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 삼지전자, 단계적 승계 추진 속 '박두진 대표' 주목⑤이기남 회장 막내아들 '이용준' 유력 후계자, 2대 주주 등극
최현서 기자공개 2024-12-12 13:11:45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09: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기남 삼지전자 회장이 '삼지콘넥터'를 창업한 지 44년이 지났다. 젊은 창업가는 이제 만 76세의 노인이 됐다.그는 단계별로 승계를 준비했다. 2017년 대표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회장직에 올랐다. 그러면서 일부 지분을 자녀들에게 증여했다. 이중 막내 아들인 이용준 씨에게 가장 많은 분량의 주식을 넘겨줬다. 이 씨가 이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인 셈이다.
수증 당시 어린 나이였던 이 씨는 이제 경영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나이인 31살이 됐다. 업계는 이 회장의 사위인 박두진 각자대표가 거친 과정과 유사하게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배력 확고, 경영권 분쟁 '제로'
삼지전자는 이 회장을 중심으로 오너가의 지배력이 튼튼한 곳이다. 대체로 특수관계인 지분을 40% 중후반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중 이 회장 가족 중심의 지분율은 4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대주주는 이 회장으로 변함없다.
삼지전자는 1999년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처음으로 정기 보고서를 발간했다. 그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장과 배우자인 신윤욱 씨, 자녀(이영지, 이상지, 이용준 씨)를 비롯해 △동생 2인 △제수 1인 △조카 4인 등이 특수관계인에 있었다. 이 회장(25.36%)를 포함해 오너 집단의 지분율을 합치면 41.34%였다. 박희섭 부사장(2021년 퇴임) 등 임원들의 지분을 더하면 특수관계인 지분은 총 57.49%다.
다만 2000년부터 가족 중심 지배력은 일시적으로 약화됐다. 이 회장의 남동생인 이기서 씨와 제수인 이승이 씨의 지분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기서 씨의 지분은 2000년 2.45%에서 2004년 0.75%로 줄었다. 같은 기간 이승이 씨의 지분은 1.2%에서 0.36%로 감소했다. 이 회장 가족의 지분율은 39.29%로 낮아졌다. 57%가 넘었던 특수관계인 지배력도 50.28%로 약화됐다.
이무렵 이 회장의 사위인 박두진 각자대표가 2008년 특수관계자 명단에 등록됐다. 박 대표는 그해 10월 삼지전자에 입사하며 0.85%의 지분을 더했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총 40.81%로 늘었다. 2000년 이후 첫 40%대 회복이었다. 특수관계인 지분은 51.16%였다.
현재도 이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력은 잘 유지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이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46.11%다. 5% 이상 주주는 이 회장과 이용준 씨 외에 없다. 단 한 번도 외부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지 않았다.
◇막내아들에 지분 추가 증여, 단계적 승계 준비
눈에 띄는 변화가 감지된 건 2017년 8월이다. 이 회장이 자신의 지분 145만9959주(8.95%)를 세 자녀와 박 대표에게 증여했다. 특히 이 회장은 이용준 씨에게 가장 많은 103만주를 넘겨줬다. 이용준 씨는 삼지전자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 씨의 지분은 2.48%에서 9.19%로 늘어났다.
이보다 앞서 이 회장은 차근차근 경영권 계승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선 주주 중 특수관계인 수가 감소하며 승계 후보군이 좁혀졌다.
2013년 이 회장의 남동생인 이기서 씨와 제수인 이승이 씨, 조카인 이용재·이윤지 씨가 삼지전자 지분을 전량 매도하며 특수관계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다른 가족들의 지분율도 낮췄다. 여동생인 이기희 씨의 지분율도 2013년 2.2%에서 2017년 1.77%까지 줄었다. 조카인 박장우·박정우 씨 몫은 각각 0.24%에서 0.18%로 감소했다.
이 회장이 직접 증여할 주식을 모으기도 했다. 2016년 9월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서 146만8446주를 추가 취득했다. 이를 통해 이 회장의 지분율은 31.06%까지 늘어났다. 신주인수권 행사로 얻은 주식 대부분은 사위와 자녀들에게 돌아갔다.
주식 증여 이후 이용준 씨가 경영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는 어린 나이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만 24세였다. 하지만 올해 기준 이 씨는 만 31세로 경영 수업을 받기에 충분한 나이가 됐다.
박 대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키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월 이 회장과 각자 대표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박 대표가 지금 직위을 유지하면서 통신, 반도체 유통 등의 전문가를 또 다른 대표로 선임하는 식이다. 이같은 체제는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17년 3월 이후 유지되고 있다.
아직까지 이 씨가 공식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은 상황이지만 업계는 박 대표가 밟은 과정과 유사한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차장으로 입사해 실무 경험을 쌓은 뒤 2년 뒤인 2010년 해외영업 담당 이사가 됐다.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상무와 전무를 거치면서 통신 장비 사업부를 이끌었다. 이 씨가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대표가 된 후에도 한동안 박 대표가 수장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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