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오너 중심' 동진쎄미켐, 구성 점수 '1.1점' 개선 필요위원회·다양성 부재, 실적선 전방산업 침체 직격탄
이민우 기자공개 2024-11-26 08:18:08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07:1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진쎄미켐은 감광액과 반사방지막, 발포제 같은 전자재료를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전방산업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업황에 따라 실적이 오르내리는 구조다. 최근에는 연구기술개발(R&D)을 통해 2차전지로도 사업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장기간 오너 중심 경영 체제를 이어왔다. 이로 인해 전반적인 이사회 평가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구성과 위원회 구축, 평가체계 구성 면에서 미흡한 점이 컸다. 경영효율성 지표에선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실적 면에선 전방산업 악화에 따른 낮은 점수를 받았다.
◇회장 의장 겸임 체제, 구성원 남성·내국인 일변도에 연령도 높아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동진쎄미켐은 255점 만점에 94점을 받았다.
특히 이사회 구성은 평균 1.1점으로 대부분 항목에서 최하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의장을 창업주이자 오너인 이부섭 공동 대표이사 회장이 맡고 있다. 동진쎄미켐 이사회 인원도 4인에 불과하고,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도 25%에 그쳤다.
감사위원회를 비롯한 위원회를 1개도 설치하지 않았다. 동진쎄미켐은 별도기준 자산총액 1조3000억원이라 상법상 필수위원회 의무설치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위원회 부재는 경영 기능을 이사회 1곳에 모두 집중시켰다는 뜻인 만큼 평가하락을 피하기 어렵다.
이사회 구성원 다양성도 부족하다. 이사회 4인 중 여성, 외국인 이사는 전무하고 연령대도 대부분 50~60대 이상이다. 가장 젊은 인물이 1967년생인 이준혁 공동 대표이사 부회장인 실정이다. 이승종 사외이사의 코팅솔루션포유 사내이사 경험 보유 덕에 간신히 최저점을 받진 않았다.
낮은 구성 부문 평가를 받은 만큼 견제기능에서도 좋은 저조한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이 없기에 이와 관련된 견제기능 평가 항목 다수에서 최저점에 머물러야 했다. 이외에도 주주가치제고 성과 연동 보수 지급이나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정책, 최고경영자승계정책도 마련돼있지 않았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임원 보수 비율이 크게 낮아 최고점을 받긴 했으나 이는 착시효과에 가깝다. 이사회에서 활동 중인 이 회장의 보수총액이 연간 30억원 수준으로 유독 높은 영향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 보수총액은 미등기임원 1인 평균 급여의 17배 이상에 해당한다.
◇'최고점' ROE·ROA, '최저점' 매출·영업이익성장률 대비 뚜렷
다른 부문 대비 비교적 높은 경영성과 점수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기준 동진쎄미켐의 ROE는 16.08%, ROA는 8.29%다.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 평균치인 ROE 6.82%, ROA 3.76%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동진쎄미켐이 보유자본, 자산을 기반으로 제법 효율적인 경영활동을 이어왔다는 의미다.
여기에 주가수익률도 29%를 기록했다.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 평균치인 25.74%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역시 고점으로 평가받았다. 총주주수익률(STR)도 29.4%로 평균 수준 점수를 받아 경영성과 점수 보전에 일조했다.
다만 매출성장률은 -10.11%, 영업이익성장률은 -18.55%를 기록해 최근 실적 성장에 문제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진쎄미켐은 전방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의 공정상 필요한 전자재료를 주력으로 삼는다. 지난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특히 LCD의 전반적인 업황침체로 인한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수치상 불안정한 재무구조도 동진쎄미켐 경영성과 점수의 한계를 만든 주된 요인이다. 이자보상배율과 부채비율이 평균치보다 상당히 낮은 7.08배, 92.3%로 나타났다. 이는 최저점에 해당하는 수치로 현재 동진쎄미켐의 재무구조가 상당히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영성과 다음으로 높은 참여도 부문은 연간 12회 이상 이사회 개최, 이사회 구성원 연간 출석률 90% 이상 달성으로 최고점을 받은 게 주효했다. 하지만 의안 관련 자료 제공 시점과 부족한 사외이사 교육 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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