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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비상계엄 후폭풍]혼란 장기화할까...보험업계 투자부문 영향 '예의주시'안전자산 선호심리 커지면 투자손익 악화 가능성↑…자본관리 관점에서도 불안요소

강용규 기자공개 2024-12-05 12:52:4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은 얼핏 보면 금융권 가운데서도 이번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처럼 보이는 업권이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은 초긴장 상태에 있다. 시장에 미치는 충격의 강도나 지속 기간에 따라 투자부문의 이익 창출능력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특히 예의주시하는 부분은 채권시장에 미칠 충격의 지속 기간이다. 후폭풍이 조기에 사그라지지 않는다면 단기 상승이 전망되는 채권금리가 되려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보험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투자부문의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는 것까지 감수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등 업권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3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올해 업계 차원의 이익 증가세를 보험부문이 아닌 투자부문이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3분기 국내 53개 보험사의 순이익 총계는 13조39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2% 증가했다. 22개 생보사의 보험손익이 2271억원(5.2%) 늘어나는 동안 투자손익은 5974억원(33.7%) 증가했다. 31개 손보사의 경우 보험손익 증가 폭이 2547억원(3.4%), 투자손익 증가 폭이 9506억원(46.6%)로 투자부문 의존도가 생보사보다도 높았다.

환율·주식·채권 등 금융시장의 다양한 요소 가운데서도 보험사들이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채권이다. 보험사들은 안정적 보험이익 창출을 위해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보장성보험을 집중 판매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길어지는 부채 듀레이션(잔존만기)에 자산의 듀레이션을 맞추기 위해 국공채 등 만기가 긴 장기채권을 집중적으로 매입하기 때문이다.

보험사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정국 혼란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의 이탈로 인해 채권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 이는 금리 변동에 따른 자본의 충격 흡수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가격이 낮아진 채권의 매입을 통해 이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문제는 혼란을 잠재우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될 경우다. 이탈한 외국인의 복귀로 자본시장에 자금이 돌게 되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장기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투자심리가 모일 가능성을 우려하는 보험사들이 상당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장기채 수요가 늘어나면 채권금리는 하락하게 되고 그만큼 가격은 높아진다"며 "꾸준히 장기채를 매입해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 투자손익의 악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올 연말부터 보험사 회계는 무·저해지보험 및 단기납 종신보험의 해지율 가정과 관련해 더욱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적용받게 된다. 이로 인해 보험사마다 보유 CSM 잔액이 크게는 수천억원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해당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판매 경쟁이 심화하면서 신계약의 CSM 전환배수가 낮아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는 보험부문 이익 창출능력의 약화를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부문의 이익 창출력마저 약화하는 것은 단순 실적만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의 측면에서도 부담스럽다.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조치와 시장금리 하락 등으로 보험업계의 자본관리 과제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가용자본의 구성요소 중 이익잉여금의 원천이 말라붙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외환이나 주식 등 다른 분야의 투자를 통해 채권의 위험을 헷지하는 대응책도 고려할 수 있겠으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며 "금번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칠 후폭풍이 조기에 해소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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