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K-바이오 'ADC' 리포트]데이터로 만든 '항암치료'의 대세, '효능·독성' 미완의 시장[총론]면역항암제 바톤 이은 ADC 모달리티, 새로운 조합·병용 '아이디어' 봇물

김진호 기자공개 2024-11-28 09:13:01

[편집자주]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겨냥한 K-바이오에 대한 시장 주목도가 높다. '엔허투'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글로벌 ADC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중무장한 국내 바이오텍들이 '기술이전' 딜 등을 통해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빅파마와의 딜을 체결한 리가켐바이오를 비롯해 국내 바이오 맏형격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저마다 각자의 방식대로 전략적 투자 및 협업으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더벨은 ADC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한 K-바이오의 전략을 차례로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체와 페이로드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링커의 조합, 항체약물접합체(ADC). 어느 것 하나 완벽하지 않으면 안되는 조합에 가능성이 보이자 너도 나도 뛰어들며 ADC는 그야말로 핫한 모달리티가 됐다.

한때 효능 대비 높은 부작용으로 외면받기도 했지만 연구기술의 발전으로 항암 신약 개발의 중심이 됐다. 2022년 세계 최대규모 암학회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아스트라제네카 '엔허투'는 ADC 개발 열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빅파마가 ADC 플랫폼이나 파이프라인을 사들이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내년에는 1~3개의 ADC 신약이 더 나오리란 관측까지 나온다. 방사성의약품(RPT) 등 다른 모달리티를 붙여 활용성을 높이거나 ADC와 기존 항암제 간 병용을 하는 등 ADC서 파생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도 주목받는다.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대표적인 면역항암제와 ADC를 병용해보니 70%에 달하는 효능이 확인되기도 했다.

글로벌 중에서도 활발하게 ADC 신약을 개발하는 국가로 한국을 빼놓을 수 없다. 다수의 국내 ADC 개발사가 약물의 단점으로 꼽히는 '독성'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시판된 ADC 11종뿐, 내년 1~3종 신약 허가 기대

그간 항암제 시장을 이끈 4세대 항암제 '면역관문억제제'에 이어 ADC가 차세대 모달리티로서의 왕좌를 굳히고 있다. 적응증 확장과 후속 신약 등장으로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할 것을 예고한다.

ADC는 항체와 접합체, 톡신(페이로드) 등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우선 항체는 타깃하는 암 세포를 직접 억제하거나 그 위치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2차로 공격을 가하는 톡신을 연결하면서 살상력을 높인다.

관련 물질이 처음 시장에 등장한 시점은 2000년. 미국 화이자의 ‘마이로탁’(성분명 겝투주맙오조가마이신)이 급성림프구성백혈병(AML)치료제로 처음 승인됐다. 이후 11종의 ADC가 주요국에서 추가로 승인됐다.

다만 2010년 독성과 효능 문제로 마이로탁은 시장에서 철수됐다. ADC 약물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시장에 남은 11종의 ADC 약물들은 혈액암 및 고형암 분야에서 20여 종의 항암 치료 적응증을 획득하고 있다. 2030년 이들의 매출 전망치는 290억달러, 한화 40조7000억원에 달한다. 시장 규모는 기존 약물의 병용요법을 통한 적응증 확장 작업 그리고 임상 중인 후보물질의 성공여부에 따라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파드셉과 미국 머크의 키트루다 병용 요법이 2023년 12월 미국에서 요로상피암을 적응증으로 시판승인됐다. 당시 FDA가 해당요법에 허가 신청을 수락한지 15일만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를 가능케 만든 것은 압도적인 효능이었다. 이들 약물의 병용의 ORR은 67.7%가 도출됐다.

◇ADC 개발사 비중서 한국 3위, 빅딜 체결 성과도

압도적으로 높은 ORR, 효능을 등에 업고 ADC는 글로벌리 핫한 모달리티가 됐다. 빅파마를 비롯한 수많은 바이오텍들이 병용요법 또는 신규 ADC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이유다. 그 관심은 글로벌 빅딜 체결로도 이어진다.

인터베스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ADC 임상을 수행하는 국내외 개발사는 209곳이고 전임상 물질을 보유한 개발사는 251곳이다. 미국 개발사 191곳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과 한국이 각각 118곳, 31곳이다. 한국의 ADC 개발사 수가 세계 3위권에 올라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링커 전문 기업 리가켐바이오가 국내 기업 중 최일선 약물을 확보했다. 선도물질 LCB14에 대한 유방암 관련 중국 내 3상 결과가 곧 나올 것으로 예고됐다. 최근 미국에서 두경부암 및 방광암 등을 대상으로 ADC 임상 1상 진입에 처음 성공한 에임드바이오도 눈에 띄는 플레이어다.

리가켐바이오에서 독립해 신규 설립한 인투셀이나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교원창업한 피노바이오, 동아에스티 관계사로 편입된 앱티스 등은 차별화된 ADC 플랫폼을 내세우며 내년 자체 발굴한 선도물질의 첫 임상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카나프테라퓨틱스, 에이비엘바이오 등은 이중항체 ADC 개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K-바이오의 맏형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다방면으로 ADC 시장을 겨냥한다.
항체 전문에서 ADC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펼치는 것과 동시에 관련 기업에 투자하거나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셀트리온은 2022년 피노바이오와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ADC 후보물질 공동 연구 및 옵션 실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각 ADC 파트너사를 두고 있는 건 물론 자체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이후 국내외 대형 기업이 ADC 관련 바이오텍과 빅딜을 맺는 사례가 꾸준하게 늘고 있는 엔허투의 활약이 크다. 당시 미국에서 허가된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가 블록버스터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관심이 높아진 까닭이다.

딜의 양상은 인수합병(M&A)부터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플랫폼 딜 등으로 나타난다.
M&A 분야 빅딜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화이자가 2023년 엔허투 개발에 참여한 미국 시젠을 430억달러에 인수한 건이다. 한화로 53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선 리가켐바이오가 △2022년 암젠과 체결한 1조6000억원 규모의 플랫폼 딜 △2023년 미국 존슨앤존슨과 약 2조원 규모의 'LCB84' 관련 기술이전 딜 등을 체결했다. 이에 더해 2019년부터 6년 연속으로 빅파마와 딜을 성사시킨 기록을 세우고 있다.

박조해 인터베스트 바이오투자본부 이사는 “내년 1~3종의 ADC 후보물질이 신약으로 시판 승인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당한 수의 국내 기업이 개발에 뛰어든 만큼 향후 관련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DC 독성 발생 루트는 두 가지, 극복시 선도 약물개발도 가능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ADC 약물이나 관련 병용요법의 최대 약점은 역시 부작용이다. 이를 극복하는 플랫폼 개발 그리고 성과 검증에 성공한다면 시장 판세를 뒤집는 것도 가능하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파드셉과 머크의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부작용 발생률은 단독 요법 대비 최소 10% 가량 상승했다. 높은 효능만큼 부작용도 커져 치료 환자의 범위를 확장하는데 제한이 된다. 현시점에서 ADC 시장의 최대 블록버스터인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도 폐독성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익히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링커가 제때 떨어지지 않아 페이로드가 혈액을 타고 이동하면서 전신 독성을 발생시키는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암세포가 아닌 정상세포를 공격할 때 발생한다.

이병철 카나프테라퓨틱스 대표는 “독성을 일으킬 우려 때문의 효능이 좋더라도 ADC 약물의 투약 용량을 높이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하는 암의 양상과 그 타깃이 달라짐에 따라 ADC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는 계속 변화해야 한다. 내성이 생기는 것을 막고 독성을 일으킬 요소를 최소화하는 최적화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ADC 개발사들이 최적의 ADC를 개발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에 나선 배경이다.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는 “질병 타깃에 따라 항체가 달라지면 링커도 달라져야 하고 적절한 페이로드도 찾아야 한다”며 “ADC 플랫폼은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