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메디톡스, '오너 의장 체제'로 구성·견제기능 '낙제점'이사회 내 별도 소위원회 미설치…경영성과, '2.8점' 가장 높은 점수
유정화 기자공개 2024-11-15 08:16:5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14: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디톡스는 국내 1세대 보툴리눔 톡신(이하 보톡스)를 제조한 바이오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메디톡신을 통해 보톡스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주목 받았다. 2000년 설립 이후 2009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현재는 일본, 브라질 등 세계 6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회사로 성장했다.이사회 평가에선 전반적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이사회 구성과 견제기능, 평가개선 프로세스 등 3개 지표에서 모두 1점대를 기록했다. 이사회 의장은 오너인 정현호 대표다. 대주주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견제기능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아 이사회의 독립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평가다.
◇총점 255점에 98점…매출 성장 대비 아쉬운 영업손익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상반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메디톡스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이사회 운영과 활동을 분석한 결과 메디톡스는 255점 만점에 98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건 경영성과 항목이다. 평가 요소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총자산수익률(ROA)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이다. 해당 기업의 실적이 KRX 300의 평균값 대비 얼마나 뛰어난 성과를 냈는지 판단해 배점한다.
총 11개 문항에서 결과는 극단으로 갈렸다. 6개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고, 5개 문항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총 55점 만점에 31점을 받아 평점은 2.8점이다. 지난해 초 메디톡스의 주가는 12만7200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말 24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 관련 지표인 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 등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영업이익 성장률은 아쉬웠다. 메디톡스의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2109억원, 영업이익은 23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3%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62.9% 역성장했다. ROE와 ROA는 각각 2.13%, 1.6%로 KRX 300 평균치(6.82%, 3.76%)를 하회해 1점을 받았다.
정보접근성 항목에선 총점 35점 가운데 15점을 받았다. 평점은 2.1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를 통해 이사회에 관한 내용을 상세하게 기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사업보고서에서 연간 주주환원정책을 공시한다는 점에서 3점을 받았다.
반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있지 않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아 최하점을 받은 항목도 있다. 회사는 올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현재 이사회 구성으로도 사외이사후보군의 선정 및 관리, 주주총회 추천 등의 역할을 이미 충실히 수행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너, 이사회 의장 '미분리'…참여도도 부진
메디톡스는 구성 지표에서 45점 만점에 13점을 받았다. 평점은 1.4점이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메디톡스의 이사회는 총 5명으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오너인 정현호 대표이사가 맡아 관련 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메디톡스는 이사회 내 별도 소위원회를 두고 있지 않다. 이렇다 보니 소위원회 수와 구성원을 묻는 항목에서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사외이사의 지원은 재무전략실에서 맡아 진행하고 있다. 사외이사를 위한 교육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메디톡스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의 경력과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 교육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업무 수행 관련 교육이 필요한 경우나 사외이사의 요청이 있는 경우 즉시 필요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견제기능 지표에서도 45점 만점에 13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고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회의가 열리지 않아 1점을 받았다. 최고경영자 승계 관련 명문화된 규정도 마련하고 있지 않아 관련 항목에서 최하점를 받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는 35점 만점에 10점을 받았다. 이사회 활동에 대한 내부평가와 외부평가 수행 등의 내용은 기술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는지,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 결과를 공시하는지, 이사회 평가 결과를 근거로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는지 등의 항목이 모두 최하점에 머물렀다.
해당 지표에서 유일하게 높은 점수를 받은 건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등급을 묻는 문항이었다.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올해 ESG 종합 등급 B+를 받아 4점을 획득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D등급을 받은 바 있다.
참여도 지표 평점은 2점이다. 총 40점 만점에 16점을 받았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이사회는 총 23회 열려 이사회 개최 횟수를 묻는 항목에서 최고점인 5점을 획득했다. 해당 이사회에 대한 구성원들의 평균 참여율도 90% 이상으로 높았다. 이사회 구성원들이 해당 이사회에 성실하게 회의에 참석하는지를 묻는 항목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
그러나 나머지 6개 참여도 문항에서 모두 1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후보 풀(Pool)에 대한 관리 활동, 감사위원회·기타위원회 개최, 사외이사에 대한 정기 교육, 감사위원회를 위한 지원 조직 등을 묻는 항목에서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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