5225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테스트 소켓 사업을 하는 ISC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앱솔릭스-ISC 중심으로 전열 재정비
SKC는 반도체 소재 사업재편을 통해 사업의 외형을 크게 줄이는 대신 내실을 다지고 성장성을 확보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SKC 반도체 사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달라진 경향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2022년 6000억원에 달했던 SKC의 반도체 소재 부문 매출 규모는 이듬해인 2023년 1259억원으로 80% 축소됐다. 파인 세라믹스·웨트케미칼·세정 사업을 중단사업으로 분류한 결과다.
매출 규모는 크게 쪼그라들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상승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들이 정리된 데다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분류되는 반도체 테스트 소켓 사업이 2023년 4분기부터 SKC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23년 SKC의 연결 영업이익률은 10.5%로 직전해인 2022년 대비 5.7%포인트(p) 높아졌다. 올들어 SKC의 1~3분기 연결 영업이익률 역시 20.6%까지 치솟았다.
최근의 SKC 반도체 소재 사업 실적은 전적으로 ISC가 이끌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올 1~3분기 ISC의 매출은 1352억원, 영업이익은 373억원이다. SKC의 1~3분기 반도체 소재 사업 실적(매출 1834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중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때 SKC 반도체 소재 사업의 핵심이었던 SK엔펄스의 경우 올 1~3분기 매출 492억원, 영업손실 9억원을 냈다. 파인 세라믹스 등 사업을 정리한 뒤 마땅한 캐시카우를 찾지 못하고 있다.
SKC의 반도체 소재 사업이 ISC와 앱솔릭스 중심으로 정리된 모습이다. 앱솔릭스는 적자 자회사이기는 하지만 아직 사업을 개시하지 않았다.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준비 중이다. SK그룹은 앱솔릭스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조지아주 앱솔릭스 공장에 방문해 "앱솔릭스가 생산할 유리 기판은 반도체 제조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년 밸류업 '원년'될까
SKC는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1만2000㎡ 규모의 유리 기판 공장을 올 상반기 중 완공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앱솔릭스는 확정된 반도체 칩 제조 고객사 향 제품에 대한 품질 인증을 준비 중이다. 인증을 완료한 뒤 내년 하반기 중 앱솔릭스의 유리 기판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향후 SKC는 앱솔릭스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앱솔릭스 유리 기판 사업의 가치는 내년 SKC의 밸류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리 기판 매출이 본격화되는 2025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신사업 부문의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소재 사업의 다른 축인 ISC는 국내 상장사로 자체적인 밸류업에 나선다. ISC의 밸류업은 SKC의 지분가치 상승,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ISC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20%, 총주주환원율(TSR) 30%, 환경·사회·지배구조(ESG) A 등급 등을 달성할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ISC의 ROE는 7.46%에 불과했다. ROE 개선을 위해 ISC는 이익규모를 확대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 고객사 확대와 생산능력 확충, 연구개발(R&D) 인프라·역량 확보, 인수합병(M&A)을 2027년까지 5000억원 규모로 연간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명시된 배당정책은 없지만 ISC의 배당성향은 높은 편이다. 지난해 ISC의 연결 배당성향은 31%, 최근 3개년(2021~2023년) 평균 배당성향은 21.4%로 나타났다. 실적 우상향과 배당 등 주주환원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이루려는 흐름이다. ISC의 주가가 여기에 반응할 경우 TSR 역시 오르게 된다.
여기에 ESG 경영 고도화를 통해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SKC는 ISC와의 공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ISC의 ESG 경영 선진화를 돕고 있다. 실제 올해 한국ESG기준원(KCGS)이 평가한 ISC의 ESG 등급은 B로 나타났다. D등급을 받은 지난해에 비해 등급이 크게 상향조정된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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