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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최상목을 위한 변명

이승우 산업1부장공개 2024-12-30 07:37:04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정경제부(이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여의도에 뜨면 증권사 사장이 나와 맞이하던 라떼 그 시절, 주니어 기자들을 모아놓고 증권업 관련 제도 변경에 대해 열띠게 설명하던 당시 최상목 사무관. 내용도, 방향도 기억나지 않지만 최 사무관의 그 진지한 눈빛은 아직도 생생하다.

한두 차례 스쳐간 인연이지만 '재경부 천재중 한명'이라는 수식어가 달려 있다는 걸 확인한 건 그 이후다. 천재 소리 좀 들었던 김석동, 조원동 등 쟁쟁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은 자리에도 올라갔다.

호사다마를 피해가진 못했다. 10년 전 즈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당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최상목(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이력에 흠이 생겼다. 야인 생활이 시작된 때다.

화려하게 청와대로 복귀했으나 대통령 탄핵이라는 빅 이벤트를 또 한번 맞이하고 있다. 높은 자리인만큼 그 흠집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크고 날카로울 듯하다. 비상계엄 이야기를 듣고 사의를 표명했다고는 하지만 책임의 경중만이 남아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최 부총리가 최근 보이고 있는 행보에 대한 평가는 하고 넘어 가야할 것 같다. 경제 수장들과 연일 회동을 하면서 거시 경제에 대한 수습을 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를 만나고,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으며 해외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게 공무원들이 전하는 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정치적인 이해 관계에 의해 뒷전으로 물러난 기업 관련 세제와 규제 이슈에 대해서도 총대를 메고 있다

오랫동안 금융권 CEO로 일하고 있는 한 인사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그나마 최상목 부총리가 종횡무진하면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어 다행'이라고.

날짜를 며칠 뒤로 돌려보면,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상태에서도 경제 분야 수습에 발벗고 나섰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불명예 퇴진이 예상되는 가운데에서도 나라를 위한 충심은 놓지 않은 셈이다.

그래서일까. 야당과 갈등을 겪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안으로 최 부총리가 급부상하고 있다. 흔들리고 있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필요한 시점, 최 부총리에 대한 필요성은 야당도 공감할 것 같다. 그 필요성은 최 부총리에 대한 옹호나 변명이 아니라 절실함으로 읽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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