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독 길었던 여름이 끝나고 짧아진 가을을 지나고 있다. 가을의 끝자락인 11월은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미국의 추수감사절 등이 있는 달로 봄과 여름 간 노력의 결실이 드러나는 시기다.산업계에서는 누군가에는 기회, 누군가에는 위기가 될 수 있는 정기인사가 이뤄지는 시즌이기도 하다. 여러 하마평이 등장하면서 인사철이 다가왔음을 체감하는 요즘이다.
올해는 특히 삼성전자를 향한 관심도가 높다.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짐에 따라 경영진 교체 등 적잖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이재용 회장이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아 더더욱 주목을 받는다.
이번 인사에서는 반도체를 다루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관전 포인트다. 실적과 별개로 가라앉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이 늦어지는 등 기술력 저하가 지적되는 데다 엔지니어들의 이탈이 가속화한 탓이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시되는 가운데 최소 사장단 일부는 퇴진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실상 올 5월 부임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을 제외한 모두가 잠재적 인사 대상자로 여겨진다. 뒤이어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예고된다.
DS부문에 시선이 몰리는 게 사실이나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 사업지원TF 등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모바일, 가전 등 사업도 주춤하고 대형 인수합병(M&A) 전무, 신사업 성과 미미 등이 맞물린 결과다.
삼성 위기에 관한 증언이 쏟아지는 가운데 공통적으로 지목되는 것이 의사결정에 대한 부분이다. 컨트롤타워 부재로 계열사 간 시너지가 부족하고 기술통보다는 재무나 법무 등에 밀접한 이들이 최종 판단을 내리는 점이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삼성전자는 정보기술(IT)이 바탕인 기업이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보다 엔지니어 등 입김이 약해지면서 전반적인 경쟁력이 낮아졌다는 게 중론이다.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 미·중 분쟁 장기화 등 대내외 이슈가 상존하지만 근원적인 힘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술 인재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중 삼성전자 정기인사 단행이 유력하다. 규모는 역대급일 가능성이 크다. 승진하는 이들에게는 온화한 수확의 계절, 물러나는 이들에게는 냉정한 책임의 계절이다.
최근 만난 전 삼성전자 임원은 현재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한마디를 남겼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겠죠. 이번에도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그대로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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