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롯데렌탈 인수 참여 배경 '상호 보완' 카셰어링·렌터카 사업 사각지대 극복, '약점' 개선 효과도
최현서 기자공개 2024-12-06 11:22:3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11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셰어링과 렌터카 사업은 자동차 대여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다르다. 카셰어링은 분, 시간 단위로 차를 빌릴 수 있다. 타겟도 개인이나 짧게 차를 이용할 수 있는 도심 거주자다. 반면 렌터카는 일 단위로 차를 빌릴 수 있으며 장기 이용 수요자를 주 고객으로 삼는다.두 시장이 다른 측면을 띄고 있지만 쏘카가 렌터카 1위 사업자인 롯데렌탈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상호보완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다. 카셰어링 시장 1위 사업자인 쏘카는 중장기 구독제인 '쏘카플랜'을 확대하고 있다. 단기 상품에 국한됐던 매출을 다변화하고 있다.
롯데렌탈도 롯데렌터카를 통해 장기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법인 중심이었던 고객층이 개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단기 대여 상품 타겟도 만 21세 이상 개인이 대상이다. 사실상 이번 인수로 쏘카의 사업 방향을 렌터카 시장으로 확장하는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취약점 보완 가능
6일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렌탈 인수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부족한 현금을 채우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고 있다. 쏘카는 올 3분기 별도 기준 601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다. 롯데렌탈은 2조5000억원의 가치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호텔롯데 등 특수관계자 지분(60.67%)의 가치는 1조5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쏘카가 롯데렌탈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양사가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쏘카는 카셰어링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렌터카 사업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다. 분, 시간 단위로 차를 빌려 짧은 거리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카셰어링의 취지였다. 일 단위로 차를 대여하고 여행, 출장 등으로 쓰이는 렌터카와는 다르다.
렌터카의 사각지대를 노리고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수익성 개선이 시급했다. 차량 단기 이용료로 얻는 수익보다 차량 관리 등에 쓰이는 비용이 더 컸기 때문이다. 연간 흑자를 기록한 해는 2022년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장기 이용자 대상 구독 상품인 '쏘카플랜' 중심의 경영 전략 '쏘카 2.0'을 발표했다. 지난해 초부터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쏘카 2.0은 올 3분기 흑자 전환하며 효과를 보고 있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70억원, 46억원이다. 5분기만의 흑자 전환이다.
반대로 전통적인 차량 대여업인 렌터카는 카셰어링의 주 고객층인 젊은 세대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일 단위 예약인데다가 대리점 중심으로 차량 이용을 신청해야 한다. 앱 중심 예약제인 카셰어링보다 접근성이 나쁜 편이다.
롯데렌탈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쏘카와 비슷한 매출 구조를 구축했다. 경차 중심으로 이용 시간을 6시간, 10시간 등으로 설정해 차를 빌릴 수 있다. 젊은 세대를 노린 전략이다. 다만 아직 쏘카처럼 자유롭게 원하는 시간을 설정해 예약할 수는 없다.
아울러 쏘카와 롯데렌탈 경영진 간 사업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롯데렌탈이 쏘카의 SK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롯데렌탈의 '쏘카 경영권 인수설'이 돌았지만 실제로 이행되고 있지 않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두 경영진 사이는 좋은 걸로 알고 있다"며 "서로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사업 시너지를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린카 위축 극복·차량 대량 확보 '일석이조'
쏘카와 롯데렌탈이 각 사업에서 1위 사업자인만큼 사업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기준 쏘카는 카셰어링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렌탈의 카셰어링 서비스 '그린카'까지 품에 넣으면 카셰어링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9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 입장에서 그린카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롯데렌탈이 보유한 차량을 그린카에 빌려주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쏘카에 밀려 수익성은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난해 그린카 매출은 70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 줄었다. 영업적자는 21억원이다. 2022년 이후 2년 연속 적자다.
반면 롯데렌탈은 렌터카 시장에서 1위 사업자다. 지난해 기준 21%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다른 사업자에 비해 많은 차량을 앞세워 렌터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25만7098대의 차량을 운용하고 있다. 전체 렌터카 등록 차량(123만7700대)의 20.8%에 달한다. 전국에서 운영 중인 대리점 역시 최대 규모다.
쏘카는 카셰어링 시장에서 1위 사업자지만 롯데렌탈에 비해 차량 수는 적다. 올 3분기 기준 2만1312대다. 롯데렌탈이 쏘카에 비해 12배나 더 많은 차량을 보유한 상태다. 쏘카가 롯데렌탈의 차량과 전국에 퍼진 영업망을 활용한다면 쏘카플랜 등 자본 투입 대비 수익이 높은 사업에 차량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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