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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잠재력 큰 사모 신용시장, 한국에서도 기회 모색"최영 킹스트리트 글로벌 운용 파트너

뉴욕(미국)=안준호 기자, 윤진현 기자 공개 2024-11-15 20:05:1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1: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 신용(Private Credit) 시장은 국내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에게 낯선 분야다. 지난 2021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는 물론 경영투자형 사모펀드도 대출형 펀드 운용이 가능해졌으나 성장세는 더딘 편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이 시장을 겨냥한 크레디트 펀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리스크는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기관들도 관련 상품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뉴욕에서도 이런 흐름은 마찬가지다. 더벨은 킹스트리트캐피탈(King Street Capital·이하 킹스트리트)의 최 영(Young Choi) 파트너를 만나 사모신용 시장의 현재 상황과 향후 성장세를 물었다. 최 파트너는 킹스트리트의 글로벌 운용 총괄(Global Head of Trading)을 맡고 있다.

◇총 운용자산 270억달러 '돌파'…투자 기회 탐색 '방점'

크레디트 펀드는 PEF 자금을 기업 대출이나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사모대출펀드(Private Debt Fund), 구조화 채권이나 부실 자산 등 보다 넓은 범위의 자산에 투자하는 사모신용펀드(Private Credit Fund)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크레디트 펀드가 기업의 주요한 자금 조달 수단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다이렉트 랜딩(Direct Lending) 이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상품들이 존재한다.

1995년 설립된 킹스트리트의 주력 분야는 기업 신용, 부실채권, 구조조정, 부동산, 그리고 구조화 금융 등이다. '운용자산(AUM)'은 약 270억달러(38조원) 규모에 달한다. 시장의 불확실성이나 변동성이 클 때 발생하는 특수한 투자 기회를 찾아내는 전략을 취한다.

킹스트리트에서 글로벌 운용 총괄을 맡고 있는 최영 파트너(사진)는 2006년 회사에 합류했다. 그는 1999년 듀크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학부 졸업과 동시에 베인앤컴퍼니에서 컨설팅 업무를 익혔다.

그가 자산운용 파트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글로벌 헤지펀드인 시타델에 합류한 시점으로 알려졌다. 시타델에서 하이일드 그룹의 신용 분석가로 일했다. 약 20억달러 규모의 미국 레버리지론(Leveraged Loan)과 대출담보부증권(CLO·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 포트폴리오를 관리했다.

최 파트너는 "컨설팅 업무를 맡다 헤지펀드에 합류한 뒤 사모 신용 시장의 매력을 알 수 있었다"며 "조달에 한계가 있는 이들의 파트너로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영 킹스트리트캐피탈 글로벌 운용 부문 파트너가 지난 13일(현지시간) 킹스트리트 뉴욕(미국) 오피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답하고 있다.
◇글로벌 사모 신용 시장 지속 성장 전망…보텀업 투자 '강조'

최 파트너는 글로벌 사모 신용 시장이 앞으로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 뿐만 아니라 추가 자본 조달을 고려하는 기업에게도 사모신용 시장이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진단이다.

그는 "은행들이 특정 대출 활동의 비중을 줄이면서 사모 신용 시장 플레이어들에게 지속적인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며 "유연한 금융 솔루션을 모색하는 기업들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높은 수익과 낮은 변동성 등 구조적 이점을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사모 신용 또는 사모 대출 시장은 '직접 대출(direct lending)' 상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주력 대상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미들마켓(middle market)'이다. 통상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5000만 달러 이하의 중소 규모 기업을 의미한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전후 은행의 대출 집행이 보수적 기조로 선회하며 미들마켓 시장 규모가 커졌다.

단 성장세만큼이나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등장하면서 경쟁 강도 역시 치열해진 편이다. 최 파트너는 "150억~2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펀드들이 나타나며 딜 소싱 경쟁이 심해졌고, 이는 수익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킹스트리트의 경우 다른 운용사들이 다루지 않는 영역에서 차별화된 수익을 포착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킹스트리트는 개별 기업이나 상황에 집중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가장 선호하는 전략은 저평가된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 투자다.

최 파트너는 "현재 시장에서 디폴트 위기에 처한 기업은 극히 적지만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은 여전히 많고, 그런 곳에서 가장 흥미로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사업적으로는 유망하지만 부채가 지나치게 많은 기업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킹스트리트의 강점은 30년 가까운 업력을 통해 구축한 노하우에 있다. 사모신용 투자의 경우 적절한 대상을 찾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능력이 수익률을 결정한다. 때론 대출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 부채를 재구조화하거나 추가 유동성을 투입해야 하는 일도 발생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투자 성과를 결정하게 된다.

최 파트너는 "킹스트리트는 투자 대상의 기존 재무구조와 부채 현황을 살펴보고 추가적인 자본을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려 한다"며 "이 과정에서 '펀드 주요 출자자(sponsor)'는 물론 회사 경영진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영 킹스트리트캐피탈 글로벌 운용 부문 파트너가 지난 13일(현지시간) 킹스트리트 뉴욕(미국) 오피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답하고 있다.
◇인력 영입 통한 한국 자본시장 확장 기대감 '훈풍'

최영 파트너는 뉴욕 금융시장에서 25여년간 경력을 쌓았다. 250명에 육박하는 킹스트리트 직원 가운데 10명 뿐인 파트너이자 4세에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이민 1.5세대이기도 하다.

그가 금융권 커리어를 시작한 2000년대 초반에는 한국계 미국인이 극히 드물었다. 멘토는 물론 롤모델로 삼을 금융권 선배도 찾기 힘들었다. 최 파트너는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동료가 없었다는 것이 커리어 초기 겪었던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진 편이다. 킹스트리트 역시 최근 BoA메릴린치, 아틀라스(ATLAS SP Partners) 등을 거친 제이크 홍(Jake Hong) 전무를 영입하면서 아시아 시장 확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홍 전무는 직전 근무지였던 아틀라스에서 한국 헤드 직을 맡았다.

킹스트리트는 이미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진출을 마친 바 있다. 싱가포르, 일본 등에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각각 2005년, 2008년에 전담 오피스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한국 역시 매력적인 투자처 및 중요한 자금조달 지역으로써 앞으로 홍 전무의 손을 잡고 영역 확장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파트너는 "아시아 권역은 무한한 기회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킹스트리트도 아시아에서 기회를 모색하는 투자 팀을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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