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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한투파, '바이오 섹터' SK플라즈마 베팅 근거는 높은 진입장벽·혈장분획제제 성장 고려, 해외 진출·꾸준한 현금흐름 '기대'

이영호 기자공개 2024-11-19 08:12:26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8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와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가 SK플라즈마에 1650억원을 베팅한 배경이 주목된다. SK플라즈마는 바이오 기업으로 분류되는데 바이오 섹터에는 프라이빗에퀴티(PE)들의 투자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만큼 투자 위험성이 높다는 판단이 깔려있어서다.

SK플라즈마 투자포인트가 입맛 까다로운 PE들의 눈높이를 맞춘 결과로 해석된다. 적잖은 뉴머니를 확보한 덕분에 SK플라즈마는 부채비율을 낮추는 동시에 해외시장 진출 실탄도 함께 챙길 수 있게 됐다.

SK디스커버리 자회사인 SK플라즈마는 혈장분획제제를 생산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혈장분획제제는 사람 혈액에서 혈장을 수집한 뒤 분획, 정제, 바이러스 불활화, 제거 과정을 통해 생산된 의약품을 말한다. 인명과 직결되는 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용도로 의료현장에서 사용된다.

국내 혈장분획제제 사업자는 녹십자와 SK플라즈마뿐이다. 국내 시장 복점 사업자인 SK플라즈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녹십자에 이은 2위다. 혈장분획제제를 생산하기 위한 인허가 허들이 높아 사실상 신규 경쟁자 진입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덕분에 SK플라즈마가 시장 경쟁 격화에 직면할 공산은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혈장분획제제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혈장분획제제를 생산할 수 있는 플레이어는 글로벌을 통틀어 수십곳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SK플라즈마가 인도네시아 시장 개척에 공들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내 업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실적 업사이드를 노리는 모양새다.

최근 인도네시아 국부펀드(INA)가 현지 합작법인인 'SK플라즈마 코어 인도네시아' 투자를 확정할 정도로 SK플라즈마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순항 중이다. 현지 생산거점이 가동되기 시작하면 SK플라즈마 실적에 반영될 수치는 적잖을 전망이다. SK플라즈마가 향후 기업공개를 목표하는 터라 유의미한 실적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간 SK플라즈마는 부진한 수익성에 발목을 잡혀왔다. 2021년(1060억원), 2022년(1481억원), 지난해(1733억원)에 걸쳐 매출은 성장해왔지만 문제는 적자였다. 지난해 7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022년 81억원, 2021년 1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적자가 발생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장치산업 특성상 생산 설비 가동률과 수익성이 연동되는데 아직은 가동률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관측이다. 또 R&D 비용, 인도네시아 생산거점 마련에 대규모 현금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SK플라즈마가 투자유치를 단행한 배경이다.

대규모 적자가 있었지만 실적 성장이 증명된 점도 한앤코와 한투파가 움직이기 시작한 이유로 풀이된다. 적자가 이어지던 실적이 턴어라운드 기미를 보이면서 회사가 앞세웠던 비즈니스모델이 통한다는 믿음을 투자자들에게 준 것으로 보인다.

높은 허들과 인도네시아 진출만이 투자포인트는 아니다. 꾸준히 현금이 유입되는 인프라 투자처에 가깝다는 평가다. 국내외 혈장분획제제 위탁생산도 주요 비즈니스모델로 꼽히는데, SK플라즈마처럼 대규모 혈액분획제제 생산설비를 갖춘 곳은 제한적이란 평이다. 덕분에 위탁생산 역시 주요 수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앤코와 한투파로부터 납입될 신규자금은 153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자금은 SK플라즈마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운전자금으로 쓰일 전망이다. 올해 반기 연결기준 SK플라즈마 부채비율은 약 145% 정도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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