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CEO 성과평가]진에어 '경쟁 우위' 증명한 박병률 대표⑥제주항공 맹추격, LCC 업계 수익성 원톱…LCC 통합, 주가부양 과제
고설봉 기자공개 2024-12-18 07:55:42
[편집자주]
한진칼은 한국 항공산업을 이끌어가는 중심 축으로 발돋움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KDB산업은행과 함께 구조조정을 수행하며 항공산업 붕괴를 막는 보루 역할을 했다. 긴 터널을 지난 올해 한진칼은 창립 이래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실적과 재무, 브랜드 평판 등 모든 면에서 국내 대표 리더로 도약했다. 화려한 성과 달성에 대한 평가와 보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더벨은 한진칼 주요 계열사들이 거둔 성과를 측정하고 내부 보상체계에 근거해 CEO들의 성과를 평가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6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병률 진에어 대표(전무)는 올해를 시작하며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을 이끄는 주역이 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 맞춰 지각변동이 예고된 항공시장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었다. LCC 업계 1위 제주항공과 격차를 줄이는 한편 향후 펼쳐질 한진칼 산하 LCC 구조조정에 대비하기 위해서다.박 대표의 경영전략은 올해 우수한 성과로 귀결됐다. 진에어는 창립 이래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경쟁사인 제주항공에 비해 외형은 조금 작지만 수익성은 훨씬 높은 LCC로 거듭났다.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펀더멘털을 강화하면서 실적과 재무적 측면 모두에서 LCC 맹주 자리를 꿰차는 모습이다.
◇한진칼발 항공산업 구조조정 대비 ‘최고 LCC’ 비상
한진칼의 항공업 전략 측면에서 진에어의 성과는 눈여겨 볼만하다. 한진칼은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이 중단거리 노선에서 LCC와 직접 경쟁을 하는 대신 LCC인 진에어를 설립해 항공산업 재편에 대응했다. 이에 따라 진에어는 중단거리 여객운송 위주로 경영전략을 펼치며 LCC로서 효율성과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진에어는 그룹의 전략에 맞춰 여객운송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진에어 매출은 대부분 여객부문에서 발생한다. 화물과 기타 등 매출은 사실상 전무하다. 실제 올 3분기 말 기준 전체 매출 중 94.7%는 여객부문에서 발생했다. 화물부문과 기타 매출 비중은 각각 1.6%, 3.7% 수준으로 작다. 이 가운데서도 국제여객이 전체 매출의 75.6%를 차지했다. LCC로서 존재감이 뚜렷한 모습이다.
이러한 국제 중단거리 여객운송에 특화한 만큼 진에어 경영 효율성과 수익성은 높다. 올 3분기 누적 진에어 매출은 1조103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8.09% 커지며 꾸준한 외형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2018년 연간 매출을 이미 뛰어 넘었다. 창립 이래 최대 실적 기록 경신이 확실시됐다.
수익성도 큰 성장세를 보였다. 올 3분기 영업이익 1396억원, 순이익 1044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18%와 13.73% 늘었다. 외형과 내실이 동반 성장하며 견조한 실적 상승세를 완성했다.
수익성 지표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12.66%로 지난해 동기 14.50% 대비 소폭 낮아졌지만 역대 최고 수준에 머무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은 9.47%로 지난해 동기와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자본의 활용성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진에어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0.11%를 기록했다. 자본총액 2437억원인 가운데 순이익(최근 4개 분기 추정)은 146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총자산이익률(ROA)은 13.57%로 높았다. 투입한 자본 대비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한 박 대표에 대한 평가도 우수할 전망이다. 진에어는 임원보수 정책을 수립하지 않는다. 보수정책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이사의 보수지급기준을 통해 사내이사의 경우 성과와 역량, 전략가치 등 개인적인 평가지표와 회사의 경영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성과를 측정한다.
또 지주사인 한진칼과 모회사인 대한항공 등을 기준으로 조금 더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은 임원의 성과평가와 연계된 보수 정책을 수립해 공시하고 있다. 직위 및 직무, 근속기간, 리더십, 전문성,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해 반영한다. 대한항공은 항공업 특성을 반영해 안전운항과 목표 영업이익 달성 여부를 중요한 성과평가 지표로 활용한다.
◇펀더멘털 강화, 통합 LCC 주도권…주가 부양은 과제
박 대표는 진에어를 넘어 한진칼 전체 경영성과를 높이는 데도 일조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촉발된 한진칼 주도 항공산업 구조조정에서 진에어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아시아나항공 산하 LCC들과의 통합을 주도할 주체로 진에어가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펀더멘털을 강화했다.
올 9월 말 진에어 부채비율은 342.88%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65.95% 대비 223.06% 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부채총액은 3.25% 늘어난 반면 자본총액은 70.42%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개선됐다.
진에어 자본총액 증가는 잇다른 호실적의 결과다. 지난해와 올해 순이익이 증대되면서 2022년 말 3049억원까지 누적됐던 결손금이 올해 9월 말 94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별도 증자 등 없이도 자본총액을 키우며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었다.
이러한 펀더멘털 강화를 통해 향후 진에어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과 통합에 나설 경우 확실한 주도권을 쥘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력이 우위에 있는 만큼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지분인수와 합병 등 여러 옵션들이 논의되는 가운데 진에어가 우위에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여유가 한층 더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주식시장에서의 평가는 아직 박 대표가 넘어야할 산이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모두 상장사인 만큼 향후 통합 과정에서 양사 주가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진에어 주가가 높고 에어부산 주가가 낮아야 한진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그러나 진에어 주가는 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고 실적을 거두며 주가가 고공행진했던 2018년 대비 주가는 부진한 상황이다. 실적과 펀더멘털은 2018년을 뛰어넘었지만 주가는 여전히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증시와 항공업계 현황, 글로벌 정세 등 외부 변수가 많아 동일한 비교가 불가하다는 한계가 있음에도 주가가 저하됐다는 평가는 피할 수 없다.
2024년 9월 말 현재 진에어 주가는 1만170원을 기록 중이다. 9월 말 기준 순자산과 순이익 등에 대입해 산출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15배, 주가순이익비율(PER)은 3.58배다. 2018년 12월 말 진에어 주가는 1만9250원을 기록했다.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PBR은 2.17배, PER은 12.98배였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 진에어 주가는 1만710원으로 여전히 저점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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