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KB금융]구본욱 KB손보 대표, 성과로 입증한 '깜짝 발탁' 이유내부 출신으로 높은 보험 이해도 강점, 임기 첫 해 실적·CSM 성장세 지휘
강용규 기자공개 2024-12-10 12:44:20
[편집자주]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최종 후보 선정으로 KB금융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본격화됐다. 대추위는 KB국민은행에 이어 KB증권,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KB데이타시스템 CEO 인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전 그룹이 대추위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추위의 판단 기준이 될 계열사 CEO들의 성과를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지난해 말 내정을 거쳐 올해부터 2년 임기를 보내는 중이다. 내정 당시에는 의외의 인사라는 평이 적지 않았다. 전임자의 성적이 연임 가능성까지 거론될 만큼 준수했을 뿐만 아니라 상급자들을 제치고 대표이사로 지명됐기 때문이다.구 사장의 임기 첫 해 KB손보는 순이익 증가를 통해 그룹 실적에 더욱 이바지하고 있으며 미래 실적의 기반인 보험계약마진(CSM)의 축적 성과도 양호하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구 사장을 발탁한 이유도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비은행 성과의 한 축, CSM 성장세는 대형사 최고
KB손보는 올 1~3분기 순이익 7589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7.1% 늘었다. 지배지분 순이익 기준으로는 7400억원으로 8.8% 증가한 수치다. 투자손익이 1759억원에서 1538억원으로 221억원 감소했지만 보험손익이 7820억원에서 8756억원으로 936억원 증가해 전체 순이익도 늘어났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4조3520억원에서 4조3699억원으로 0.4% 늘어났다. 핵심 계열사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이 2조8554억원에서 2조6179억원으로 8.3% 감소했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의 이익 개선을 통해 이를 만회했는데 KB손보도 크게 한몫을 한 셈이다.
보험계약마진(CSM)의 성장세도 눈길을 끈다. 올 3분기 말 KB손보의 CSM 잔액은 9조305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2% 증가했다. 이 기간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 손보 톱5뿐만 아니라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 등 생보 빅3까지 살펴봐도 KB손보의 CSM 증가율이 가장 높다.
IFRS17 회계기준 도입으로 CSM 상각이 이익 창출의 주요 수단으로 부각되면서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보장성보험의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에 따라 판매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KB손보가 올 1~3분기는 우위를 점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성과를 지휘 중인 구본욱 KB손보 대표이사 사장은 이제 2년 임기의 첫 해만을 보냈을 뿐이다. 성공적으로 1년을 지휘한 만큼 중도에 교체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히려 2년차 성과에 대한 업계 안팎의 주목이 높아지고 있다.
◇양종희 회장 깜짝 인사, 신뢰 부응한 구본욱 사장
구 사장은 KB손보의 전신인 럭키화재에 입사해 LIG손해보험 시기를 거쳐 지금의 KB손보에 이르기까지 회사와 함께 성장해 왔다. 주로 재무와 전략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순수한 내부 출신으로 보험업 이해도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역량에 대한 호평과는 별개로 그의 대표이사 선임 당시에는 깜짝 인사라는 말도 적지 않았다.
전임자인 김기환 전 대표이사 사장이 KB손보의 실적 중흥기를 이끈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성과를 인정받아 1년 연임에 성공했으며 2023년에도 KB손보의 순이익 7764억원 성과를 지휘했다. 3년 임기 동안 순이익을 5배 불린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김 전 사장의 추가 연임을 점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후임자가 구 사장이라는 점도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대표이사 내정 당시 구 사장은 리스크관리본부장 전무를 지내고 있었다. 2명의 부사장이 있었음에도 구 사장이 발탁된 것을 놓고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신뢰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 있다.
양 회장은 2016~2020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 시기 구 사장은 2015년 부장에서 2017년 상무, 2020년 전무로 고속 승진 가도를 걸으며 양 회장에게 능력을 보였다. 구 사장이 대표이사 임기 첫 해에 쌓는 성과는 그를 발탁한 양 회장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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