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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엔켐,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미분리…이사회 기능 '물음표'255점 만점에 95점…6개 항목 평균 평점 1점대

안윤해 기자공개 2024-11-14 10:21:4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14: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8위 기업인 엔켐은 국내 이차전지 전해액 전문기업이다. 회사는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에 따라 국내 전해액 시장점유율 1위 자리에 올라섰다. 회사는 국내 이차전지 시장에서는 리딩기업으로 꼽히지만, 자산규모가 크지 않은 탓에 아직 기업지배구조보고서도 마련하지 않았다.

엔켐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마련하지 않은 만큼 이사회 평가에서 전반적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더불어 이사회와 관련한 정보들도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불투명한 이사회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이번 평가에서 견제기능과 참여도 부문을 제외한 이사회 각 영역이 평점 5점 만점 중 2점을 넘기지 못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정보접근성, 구성 등의 지표가 일제히 1점대의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총점 255점에 91점…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미분리

THE CFO가 자체 평가 도구를 제작해 '2024년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이번 평가는 2023년 사업보고서와 2024년 반기 보고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아 이뤄졌다. 해당 자료들을 바탕으로 6대 공통지표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추출해 이사회 활동을 살펴봤다.


엔켐은 이사회 운영과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95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엔켐은 모든 항목의 평균 점수가 1점대 또는 2점대를 기록했다. 6개 항목에 대한 평균 평점은 1점대 후반이다. 개별 항목으로 나눠보면 △구성 1.8점 △참여도 2.7점 △견제기능 2.3점 △정보접근성 1.6점 △평가개선프로세스 1.9점 △경영성과 1.4점을 각각 받았다.

엔켐은 이사회 평가 중 구성 항목에서 평균 1.8점을 받았다. 사실상 이사회 구성이 적절하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엔켐의 이사회는 총 7명으로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오정강 대표이사가 맡으면서 관련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회사 경영의 기본방침 및 업무집행에 관한 중요사항 등을 의결하고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독해야 하는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기 힘든 구조다.

엔켐은 이사 추천 관련 정보에 대해서도 제대로 공시하지 않고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역량지표(BSM) 모두 구성돼 있지 않다. 사외이사 지원조직도 별도로 운영되지 않는다.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회의나 활동도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평가 기간 동안 사외이사만으로 이뤄진 회의는 단 한차례도 개최되지 않았다.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도 1.6점의 미흡한 점수를 받았다. 엔켐은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내역을 공개하지 않을 뿐더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회사 홈페이지에도 게시하지 않았다.

또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역시 마련하지 않아 투자와 일반 대중들의 정보접근성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환원 정책도 부정 평가를 받았다. 엔켐은 배당 자체가 없을 뿐더러 주주환원 정책 등 중장기 계획을 미리 공시하고 있지 않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1.9점…경영성과도 '미흡'

대부분의 항목의 평균점수가 5점 만점에 2점 안팎인 가운데 평가개선 프로세스도 1.9점을 기록했다. 회사는 각 이사회 활동에 대한 자체 평가를 수행하지 않고있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가 없는 점도 부정적인 평가 포인트다. 엔켐은 이사회 구조 등을 평가하는 외부 거버넌스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의 윤리성은 인정받았다. 지난 한해 동안 사내이사나 사외이사가 사회적 물의나 사법적 이슈에 연루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엔켐의 이사회는 경영 성과에서 평균 5점 만점 중 1.4점을 받는 데 그쳤다. 투자와 재무건전성, 경영성과 등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지표다. 평가 대상 항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이다.

회사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문항에서는 최고점인 5점을 기록했으나, 재무건전성에 해당하는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 나머지 10개 문항에서는 모두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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