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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글로벌핸즈온VC "역동적인 일본 벤처 생태계, 글로벌화 속도"'JVCA 글로벌위원장' 켄 야스나가 대표 …"지정학적 유사성 갖춘 한·일, 협력 시너지 클 것"

도쿄(일본)=최윤신 기자 공개 2024-11-19 09:29:13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8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0여년간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빠르게 부상했고,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많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있으며, 일본의 스타트업도 글로벌 마인드셋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다."

켄 야스나가 글로벌핸즈온VC(Global Hands-On VC·이하 GHOVC) 대표(사진)는 지난 14일 도쿄 시부야구에 위치한 오피스에서 더벨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GHOVC는 일본의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목적으로 설립된 벤처캐피탈이다. 이 회사의 창립자인 켄 대표는 미국과 한국에서 20년 이상의 벤처투자 경험을 가진 인물이다. 일본벤처캐피탈협회(JVCA) 글로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위해선 경험갖춘 VC 역할 중요

켄 대표는 일본 벤처업계의 가장 큰 과제는 '유니콘 육성'이라며 이를 위해선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벤처투자 규모와 소비자 시장규모를 고려할 때 내수시장 만으로는 하키스틱 형태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더 많은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진출이 필수"라고 말했다.

켄 대표는 일본 내에서 글로벌 기업의 성장지원 경험을 갖춘 대표적인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꼽힌다. 일본 국적의 글로벌 무역회사인 닛쇼이와이(현 소지쓰)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켄 대표는 1999년 미국에서 벤처캐피탈을 공동창업하며 본격적인 벤처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일본으로 복귀해 일본 정부기금인 산업혁신기구(Innovation Network Corporation Of Japan·INCJ)의 매니징디렉터를 맡기도 했다. INCJ는 일본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설립된 공공-민간 합작투자펀드다.

2019년부터 일본 반도체 회사인 플로리다 코퍼레이션의 CFO로 근무하다가 지난 2020년 슈리 도다니 파트너 등과 함께 GHOVC를 공동설립했다. 도다니 파트너는 실리콘밸리에서 수많은 테크계 벤처의 CEO를 역임한 인물이다.

이외에 리처드 대셔 미국 스탠퍼드대학 US-아시아기술경영센터(US-ATMC) 센터장을 비롯한 5인이 공동 설립자다. 지난 2022년 첫 펀드를 결성하고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는 일본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켄 대표는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글로벌 시장에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관리한 경험이 있는 벤처캐피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과거와 달리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창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일본의 젊은 인재들은 대기업이나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이제는 창업을 통해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려는 흐름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며 "특히 도쿄대학교와 같은 명문대 졸업생들이 대기업이나 공기업 취업보다 창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게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벤처생태계에 '글로벌 팀'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그가 투자한 회사 중에는 비일본인 창업자가 일본에서 만든 팀들이 존재한다. 포르투갈 출신 창업자가 설립한 인공지능(AI) 기반 설계 자동화 솔루션 기업 BRAID, 인도 출신 창업자가 설립한 반도체 팹리스 EDGECORTIX 등이다. 이 뿐 아니라 대부분의 투자기업들이 글로벌 국적의 팀을 구성하고 있다.

켄 대표는 "일본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성을 확보하려면 기본적으로 글로벌팀을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며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프로덕트 마켓 핏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일본 대기업, 한국 스타트업과 협력할 준비 돼 있어

켄 대표는 일본 벤처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일본 내각부, 문부과학성, 경제산업성 등 정부부처에서 스타트업 관련 위원회의 위원 및 고문으로 활동했다. 지난 2020년부터는 일본벤처캐피탈협회(JVCA) 글로벌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글로벌위원회는 해외VC나 협회, 관련기관과의 협력 관련 활동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그는 아직 협회차원에서 한국벤처캐피탈협회(KVCA) 등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과 일본이 처한 환경의 유사성을 고려할 때 양국이 활발히 협력하면 많은 시너지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켄 대표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은 미·중과 균형있는 협력을 유지하고 있어 아시아 스타트업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대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대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열려 있으며, 한국 스타트업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반대로 일본 스타트업도 한국 네트워크와 시장 지식을 가진 한국 벤처캐피탈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스타트업이 궁극적으로는 더 큰 시장을 향해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시장도 좋고 일본의 시장도 좋지만 세계에는 훨씬 더 큰 시장이 있다"며 "결국 두 생태계가 힘을 합쳐 주요 시장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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