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강남아파트 같은 미국 주식, 투자 매력 여전"이건규 르네상스운용 대표 "핵심 섹터 AI 개별 종목 발굴"
고은서 기자공개 2024-12-06 08:10:13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3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르네상스자산운용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새로운 펀드를 내놨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미국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 전문 하우스로 뛰어난 성과를 나타내왔던 르네상스운용이 미국 투자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르네상스운용의 수장인 이건규 대표(사진)는 "엔비디아가 아니더라도 인공지능(AI) 섹터에 투자할 수 있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국내 가치투자의 맏형인 옛 VIP투자자문(현 VIP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출신 인물이다.
르네상스자산운용이 최근 글로벌 1호 펀드 '르네상스글로벌액티브일반사모투자신탁'를 신규로 내놓으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르네상스자산운용으로서는 최초로 내놓는 미국 주식 펀드로 지난달 6일 설정됐다. 핵심 테마는 인공지능(AI)이다.
그동안 국내 펀드 위주로 운용했던 이 대표는 앞으로 10년, 20년을 내다봤을 때 해외 투자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2년간 고유재산 투자를 통해 준비해 오다가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이번에 신규 펀드를 출시하게 됐다.
이 대표는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을 주목했다. 그는 "우리나라 강남 아파트 값이 비싸다고 하지만 강남아파트의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자금이 미국 시장으로 계속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화 보유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봤다. 미국의 높은 금리와 자본투자 증가 현상으로 달러화 당분간은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 달러화 강세는 더 강화될 수 있다"며 "달러화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자산배분 차원에서 우수한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특히 미국 시장에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기업들이 많다고 판단했다.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으로 대표되는 M7 기업보다는 개별 종목을 발굴해 차별화된 수익을 만들어나가는 게 이번 펀드의 목표다. 개별 종목 비중은 3~5%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성장 잠재력과 시장 확장성이다.
◇"핵심은 AI" 소프트웨어·하드웨어·에너지로 압축
르네상스자산운용의 신규 펀드는 세 가지 카테고리로 투자한다. AI소프트웨어, AI하드웨어, 에너지다. 세 카테고리 모두 매출이나 이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펀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섹터는 AI 소프트웨어다. AI가 도입되면 제품 개발과 운영이 더 복잡해지기 때문에 관련 서비스를 도와주는 기업들이 많이 필요하다. 르네상스자산운용이 투자하는 AI 소프트웨어 회사 중에는 복잡해지는 서비스의 보안에 대응할 수 있는 업체, 팀 협업 및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공업체 등도 포함된다.
AI하드웨어 섹터에서는 주로 데이터센터의 효율성을 늘릴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한다. AI와 클라우드 환경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병목현상을 해결하고 데이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효율적으로 연결, 스위치 및 서버 간 고속 연결을 지원하는 등 데이터센터를 최적화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이 대표는 광케이블 관련 기업도 눈여겨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컴퓨팅이 매우 집약적으로 이뤄지며 더 높은 데이터 이동속도를 요구한다. 이 대표는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10배 더 많은 광섬유를 동일 공간에 집약 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광섬유 뿐 아니라 광전소자가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에너지 관련 기업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LNG관련 발전 기자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 대표는 수출 확대 움직임을 감안해 LNG운반선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에 설정하는 펀드는 최저가입금액이나 수수료 측면에서 기존 펀드와 차별점을 뒀다. 통상 사모펀드의 최저 가입금액은 3억원이지만 전문투자자로 등록된 투자자에 한해 최소 가입 금액을 5000만원 이상으로 설정해 진입장벽을 낮췄다. 해외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성과 보수를 없애고 기본 수수료를 낮게 설정해 고객에게 유리한 수수료 구조를 만들었다.
이 펀드에는 르네상스자산운용의 고유 자금 10억원이 포함돼 있다. 이 대표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책임 운용을 위해 이 대표도 개인 자금을 투자했다. 그는 "한국투자증권에서 10억원의 자금을 유지하고 르네상스자산운용의 고유 자금 10억원을 투자해 펀드 기본 사이즈를 유지시키는 것도 이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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