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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어 프로파일]'고객 일을 내 일처럼' M&A 키맨 구대훈 광장 변호사고객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제안하는 법률자문 중시

남준우 기자공개 2024-12-16 07:40:25

[편집자주]

인수합병(M&A) 시장은 국내 로펌에게 신성장동력이 됐다.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송사 업무에 쏠렸던 무게중심 또한 자연스레 M&A 섹터로 이동했다. M&A 법률 자문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고 서비스의 질도 향상됐다. 그에 걸맞게 맨파워 또한 풍성해졌다. 더벨은 법률시장의 성장을 이끈 M&A 자문 핵심인력들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광장은 명실상부 국내 최상위 로펌으로 평가받는다. 특유의 전문성을 갖춘 조직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 등 기업자문 분야에서 공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김앤장과 함께 매년 더벨 리그테이블에서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곳이다.

구대훈 변호사(사진)는 광장에서 16년째 근무하고 있는 M&A 법률자문 분야 핵심 인재다. 대기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이 주도하는 다양한 딜에 참여하며 광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고객의 일을 내 일처럼' 대하는 자세를 항상 강조한다. 이에 업계에서 신뢰도가 상당하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항상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면서 명망있는 변호사로 성장하고 있다.

◇성장 스토리 : 안용석 전 광장 대표 변호사 추천에 M&A 자문업 진출


구 변호사는 대부분 법학과 출신인 광장의 다른 변호사들과는 달리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출신이다. 그가 처음부터 변호사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서울대 재즈 동아리 '자이브' 연주팀에서 색소포니스트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두며 진로를 고민했다.

당시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한 고등학교 친구가 '고3 때만큼만 공부하면 붙을 수 있다'고 하면서 사법시험 준비를 권유했다. 그는 막상 공부를 해보니 재미도 있었고, 적성에도 맞았다고 회고했다. 2~3년의 비교적 짧은 공부 끝에 제45회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해군 법무관을 거쳐 광장에 입사했다. 법무관 1년차 때 담당한 검찰 업무나, 3년차 때 담당한 송무 업무는 적성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로펌으로 진로를 굳히면서 국내 5대 로펌들을 모두 만나봤다.

다른 법무법인들과 달리 진솔하면서 신사적으로 다가왔던 광장 변호사들이 구 변호사와 결이 맞다고 느꼈다. 광장과의 2번째 미팅 시 만났던 안용석 전 광장 대표 변호사로부터 업무소개를 들으면서 M&A에 매료되어 광장 M&A팀에 입성하게 됐다.

구 변호사는 "당시 안 변호사님께 솔직히 로펌의 각 팀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고 말씀드렸더니 M&A, Banking, 공정거래, IP, 송무 등 그룹별로 하는 일과 특성을 설명해 주셨다"며 "M&A쪽 얘기를 들을 때 가슴이 두근거리는 설렘을 느꼈고, 지금도 가장 재밌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문 철학 및 스타일 : '오늘', '내 일처럼' 하자

구 변호사는 광장에서 커리어의 대부분을 보낸 만큼 그 누구보다도 광장의 핵심 가치를 꿰뚫고 있다. 광장은 설립자인 이태희 변호사와 고(故) 고광하 변호사의 철학인 '전문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는 피치 못할 경우가 아니라면 일을 미루면 안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일을 미루다보면 지체가 되든, 시간에 맞추기 위해 부득이 불충분한 검토를 하는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그는 이런 불상사를 최대한 피하고자 한다.

또한 그는 언제나 고객의 사건을 '내 일'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가 당사자인 사건, 내 돈이 걸린 사건이라 생각하고 고객 입장에서 일하자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고객이 시키지 않아도 미처 생각치 못한 부분까지 고객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제안하는 것이 광장 변호사로서 지녀야할 전문성이라고 강조했다.

구 변호사는 "어느 분야에 있는 변호사건 가장 중요한 점은 신뢰를 지켜나가는 것"이라며 "변호사가 본인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방향 설정을 못하거나, 지켜야 할 선을 잘못 설정하면 신뢰를 지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1 : HD현대 인연 만들어준 아람코의 현대오일뱅크 지분 인수

구 변호사는 오랜 기간 M&A 자문 업무를 진행해왔던 만큼 대표 트랙레코드를 하나로 콕 집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딜은 아무래도 사실상 처음으로 협상을 리드했던 LG화학과 다른 대기업간에 진행된 한 영업양수 건이다.

구 변호사는 "그 전까지는 선배 변호사님이 리드하는 협상에 중간중간 끼어드는 정도였고, 협상을 리드한 경험은 위 영업양수 거래가 사실상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에도 논리에는 자신 있었는데, 돌이켜 보면 협상이라는 게 꼭 논리로만 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노련미가 부족했던 만큼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얘기를 들으면 흥분하기도 했는데, 가끔 초심을 잡기 위해 그때 일을 떠올리곤 한다"고 말했다.

2019~2020년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Aramco)의 현대오일뱅크 지분 인수를 자문한 것도 대표 트랙레코드 중 하나다. 아람코 측을 대리했던 구 변호사가 영어로 직접 협상을 주도했던 첫 딜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자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만난 인연들이 너무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아람코 측 대표자와 함께 일하며 많은 점을 배웠다고 회상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이슈가 제기되어도 항상 경청하는 자세를 잃지 않고 본인의 입장과 논리를 안정적으로 전달했다.

상대방이었던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측 협상 담당 임원 역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드는 뛰어난 스토리텔링 역량을 지녔었다. 그는 협상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양측의 사뭇 다른 스타일에서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고 회상했다.

구 변호사는 "당시 협상을 진행하면서 아람코 측을 대리했지만, 이후 HD현대 측 협상 상대방이 딜이 마무리된 이후 찾아오셨다"며 "협상 과정에서 좋은 관계를 이어나간 덕분에 이후 HD현대 측 딜을 맡으며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2 : 연대책임 리스크 지운 두산솔루스, 합의 도달한 쓱닷컴

스카이레이크를 대리해 두산솔루스(현 솔루스첨단소재) 인수 자문을 한 건 역시 기억에 남는 딜이다. 당시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두산그룹은 고강도 자구책의 일환으로 두산솔루스 매각에 나섰다.

두산솔루스는 매각 전 ㈜두산에서 인적분할된 회사였다. ㈜두산이 인적분할을 할 당시 채권자보호절차를 거치지 않아서 ㈜두산, 두산솔루스 및 두산퓨얼셀의 3개사 사이에 연대책임이 절연되지 않은 상태였다.

만약 스카이레이크가 두산솔루스를 인수한 이후 ㈜두산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연대책임이 현실화될 수 있었다. 그 규모가 워낙 커질 수 있다 보니 리스크를 어떻게든 해소하지 않으면 딜 성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구 변호사는 "당시 연대책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다"며 "다행히 산업은행을 비롯한 정책금융기관들이 합리적으로 협조해줬고 ㈜두산 재무팀에서도 열심히 노력해주신 덕분에 연대책임 배제 동의서를 징구(徵求)하는 등 딜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쓱닷컴의 경우 최근 불거졌던 풋옵션 관련 분쟁 우려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데 일조했다. 앞서 이마트와 어피니티·BRV캐피탈은 5년 전 맺은 주주 간 계약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계약에 포함된 풋옵션의 유효가 있느냐 여부를 놓고 다툰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거래액과 기업공개(IPO) 관련 조건을 모두 충족한 만큼 풋옵션 효력이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FI는 SSG닷컴 자체 상품권 발행 등으로 거래액이 과대 계상된 점을 감안해 풋옵션 행사 요건이 충족됐다고 맞섰다.

양측은 법정 분쟁을 피하기 위해 풋옵션 효력은 소멸된 것으로 합의했다. 대신 새 지분 매매 계약을 맺었다. 연내 신세계그룹이 어피니티·BRV캐피탈이 보유한 SSG닷컴 지분 30%를 사들일 제3자를 찾아오기로 했다. 일단 신세계그룹은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NH투자증권 등을 SSG닷컴의 새 FI로 유치하며 리파이낸싱에 성공하며 큰 고비를 넘겼다.

구 변호사는 "쓱닷컴의 경우 법정 분쟁을 피하기 위해 많은 논의를 이어갔다"며 "다행히 새로운 투자자도 찾을 수 있었고 투자자와 원만한 합의점에 이를 수 있도록 법률 자문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하반기부터 딜 관련 업무 증가, 내년 기대

그는 현재 침체된 국내 M&A 시장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법률 자문 업무에 대한 수요는 곧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다양한 딜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구 변호사는 "운 좋게도 지난 1년 간 관여한 딜들 중 꽤 많은 건들이 성사됐다"며 "거시적인 시장 상황이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혜안은 없지만, 올 하반기부터 딜 자문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 변호사는 광장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신입 변호사들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올해부터 향후 3년간 리크루팅을 담당할 예정이다. 광장은 작년에 남성 29명, 여성 10명 등 총 39명의 신입 변호사를 채용하기도 했다.

구 변호사는 "처음 광장에 입사했을 때도 변호사의 사생활과 개인 공간을 존중하는 부분을 보며 좋은 로펌이라는 인식을 가졌었다"며 "선후배 변호사들은 전문가 집단이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기존 문화에 잘 융화되어 업무를 수행하는 분위기인 만큼 능력 뿐만 아니라 좋은 인성을 지닌 분들을 뽑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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