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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트럼프' 거래의 방식]'디펜스' 없는 삼성중공업, 무기는 FLNG[조선]조단위 글로벌 FLNG 70% 수주…미국 현지거점 운영도

김동현 기자공개 2024-11-25 08: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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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유전자와 사업가의 유전자는 다르다고들 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자리를 재탈환하면서 정치인이자 사업가이고 엔터테이너인, 혼합 DNA를 지닌 독특한 인물을 우리 산업계도 다시 마주하게 됐다. 협상이 아닌 거래를 추구하고 보상 없는 비호는 하지 않겠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의 기조다. 사업가의 마음을 지닌 미국 최고의 권력은 국내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는 달라진 거래 방식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더벨이 '사업가 트럼프'가 국내 산업에 끼칠 영향과 기업들의 대응법을 분석하고 앞으로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K조선 협력" 한마디에 특수선 사업을 하는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의 주가는 단번에 두자릿수대의 급등세를 보였다. 이들 회사는 노후한 미국 조선사를 대신해 함정 보수·수리·정비(MRO) 시장에 진출할 대표 K조선사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들 2개 사업자와 달리 삼성중공업은 특수선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삼성중공업 주가는 윤석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통화가 이뤄진 11월7일 1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재도 상승세를 유지하며 지난 20일에는 7일 대비 9.88% 오른 1만1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액화천연가스(LNG)선 및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 사업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당선인이 에너지 정책을 화석 연료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예상되며 친환경 에너지로 가는 징검다리에 있는 LNG·액화석유가스(LPG) 수요 증가가 전망된다. 이에 LNG선뿐 아니라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정제해 LNG로 저장·하역하는 FLNG 사업에 강점이 있는 삼성중공업의 성장도 점쳐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수주에서 LNG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이상이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신규 수주 29척 가운데 22척이 LNG선일 정도다. 삼성중공업도 회사의 주요 경쟁력 중 하나로 LNG 밸류체인(액화플랜트·운반·하역·저장소·재기화플랜트 등) 확보를 들고 있다. 이 LNG 밸류체인의 시작점이 FLNG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0년 이후 전세계에 발주된 7기의 FLNG 가운데 5기를 수주한 업체다. 2011년 Prelude FLNG 수주를 시작으로 2014년, 2017년 등 3년 주기로 신규 FLNG 수주에 성공했다. 2020년대 들어서는 지난해에만 2건(말레이시아·북미)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FLNG 프로젝트의 70%를 삼성중공업이 담당한 셈이다.

FLNG 사업은 기존 조선사업 대비 계약기간이 길다는 특징이 있지만 그만큼 계약 금액 자체도 크다. 그동안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FLNG 프로젝트의 계약금은 많으면 3조원이 넘었으며 아무리 작아도 1조7000억원 규모였다. 기본 조단위 계약으로 사업 공정에 따라 차례로 삼성중공업 매출로 인식된다.



지난해 수주한 말레이시아(Petronas ZLNG) 및 북미(Ceder) 지역 사업의 계약금도 2조원에 육박한다. 작년 1월에 수주한 말레이시아 프로젝트의 계약기간은 2027년 8월까지이며 지난해 12월 수주한 북미 지역 프로젝트도 2028년 2월까지 사업을 완료하는 것으로 계약을 완료했다.

여기에 추가로 미국(Delfin)과 캐나다(Western LNG) 지역의 FLNG 프로젝트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Delfin의 경우 이미 기본설계(FEED·Front End Engineering Design)를 마무리한 상태이며 캐나다 프로젝트는 FEED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FEED 완료를 수주 직전의 상태로 보고 사실상 삼성중공업이 미국 수주를 획득한 것으로 본다. 수주 레코드에 또 하나의 조단위 프로젝트가 추가된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업계 중 드물게 해외 현지법인을 여럿 두고 있다. 국내 건조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해양설비·설계 등의 사업을 맡길 회사를 세운 것으로 말레이시아, 모잠비크 등 FLNG 수주에 성공한 지역에 법인이 운영되고 있다.

미국에도 2007년부터 Camellia Consulting이라는 해양설계 엔지니어링 법인을 운영 중이다. 다만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이 5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사업장 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 이 가운데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북미 지역 수주에 들어간 만큼 해당 사업장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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