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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OCI그룹, 미국 태양광 시장 성장 가능성에 베팅[태양광]트럼프 당선에도 변동 없는 계획, JV 설립 통해 현지 밸류체인 구축

김위수 기자공개 2024-11-20 07:41:41

[편집자주]

정치인의 유전자와 사업가의 유전자는 다르다고들 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자리를 재탈환하면서 정치인이자 사업가이고 엔터테이너인, 혼합 DNA를 지닌 독특한 인물을 우리 산업계도 다시 마주하게 됐다. 협상이 아닌 거래를 추구하고 보상 없는 비호는 하지 않겠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의 기조다. 사업가의 마음을 지닌 미국 최고의 권력은 국내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달라진 거래 방식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더벨이 '사업가 트럼프'가 국내 산업에 끼칠 영향과 기업들의 대응법을 분석하고 앞으로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8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양광 원재료 폴리실리콘 사업을 진행 중인 OCI그룹은 밸류체인을 넓힐 예정이다. 미국 현지에 일부 제품에 대한 생산거점을 마련하며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OCI그룹의 미국 진출 계획은 지난달 31일 공식화됐다. 이후 트럼프 정권의 재출범이 확정됐지만 OCI그룹은 흔들림 없이 계획을 추진한다는 의지다. 트럼프 정부하의 태양광 산업에는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OCI그룹은 미국 태양광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해 '하이 리턴'을 노린다.

◇미국 진출 철회 없다...이유는

OCI홀딩스는 미국에 웨이퍼·셀 등 태양광 부품 생산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OCI홀딩스 단독 공장이 아닌 현지 태양광 업체와의 합작법인(JV)을 세우는 방식이 유력하다. JV 대상은 '글로벌 톱 5' 기업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 세울 합작사는 최소 1개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차전지·태양광 등 친환경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들의 미국 진출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제정된 2022년 전후 활발하게 일어났다. 같은 태양광 사업을 맡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초 3조2000억원 규모의 미국 태양광 투자를 결정했다.

사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설 경우 IRA로 인한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장담하기에는 어렵다. 세액공제 등 IRA 정책이 아예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엔 이르나 트럼프 정권인수팀은 이미 IRA 세부사항에 대한 손질에 나서고 있다. IRA 생산 세액공제 역시 축소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OCI홀딩스의 미국 진출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OCI홀딩스가 바라보는 지점은 트럼프 정부의 '대중 견제'다. 태양광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절대적이다. 싼 값에 공급되는 태양광 모듈 제품이 전세계 태양광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기업들의 미국 태양광 시장 점유율은 70% 수준으로 알려졌다.

OCI홀딩스가 바라보는 기회는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제재 조치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동남아시아 생산기지를 통해 우회적으로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 태양광 업체에 대한 제재는 이미 결정된 상태다.

(출처: 삼정KPMG 경제연구원)

◇미국 태양광 사업, 잭팟 터질까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습에 미국에 진출한 태양광 기업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상태다. 한화솔루션만 해도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올 1~3분기 누적 318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상태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일 경우 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태양광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여기는 이유다.

결국 OCI홀딩스 미국 사업의 관건은 태양광 발전 수요에 달려있다. 아직까지 전망은 긍정적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전력 생산량에서 태양광이 차지한 비중은 5.3%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생산량이 25.7% 증가해 생산량 확대 추세가 다른 에너지원 대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용량이 많은 지역이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 등 지역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를 위해 미국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설립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는 점도 태양광 업체들이 눈여겨볼 수 있는 지점이다. 게다가 태양광 발전이 이미 저렴한 발전원으로 자리 잡은 만큼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태양광 사업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OCI그룹 등 미국에 진출할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역할은 명료하다. 현지 투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는 동시에 늘어날 에너지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일이다. 결국 OCI홀딩스는 트럼프 정부의 중국 견제 정책을 바탕으로 미국에 진출에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정책의 불확실성보다 클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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