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인사 풍향계]트럼프 정책 직접 영향권, 대관 역량 강화할까②IRA·관세 정책에 촉각, 전문가 영입하고 컨트롤타워 세우는 재계
김위수 기자공개 2024-11-20 07:46:46
[편집자주]
LG그룹의 2024년은 녹록지 않았다. 화학(배터리 포함)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그룹의 수익성이 2년 연속 저하했다. 동시에 배터리 설비 투자와 중소형 OLED 관련 투자 등으로 재무부담은 커졌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이라는 변수에도 대응해야 한다. 더벨은 LG그룹의 올해 말 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정권 재출범으로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기존 정책의 변동 가능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불확실성도 커졌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그런 만큼 해외, 특히 미국 대관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의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최근 임원인사를 단행한 현대차그룹만 해도 미국 외교 관료 출신인 성 김 고문역을 사장으로 영입해 내년부터 그룹 싱크탱크 수장을 맡도록 했다.
◇LG그룹, 트럼프 정책 영향권에
트럼프 정부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게 될 산업으로는 전기차 및 이차전지 분야가 꼽힌다. 이차전지 및 소재 사업은 LG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사업으로 손꼽힌다. 지주사 ㈜LG의 자회사인 LG화학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손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이차전지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차전지 밸류체인의 핵심이 되는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을 전략 시장으로 두고 투자를 진행해왔다. 미국 미시간주에서 단독 공장을,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1공장 및 테네시주 소재 2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애리조나주 단독공장과 현대차·혼다·스텔란티스 등 각각의 완성차 업체들과 미국 현지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가 진행 중이다. LG화학 지난해 말 미국 테네시주에 양극재 공장 건립을 시작했다.
LG그룹 이차전지 관련 계열사들이 적극적으로 미국 사업을 확대한 배경에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있다. 미국 정부는 IRA를 통해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산업 활성화에 나섰다. 또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기업들의 생산 세액공제도 제공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수령한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는 지난해 6769억원, 올 1~3분기 1조1027억원에 달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009억원으로 AMPC 세액공제 혜택을 제외하면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IRA를 없애겠다고 공언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등 이차전지 기업들의 수익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IRA가 전면 폐지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으나 사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이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 당선인이 도입하겠다고 언급한 보편관세도 문제다.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뜻이다. LG전자가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거둔 매출만 20조원에 달했다. 높아진 관세장벽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셈이다.
◇워싱턴오피스 중요성 부각, 임원인사에 '주목'
재계 다른 그룹들과 마찬가지로 LG그룹도 경영 불확실성이 점점 커져가자 대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나섰다. 지난 2022년 워싱턴오피스를 개소하고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지낸 조 헤이긴 소장(사진)을 영입했다.
워싱턴오피스는 국내 계열사에서 파견된 인물들과 해외 인력이 섞여 있다. 정확한 인원 수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인력 규모가 10여명 안팎으로 크지는 않다고 전해진다. 산업 및 통상정책 전반에 대해서는 함께 안테나를 세우며 각 계열사별로 필요한 대관 업무를 수행한다.
이외 필요한 경우 각 계열사별로 해외 대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그룹 경영의 컨트롤타워인 지주사에는 해외 대관을 위한 별도 조직을 두고 있지 않다. LG그룹이 이번 인사를 통해 대관 역량 강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LG그룹은 이번주 중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같은 4대그룹에 속하는 삼성·SK·현대차는 이미 미국 대관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사 및 인재 영입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영지원실 산하 해외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GPA) 팀을 실로 승격시켰다. 또 외교부 출신 김원경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SK그룹은 올 상반기 북미 대관 컨트롤타워 'SK아메리카스'를 설립했다. SK아메리카스에는 기존 북미 사업전략을 담당해온 SK UA와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대외협력 조직을 통합해 출범한 법인이다. SK그룹은 그룹내 미국 전문가로 잘 알려진 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에게 SK아메리카스 지휘봉을 맡겼다.
LG그룹의 경우 다른 그룹들과 비교해 대관조직 구축에 있어 앞서나가는 편은 아니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트럼프 정부 정책에 따른 산업 영향이 큰 편이다. LG그룹 역시 대관조직 강화 및 외교·통상 전문가 영입 등에 나설 수 있다고 산업계에서는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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