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밸류업 점검]'기업가치 제고' 반도체 소재 사업에 달렸다①이차전지 부진 장기화, 반도체 소재 강화…AI 업고 주가 '상승'
김위수 기자공개 2024-12-18 07:54:58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SKC가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2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는 일찌감치 비즈니스모델(BM) 혁신을 통해 사업구조 재편을 실시했다. 필름 등 석유화학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짜여있던 SKC는 중심축을 반도체·모빌리티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비즈니스모델(BM) 혁신은 숨 가쁘게 진행됐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미래 성장동력이 될 사업을 자회사로 모았다. 이차전지 소재 동박 제조사인 SK넥실리스(옛 KCFT)와 반도체 테스트솔루션 기업 ISC를 인수한 일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미래 비전과 맞지 않는 사업들은 과감하게 잘라냈다.
과감한 사업재편에 시장도 화답했다. SKC BM 혁신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는 SK넥실리스 인수 직전인 2019년 말 1조9000억원대였던 SKC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3조862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차전지 긴 '캐즘', 기댈 곳은 반도체
BM혁신을 진행하던 초창기만 해도 SKC의 가장 큰 기대주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하는 SK넥실리스였다. SKC가 SK넥실리스에 들인 금액은 당시 회사의 총자산의 30%가 넘는 1조2000억원여였다. 과감한 투자결정은 SKC가 BM혁신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2020년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SK넥실리스는 SKC 밸류업의 중심에 있었다.
SK넥실리스 인수 후 2021년까지 SKC의 기업가치는 줄곧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2019년 말 1조9143억원이었던 SKC의 시가총액은 2021년 11월 26일 7조5547억원까지 올랐다. 약 2년간 시총 상승률이 294.6%에 달했을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 시기 SKC의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은 전적으로 이차전지 사업에 대한 성장성이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장에 유입된 유동성이 밑받침이었다. 해외거점 확장, 음극재·양극재 사업 추진 계획 발표, 투자금 조달 등 이차전지 소재 사업과 관련한 호재가 있을 때마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2022년 이후 SKC의 주가가 하향세로 돌아선 것은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의 영향으로 시장 전반이 침체된 탓이다. 단 이 시기 이차전지 업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동박업계다.
2022년까지 SK넥실리스의 영업이익은 전년비 성장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주가가 크게 빠진 것은 업황 악화의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중국 동박 기업들이 증설에 나섰고 경기둔화에 따른 구리 가격 하락세에 동박 판가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동박 시장의 업황 악화로 인한 SKC의 주가 부진은 2023년까지 이어졌다.
2023년까지 SKC의 주가를 움직인 사업은 동박이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SKC의 주가 그래프는 동박 제조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솔루스첨단소재와 큰 흐름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왔던 점이 이를 보여준다.
◇올들어 '나 홀로 상승' 배경에는 AI
올들어 SKC의 주가는 동박 업체들과는 완전히 다른 추이를 보이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가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SKC의 주가는 변동폭이 커졌지만 큰 흐름에서는 상승세다.
특히 지난 6월 중에는 시총이 7조3957억원까지 올랐다. 2021년 이후 SKC의 시총이 7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6월 14일과 17일이 유일하다.
SKC 주가 흐름은 회사의 '간판사업'이 또 한 번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올들어 SKC의 주가를 주도한 사업은 반도체 사업이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시장의 관심 증폭은 AI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으로 옮겨갔다.
SKC는 미국 앱솔릭스, 우리나라 ISC 등을 통해 반도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앱솔릭스는 차세대 반도체용 글라스 기판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SKC가 2021년 설립해 2억4000만달러(약 3200억원)을 투입했다.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기업 ISC는 SKC가 지난해 약 5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45.03%를 인수한 기업이다.
SKC가 기댈 곳은 반도체 소재 사업밖에 없기도 하다. 동박 사업과 기존 화학 사업의 적자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반도체 소재 사업은 사실상 SKC가 흑자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분야다. SKC가 최고경영진인 박원철 대표와 유지한 경영지원본부장을 각각 앱솔릭스, ISC의 대표이사로 선임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SKC의 밸류업 역시 반도체 소재 사업에 달려있는 상황이 됐다. SKC의 국내 반도체 소재 자회사인 ISC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하며 밸류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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