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 밸류업 점검]공동재보험 활성화 전망, 신사업 육성 탄력받나⑥금리위험 이전 기능, 재무건전성 관리 수단 부상…코리안리 7건 중 3건 담당
강용규 기자공개 2024-11-13 12:33:42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뿐만 아니라 포함되지 않은 기업들도 차후 지수 구성 종목의 변경에 대비하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코리안리는 아직 별도의 계획을 내놓지 않았으나 그간의 꾸준한 실적 성과와 주주환원활동이 투자매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코리안리의 기업가치 평가에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07: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계를 지배하는 저성장 전망은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재보험(코리안리)에게도 달갑지 않은 일이다. 고객사인 원수보험사의 저성장은 코리안리의 안정적 자본관리와 꾸준한 주주환원의 가장 큰 원동력인 이익 창출능력이 불안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이에 코리안리는 공동재보험을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해왔다. 공동재보험은 최근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등으로 원수보험사들의 자본적정성 관리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유력한 대응 방안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코리안리도 신성장동력 육성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착실한 제도 도입 대비 힘입어 초기시장 독주
공동재보험은 보험위험만을 재보험사에 이전하는 일반적 재보험과 달리 금리위험 등 다른 위험도 총괄적으로 이전하는 재보험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금융당국의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을 통해 2020년 6월 도입된 제도다.
코리안리는 2018년 공동재보험 인수 전담조직을 설치하는 등 제도 도입 이전부터 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제도 도입이 확정된 직후인 2020년 7월에는 글로벌 투자회사 칼라일과 공동재보험 인수와 관련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코리안리는 국내 유일의 전업 재보험사이지만 국내에서 영업 중인 유일한 재보험사는 아니다. 스위스리, 뮌헨리, 스코리, RGA 등 세계 유수의 재보험사들이 한국에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들은 이미 공동재보험과 관련해 노하우를 충분히 축적하고 있다. 실제 제도 도입 이후 가장 처음으로 체결된 계약건도 2021년 3월 RGA와 ABL생명 사이에서 나왔다.
다만 RGA와 ABL생명의 계약은 총 규모가 100억원에 불과한 테스트딜 성격의 계약이었다. 의미 있는 규모로 한정하면 코리안리가 2022년 1월 신한라이프와 체결한 2400억원 규모의 계약 인수가 최초다.
이후 코리안리는 삼성생명과도 2022년 11월 5000억원, 2023년 11월 74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국내 보험시장에서 공동재보험 계약을 가장 많이 인수한 재보험사로 발돋움했다. 보유 총액은 1조4800억원으로 RGA의 3600억원, 스위스리의 3000억원보다 확연히 많다. 시장이 아직 크게 개화하지는 않았으나 그간의 준비를 발판삼아 앞서가는 모습이다.
◇규정이 뒷받침하는 시장 개화의 수혜
올해 원수보험사들은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와 같은 제도 변경과 금리 하락 등으로 인해 자본적정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원수보험사들의 대응책으로 보험위험만이 아니라 금리위험까지 재보험사에 이전할 수 있는 공동재보험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앞서 10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금리 위험의 전가를 통한 요구자본 축소와 IFRS17의 회계상 자본 변동성 완화를 통한 가용자본 관리 등 공동재보험을 통해 원수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코리안리는 국내 공동재보험시장이 더욱 개화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재보험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 보험업감독규정상 외국계 재보험사가 국내 원수보험사와 거래를 할 때 국내 지점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국경간 거래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만 코리안리로서도 부담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2020년 제도 도입 이후 아직 3건의 계약만을 체결했을 뿐이다. 노하우가 충분히 쌓였다고 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로 인한 수요가 코리안리에게 집중될 경우 원수보험사로부터 이전받는 리스크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보유 계약금액을 늘리는 데만 치중하는 외형 중심의 성장보다는 계약의 수익성을 더욱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코리안리의 영업기조"라며 "공동재보험과 관련해서도 언더라이팅(사전심사) 단계에서부터 세밀한 검토를 통해 안전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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