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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한국 스타트업, '크로스보더' 역량 필수…성장지원 자신"지로 쿠마쿠라 글로벌브레인 제너럴파트너 "일본 넘어 '글로벌 진출' 지원"

도쿄(일본)=최윤신 기자 공개 2024-11-18 08:19:3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 내수 시장이 일본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크로스 보더' 역량을 갖추는 게 필수적이다. 글로벌브레인은 지난 10년여간 일본 대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적극적으로 글로벌 진출에 도움을 주며 많은 성공사례를 써왔다. 우수한 한국 스타트업을 일본에 있는 대기업과 연결하면서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활동을 더 활발하게 해나갈 계획이다."

지로 쿠마쿠라(Jiro Kumakura) 글로벌브레인 제너럴파트너(사진)는 14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글로벌브레인 도쿄 오피스에서 더벨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일본 대기업과 한국의 스타트업 연계를 통한 사업 지원에 주력하는 글로벌브레인은 이같은 기능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응용 인공지능, 콘텐츠 분야 경쟁력 주목

글로벌브레인은 1998년 일본 도쿄에 설립된 독립계 벤처캐피탈이다. 현재 운용자산 규모는 3040억엔(한화 약 2조7400억원)에 달한다. 도쿄 오피스에만 120여 명이 근무하며,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11개 거점에서 활동 중이다. 일본 VC 중 한국 기업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하우스로 꼽힌다.

2006년 글로벌브레인에 합류한 쿠마쿠라 파트너는 도시샤 대학교에서 공과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소프트웨어 기업인 CSK에서 개발자로 근무했다. 벤처기업을 설립해 상장까지 이끈 경험도 가지고 있다.

제네럴파트너는 한국 VC의 '대표펀드매니저'와 유사한 개념이다. 쿠마쿠라 파트너는 "투자한 회사 중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회사가 37개 있으며, 70개 정도의 회사는 인수합병(M&A)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글로벌브레인이 운용하는 플래그십펀드와 함께 다수의 기업 출자 펀드를 총괄하고 있다. 이 펀드들을 이용해 다수의 한국 기업에 투자해왔다. 대표적인 한국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파이브락스(5Rocks)와 채널코퍼레이션, 모드하우스, 두나무 등을 꼽았다.

한국기업에 투자한 건 2013년 파이브락스가 시작이었다. 파이브락스는 이듬해 세계 최대 모바일 광고기업 탭조이에 인수됐다. 이어 이창수 대표가 새로 창업한 올거나이즈(Allganize)의 초기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글로벌브레인은 수년 전부터 한국기업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당초 쿠마쿠라 파트너의 팀원이 한국에 출장을 다니며 투자를 해왔는데 2022년부터 이경훈 글로벌브레인 한국대표가 한국에 상주하며 투자처를 더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의 VC와 공동운용(Co-GP) 펀드를 만들며 벤처생태계의 협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신한벤처투자와 신한-GB퓨처플로우펀드를 결성했고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쿠마쿠라 파트너는 "해당 펀드는 한국 스타트업에 30%, 일본 스타트업에 70%가량을 투자한다"며 "신한벤처투자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스타트업 중에선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딥테크 섹터에 대한 투자검토를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생성형AI 시장은 기초 기술력에 기반한 북미 회사들이 주목받았는데, 앞으로는 이에서 파생된 응용분야가 커나갈 것으로 본다"며 "한국의 사업개발 능력이 뛰어난 AI 스타트업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콘텐츠 분야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릴 정도로 훌륭한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며 "와이낫미디어와 같이 콘텐츠 섹터의 기업도 적극 발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이경훈 글로벌브레인 한국대표, 지로 쿠마쿠라 제네럴파트너, 키린 카토 수석 심사역


◇일본 스타트업-한국 대기업 연계 역할도 모색

쿠마쿠라 파트너는 한국 벤처 생태계가 이스라엘이나 북미와 유사하게 크로스보더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벤처 생태계에선 한개의 회사가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자금의 양이 일본보다 많다"며 "CVC 중심인 일본 벤처생태계와 달리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강한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스타트업은 필연적으로 글로벌로 향할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역량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쿠마쿠라 파트너는 "한국은 일본에 비해 내수시장이 작기 때문에 해외에 진출하지 않고서는 충분한 성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크로스보더의 역량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파이브락스와 채널코퍼레이션, 올거나이즈 등을 도우면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체제를 잘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인적 역량과 사업 내용을 갖추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글로벌브레인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글로벌브레인의 전체 운용자산 중 3분의 2가량이 일본 대기업이 출자한 펀드"라며 "글로벌 대기업에 속하는 기업들과의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일본 뿐 아니라 글로벌 연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대기업과 일본 스타트업을 연계하는 역할도 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그는 "최근 한일간 교류가 굉장히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에 일본 스타트업들을 한국의 대기업과 연계하는 측면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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