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 가온칩스, 눈부신 경영성과…이사회 전반 과제 '산적'매출·영업이익 성장률 평균 이상, 사외이사 1명 그쳐
최현서 기자공개 2024-12-04 13:10:3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09: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에 세워진 가온칩스는 대표적인 시스템 반도체 디자인 솔루션 기업(DSP)이다. 팹리스 고객사에 맞는 시스템 반도체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 솔루션으로 만든 웨이퍼 형태의 반도체 칩을 삼성 파운드리에서 위탁 생산해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고객사 확보 노력을 실적으로 입증했다. 부채도 안정적으로 관리해 '경영성과' 면에서는 뛰어났다. 다만 이사회는 부실했다.
◇실적 성장·재무 건전성 어우러진 경영성과 '최고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와 올해 발표된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 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가온칩스는 255점 만점에 115점을 받았다.
경영성과는 매출·영업이익 성장률 등 경영상 결과물을 비롯해 재무 건전성, 투자 성과 등을 반영한다. 가온칩스는 55점 만점에 51점을 받았다.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4.6점이다.
배당수익률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최고점(5점)을 받았다. 배당수익률 점수가 낮은 이유는 가온칩스가 설립 이후 지금까지 배당을 결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당수익률이 제로(0)인 탓에 최하점(1점)을 받았다.
가온칩스의 경영 성적표가 좋았던 이유는 활발한 고객사 확보 덕이다. 2022년 하반기 설립한 일본 법인에서 올 2월 556억원 가량의 수주를 확보했다. 삼성전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가온칩스의 연결 기준 매출은 636억원, 영업이익은 44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46.81%, 11.59% 증가한 수치다. 비금융사의 매출 성장률(4.7%)과 영업이익 성장률(-2.42%) 평균을 20% 이상 상회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52.55%로 평균(91.96%)보다 낮았다.
◇숙제로 남은 이사회 운영 개선
경영성과는 눈에 띄었지만 이사회 전반의 점수는 낮았다. 경영성과 제외 5개 지표 중 4개 평균 점수는 2점 미만이었다.
이사회 전반을 평가하는 항목 중 유일하게 평균 2점을 기록한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대부분의 문항에서 1점을 받았다. 이사회 평가 결과를 공시하고 있지 않았고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도 수행하지 않았다.
최저점을 받은 항목은 '구성'이다. 평균 1.2점이다. 총점 50점 중 11점을 받았다. 구성 항목은 이사회 의장이 사내이사와 분리됐는지 여부나 사외이사 비율, 이사회 내 소위원회 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가온칩스의 이사회 의장은 정규동 대표다. 4명의 이사회 중 이원석 이사만이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나머지 3명은 정 대표를 비롯해 피지컬 디자인 1그룹장을 맡고 있는 김재성 이사와 가온칩스 일본법인장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배 이사다. 이들 모두 가온칩스 사내이사다. 소위원회도 없어 구성 점수가 크게 하락한 요인이 됐다.
'견제기능', '정보접근성'은 각각 1.7점을 받았다. 견제기능은 45점 중 15점을, 정보접근성은 35점 중 10점을 받았다.
사외이사를 외부나 주주로부터 받지 않는 점,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견제기능의 점수를 낮췄다. 감사위원회는 박동식 감사 1인 체제다. 이사회의 활동 내역이 금감원 전자공시(DART)를 통해 드러나고 있어 3점을 받았지만 나머지 문항 모두 최저점이다.
이사회의 활발한 정도를 평가하는 '참여도'는 40점 만점에 14점이다. 평균 점수는 1.8점이다. 감사위원회가 1명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회의가 열릴 수 없었다. 사외이사에 대한 교육도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들의 출석률은 95%로 최고점을 받아 위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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