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SK그룹 인사 풍향계]SK㈜↔SK디스커버리 '인적 교류' 단행…시너지 확대 '목표'④인적 교류로 조직에 '새 바람'…양측 소통 창구 확대

박완준 기자공개 2024-12-09 08:15:13

[편집자주]

SK그룹은 올 초부터 고강도 리밸런싱 절차를 밟으며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리밸런싱의 방점이 될 수 있는 정기 임원인사도 임박한 상황이다. SK그룹은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실적'과 '리밸런싱 성과'에 기반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더벨은 올해 말 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 SK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SK㈜와 SK디스커버리 간 인사 교류를 확대했다. 최창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는 SK㈜와 지분 관계가 없는 다른 계열의 기업 집단으로, 수년간 독립 경영을 이어온 터라 올해 인적 교류는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5일 SK그룹에 따르면 손현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맡았다. 아울러 SK㈜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김기동 SK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이 낙점됐다. 올 초부터 SK그룹의 리밸런싱(고강도 구조조정)을 맡은 최 부회장의 ‘OI(운영 개선)’의 방향을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SK디스커버리는 2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손 신임 대표는 1969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텍사스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한 후 1999년부터 2016년까지 SK㈜의 IR팀과 금융팀, 재무관리실, 재무3실을 맡아오며 재무 역량을 쌓았다. 그는 2017년 임원으로 승진해 2020년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을 역임했다.

손 신임 대표는 그룹 중장기 성장 전략과 사업 고도화를 이끈 인물이다. 전략·재무 분야 전문성에 강점 지녔다는 후문이다. 특히 그린소재와 바이오, 에너지 사업에 관심이 높다. 그가 그린소재로 전환 중인 SK케미칼과 에너지 매출 다각화를 준비 중인 SK가스를 계열사로 가진 SK디스커버리 대표로 선임된 배경이다.

손 신임 대표는 SK디스커버리의 재무구조 개선과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경영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SK디스커버리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회장이 지분 40.72%(보통주 기준)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SK디스커버리는 최 부회장의 주도 아래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SK디스커버리는 최근 수년간 배당금 지급이 늘어나는 추세다. SK디스커버리가 지급한 배당금(지급일 기준)은 지주사 전환 이듬해인 2018년 92억원, 2019년 123억원이었다. 하지만 2022년 397억원, 지난해 336억원, 올해 330억원(올 8월 지급 중간배당 95억원 포함)으로 늘었다. 영업수익은 자회사(SK케미칼·SK가스·SK디앤디 등)의 배당금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손 신임 대표는 그룹에서 쌓은 파이낸셜 마켓 경험을 활용해 재무 개선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SK디스커버리가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현금 소요가 커진 탓에 잉여현금흐름(FCF)이 매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디스커버리 FCF는 2022년 마이너스(-) 41억원에서 지난해 -277억원으로 악화됐다. 올 3분기 누적 FCF도 -26억원으로 집계됐다.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주주환원에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SK㈜도 SK디스커버리 계열사 SK케미칼의 김기동 경영지원본부장을 새로운 CFO로 선임됐다. 2018년부터 CFO를 맡아 온 이성형 SK㈜ 사장은 SKMS 연구위원으로 배치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 CFO는 1971년생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SK건설로 입사한 그는 2013년까지 금융팀 등에 근무하며 재무 역량을 키웠다. 이후 2017년 SK디스커버리의 인적분할을 지휘하며 재무실장을 맡았다. 출범 초기부터 분할 비율을 확정하고, 투자 지주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CFO는 SK디스커버리 분할을 준비하면서 경영 보폭을 넓히던 최 부회장을 보좌하며 인연을 쌓았다. 성과를 인정받은 김 CFO는 2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김 CFO는 2022년 SK케미칼 재무지원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해 경영지원본부장도 역임하며 올해까지 입지를 쌓았다. 그는 SK케미칼의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하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SK케미칼은 부채비율 55.4%, 차입금의존도 26.7%, 마이너스 순차입금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록했다. 올 3분기 말 기준으로도 부채비율은 81%에 불과했다.

김 CFO는 그룹 리밸런싱(고강도 구조조정)에도 SK케미칼의 재무 성과를 보이며 최 부회장의 '믿을맨'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가 '금고지기'로 불리는 SK㈜ CFO로 올라선 배경이다.

SK㈜는 순수 지주사와 달리 자체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크게 지주부문(투자부문)과 사업부문(IT서비스)으로 구분된다. 그룹 전반의 투자를 관장하며,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의 재무 건전성도 관여하는 핵심 보직이다.

재계 관계자는 "SK㈜ CFO 자리는 그룹의 전반적인 재무를 모두 살펴보는 요직"이라며 "SK㈜와 SK디스커버리의 인적 교류는 '따로 또 같이'라는 그룹의 철학을 공유하며 리밸런싱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