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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E1, 오너 책임경영 속 '아쉬운 견제장치'이사회 내 오너가 2명 배치…기업지배구조 준수율 40% '불과'

박완준 기자공개 2024-12-09 08:24:2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14: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1은 1984년 9월 6일 설립된 LPG(액화석유가스) 유통 전문 회사다. 산유국에서 소비자까지 LPG 전 유통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 LPG 유통 사업을 하고 있다. 수소·신재생에너지·전기차 충전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오늘날의 E1 입지를 다진 근간에는 이사회가 존재했다. LS그룹 오너가 일원인 구자용 회장과 구동휘 부사장이 나란히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구 회장은 이사회 의장도 맡으며 등기임원으로서 경영상 법적책임도 지겠다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다만 오너일가의 등기임원 비중이 높으면 회사가 오너중심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체제로 운영될 확률도 높아진다. 이를 차단할 장치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E1 이사회는 오너의 견제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내부거래위원회는 구축되지 않았으며,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도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

◇구자용·구동휘 나란히 사내이사, 의장도 분리 안 돼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한 결과 E1은 255점 만점에 143점을 획득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기준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했다.

E1은 '구성' 항목에서 45점 만점에 25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8점을 획득했다. 사외이사 4명을 선임해 이사회 총원의 절반을 넘긴 부분과 성별·연령의 다양성을 확보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오너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 대표이사가 포함돼 독립성 확보에 가장 낮은 점수를 획득했다.

이사회는 활발하게 개최됐다. E1은 지난해 12건의 이사회가 열렸으며, 정기 이사회와 임시 이사회의 평균 출석률은 100%로 집계됐다. 사외이사 교육도 연 2회, 감사위원회 지원 조직도 별도로 구축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이사회 안건과 관련된 자료가 구성원들에게 2일 전에 제공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E1의 '참여도' 항목의 점수는 40점 만점의 29점, 5점 만점에 3.6점을 획득했다.

'견제기능' 항목은 45점 만점에 18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0점을 획득하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전무했으며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았다.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없고 내부거래 역시 이사회에서 통제하지 않았다.

'정보접근성' 항목은 35점 만점에 23점을 받았다. 평점은 5점 만점에 3.3점이다. 배당률 등 주주환원 정책을 3개년 주기로 공개하고 있으며, 배당총액을 당기순이익의 15% 이상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공시해 접근성도 높였다. 다만 E1의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은 40%를 기록했다.

◇배당·주가 수익률은 '최고'…재무건전성은 '최저'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35점 만점에 17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4점이다. 지난해 한국ESG 기준원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해 최고점을 받았다. 하지만 개별적인 사외이사 평가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재선임에 대한 개별 평가도 존재하지 않아 경영의 투명성 확보와는 거리가 멀었다.

'경영성과' 항목은 55점 만점에 31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8점을 획득했다. 배당수익률과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은 KRX300 평균을 모두 크게 상회하며 최고점을 받았다. 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2배에 머물러 KRX300 평균(2.38배)을 하회해 최저점을 받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은 최고점을 받았다. E1의 ROE와 ROA는 각각 13.36%, 4.8%로 집계됐다. 이는 KRX300 평균인 ROE 6.82%, ROA 3.76%를 상회한 수치다.

하지만 재무건전성 지표는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 E1의 부채비율은 170.73%를 기록해 KRX300 평균(91.96%)보다 높았다. 순차입금/EBITDA도 7.87배를 기록해 KRX300 평균(1.12배)을 상회했다. 이자보상배율은 1.28배를 기록해 KRX300 평균(9.72배)을 크게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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