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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그룹 CEO 성과평가]조선 회복사이클 탄 정기선 수석부회장①그룹 지주 외 중간지주 임원 겸직…조선 계열, 군더더기 없는 연결 실적·수주

김동현 기자공개 2024-11-27 09:15:14

[편집자주]

HD현대그룹이 위기 속 변화의 기회를 모색 중이다. 조선해양과 에너지, 기계·로봇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HD현대그룹은 중심축인 조선업의 성장 사이클 진입으로 힘을 받으며 기계·로봇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를 필두로 한 에너지 사업이 대외환경 변화로 힘겨운 한해를 보냈지만 사업재편으로 반등 기회를 살피고 있다. 더벨은 HD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의 올해 성과를 살펴보고 보상체계를 기반으로 CEO의 성과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 오너 3세 정기선 부회장은 올해 연말 인사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11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이다. HD현대그룹은 미국 대선 이후 경영환경과 장기화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유가·환율 변동성 심화 등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리더십 아래 미래 경쟁력·기술력 확보에 중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HD현대 외에도 사업별 중간지주사의 임원을 겸직하며 주요 사업 현안을 챙기고 있다.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 중인 HD현대마린솔루션·HD현대사이트솔루션·HD현대오일뱅크 등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한다. 각 회사의 성과가 정 부회장의 리더십 스토리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계량 경영성과 지표에 포함된 '수주'

HD현대그룹은 이사 보수 평가항목(성과연봉 기준)으로 매출·수주·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과 같은 계량지표와 경영실적 달성을 위한 리더십 및 업무수행 전문성, 책임 등 비계량지표를 동시에 고려해 결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단순 실적 외에 수주 성과가 평가 계량지표에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올해 2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사진=HD현대)

수주 성과는 HD현대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고 이듬해인 2019년부터 평가 지표에 들어갔다. 그룹 지주사인 HD현대와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을 시작으로 조선 계열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HD현대오일뱅크 등이 차례로 수주 성과를 평가 지표에 포함했다.

올해를 포함한 최근 3년 동안의 수주 규모만 놓고 보면 군더더기 없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순수지주사인 HD현대는 별도의 수주 성과를 따질 수 없지만 연결회사로 포함되는 조선, 전력기기 등이 매년 수주잔고를 차곡차곡 채워갔다.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의 연결 수주잔고는 2022년 66조6447억원에서 지난해 77조6647억원으로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올해도 3분기 기준 수주잔고로 87억6890억원을 쌓아놓은 상태다. HD현대오일뱅크가 부진의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HD한국조선해양(조선 계열사 합산)의 수주잔고가 매년 10조원가량 늘면서 그룹 수주잔고 증가를 이끌었다.

정 수석부회장이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앉기 직전해인 2021년 수주잔고가 37조2383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3년 사이 2배 이상의 수주물량을 쌓은 셈이다. 조선업이 회복하는 사이클을 타면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올해는 3분기 누적으로만 1조원에 가까운 연결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다.



◇중간지주 포함 5개사 겸임, 건설기계·정유 부진

HD한국조선해양의 사업 성과는 그룹 지주사 HD현대 성과로 연결됐다. HD현대의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2조105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조316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당기순이익도 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 중심인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로 같은 시기(2022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조선업 회복 사이클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사이클 속에 정 수석부회장이 올 상반기에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로부터 받은 보수는 5억원이 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연간 기준 각각 6억2616만원과 8억1190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와 54.5% 증가한 수치다.

이외에도 정 수석부회장은 건설·기계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지주사는 아니지만 그룹 에너지 사업 중심축인 HD현대오일뱅크, 올해 5월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의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아직 이들 3사에서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선박 기술보증·부품·개조 등의 사업을 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을 제외하면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 HD현대오일뱅크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올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가량 감소한 2166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HD현대오일뱅크는 적자전환해 183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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